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 "진지한 교향곡, 즐거운 협주곡 한 무대서 즐기세요"
현악 4중주+더블베이스, 섬세한 울림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
잊지못할 관객추첨 이벤트도 진행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이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베를린 필 단원인 루이스 펠리페 코엘료(제1바이올린), 로마노 토마시니(제2바이올린), 볼프강 탈리츠(비올라), 구나르스 우파트니엑스(더블베이스)와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첼로 수석 타티아나 바실례바로 구성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 공식 앙상블이다.
현악 4중주에 더블베이스 한 대가 가세해 더욱 풍성한 표현이 가능하다.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은 이들의 연주를 “정말 훌륭하다. 오케스트라만큼 풍성한 울림을, 때로는 현악 3중주단만큼 섬세한 연주를 들려주는 최고의 현악 5중주단”이라고 평했다.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에 이메일로 질문을 던졌다. 비올리스트 볼프강 탈리츠가 답변을 보내왔다. 그는 “우리의 편성은 독특하다. 베를린 필 내 실내악단 중에서 우리와 비교할 수 있는 팀은 목관 5중주단”이라며 “다른 현악 4중주단과 경쟁하기보다는 베를린 필 현악 섹션을 대표하려고 노력하며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3년부터 베를린 필 단원으로 활동하는 탈리츠는 캄머오케스터 빈 베를린의 멤버이기도 하다. 루이스 펠리페 코엘료는 상파울루에서 바이올린을 시작해 스웨덴과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2012년 베를린 필에 입단했다. 로마노 토마시니는 파리에서 학업을 마치고 낭시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동하다 1989년부터 베를린 필 단원이 됐다. 베를린 필하모닉 8중주단과 캄머오케스터 빈 베를린의 멤버다.
구나르스 우파트니엑스는 라트비아 음악가 집안 출신이다. 더블베이스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연주를 들으며 베이스에 매료돼 리가와 브르노에서 공부했고 라트비아 국립교향악단 수석, 베르겐 필을 거쳐 2011년 베를린 필 단원이 됐다.
홍일점이자 유일한 비 베를린 필 단원인 타티아나 바실례바는 러시아와 독일에서 공부했고 2014년부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탈리츠는 “타티아나와 여러 가지 편성으로 공연을 해 본 뒤에 우리와 정규적인 앙상블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 연주를 들으시면 알겠지만 탁월한 첼리스트다. 그녀와 함께 15년 동안 5중주를 연주해서 기쁘다”고 했다.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은 7일 베토벤 현악 5중주 C단조 Op.104와 브루크너 현악 5중주 F장조 중 3악장 아다지오를 1부에서 연주한다. 2부는 멘델스존 현악 교향곡 10번, 윌리엄 프림로즈 편곡 비올라와 현을 위한 파가니니 ‘라 캄파넬라’, 보테시니 더블 베이스와 현을 위한 벨리니 ‘몽유병의 여인’ 주제에 의한 판타지아, 차이콥스키 첼로와 현을 위한 ‘페초 카프리치오’, 두 대의 바이올린과 현을 위한 사라사테 듀오 콘체르탄테 ‘나바라’로 꾸며진다.
탈리츠는 1부 프로그램에 대해 “베토벤과 브루크너는 확실히 우리의 음악적 DNA의 일부이기에 첫 내한공연에서 연주하고 싶었다. 베토벤 5중주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의 조성과 같은 C단조다. 브루크너 5중주의 느린 악장은 어떤 의미로 음악적인 ‘영원의 비전’이다. 이런 보석 같은 곡들을 한국 청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소개하고 “2부에서는 밝고 기교적인 작품들을 연주한다. 이러한 극적 연출이 효과적으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섯 멤버들은 단원으로 연주할 때 수많은 마에스트로들이 포디움에 섰다. 각 멤버들의 가장 인상 깊었던 연주회를 물었다. 코엘료는 틸레만이 지휘한 브람스 ‘독일 레퀴엠’을, 토마시니는 1994년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베를린 필 두 번째 공연, 탈리츠는 1989년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베를린 필 첫 공연(로마노가 단원이 되기 이전이라 했다), 우파트니엑스는 페트렌코 지휘 바덴바덴 오페라에서 연주한 차이콥스키 ‘스페이드의 여왕’, 바실례바는 다니엘레 가티 지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 직접 협연한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을 각각 꼽았다.
합치된 앙상블을 이뤄야 하는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실내악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실내악적인 앙상블’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평가하는 최고의 찬사 중 하나다. 탈리츠는 실내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손가락과 귀를 신선하게 해준다. 위대한 작품을 더 친밀하게 알려주고 음악의 지평을 넓혀준다”고 그 효용을 얘기했다.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은 7일 공연 2부에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사전에 선발된 관객 1인과 함께 6중주를 연주한다. 관객은 현이 하나인 비올라로 연주자들과 함께 헨리 퍼셀의 ‘한 음표 위의 환상곡’을 연주한다. 연주자들에게도 ‘꿈의 무대’라 불리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합주하는 경험은 관객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하다.
탈리츠는 ‘한 음표 위의 환상곡’을 “가장 오래된 교육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헨리 퍼셀이 1681년 연주할 줄 모르는 귀족 친구를 위해 쓴 곡이다. 그에게 음악의 흐름 속에 있는 걸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다. 특별한 앙코르로 이 곡을 정했다. 지금까지 딱 한 곳 타이페이에서 연주한 적 있다. 추첨으로 선발된 여성은 ‘내 생애 최고의 음악적 순간이에요!’라고 말했다. 기대해 주시길.”
이번 공연 티켓을 구입한 관객은 당일 공연장 로비에서 ‘한 음표 위의 환상곡’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이벤트 참여자 추첨은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이 직접 진행한다.
끝으로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의 음악적 지향성에 대해 탈리츠는 “너무 철학적이지 않은 앙상블. 청중들과 정신적인 결합을 이뤄내는 게 우리 공연 활동의 고귀한 목표”라며 “음악의 기쁨을 전하며 소통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 2부와 특별 앙코르에서 느끼실 수 있다”고 말했다.
류태형 객원기자・음악칼럼니스트 ryu.tae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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