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상담은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유은경 2022. 10. 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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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경 기자]

학기 초가 되면 해마다 매 학기 반복되는 학교 행사가 있다. '학부모 상담 주간'이 바로 그것인데, 이즈음 시작하는 이유가 있다. 어차피 할 것이라면 위기학생이나 학교폭력의 징후 같은 것을 학기 초에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하려는 것이다.

상담을 통해 학부모나 보호자가 얻고자 하는 정보는 대개 3가지다. 자녀의 교우관계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다. 학교폭력의 종류도 다양하고 인정 범위도 넓어지고 있으며,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도 높다. 학부모는 보통 자녀의 교우관계는 어떤지, 소외되지는 않는지, 어떤 친구와 갈등관계가 있지는 않은지 궁금해한다.

둘째, 학교 적응에 관한 질문이다. 자녀의 수업태도는 어떤지, 기본적인 규칙은 잘 지키는지, 여러 가지 활동에 잘 참여하는지 묻는 질문이다. 학부모는 가정에서와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평소 알고 있던 자녀의 모습을 재확인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학습에 관한 질문이다. 이제 막 학령기에 들어선 초등학생들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의외로 학습이나 진로에 대한 질문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학습은 잘 따라 가는지, 뒤처지지 않는지, 어떤 부분을 보충하면 좋을지 묻는 경우가 많다.

이상우 저자의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학부모 상담을 하는가?>에서 상담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 '상담하러 갈 때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특별한 정보제공 없이 형식적인 상담이었다. 심하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할 말이 없는 것 같다'와 같은 의견이 나타나는 것을 봤을 때 학부모 상담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감과 불만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2학기 학부모 상담의 성격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자녀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자녀 교육의 팁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학부모 상담은 보통 1학기에 한번, 2학기에 한 번씩 학기 초에 이루어지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 성격이 약간 다르다. 1학기 상담에서 교사는 주로 듣는 입장인 경우가 많다. 교사는 학생에 대한 정보나 이해가 부족한 상태이며, 이때 학부모 상담은 학생의 평소 생활 모습이나 가정에서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제 막 한 학급의 구성원으로 만나 생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학생과 라포 형성도 되어있지 않고, 함께한 물리적 시간이 적어 학생을 파악하고 조언까지 하기는 어렵다. 이 시기에는 학부모가 먼저 작년까지의 교우관계나 건강상태, 성격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알리고 필요시 교사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다. 이는 자녀가 학기 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분명 도움이 된다.

반면 2학기 상담은 양상이 다르다. 교사는 1학기 동안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학생의 교우관계, 학습태도, 학업성취도와 같은 전반적인 정보를 가지게 된다. 때문에 2학기 상담에서 학부모는 학생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수업시간에 집중은 잘하는지, 과목당 성취 수준은 어떠한지, 어떤 친구와 잘 어울리는지와 같은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학부모는 자녀를 이해하고 도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첨언하자면 교사는 학부모에게 조언할 때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내 아이를 선생님이 나쁘게 보면 어떡하지?', '내 아이의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은 아닐까?' 하는 학부모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가 아이의 문제점을 얘기한다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부모는 이런 맥락을 파악하고 교사의 조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자녀에 대한 정보로 받아들이고 개선과 발전의 힌트를 얻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다.

학부모 상담의 의의와 성격을 파악하고, 이를 잘 활용하면 자녀교육 코칭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육공동체로서 교사와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협조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자녀교육에서의 자만도 버리고, 학부모 상담은 형식적이라는 냉소는 접어두고, 아이에게 다가가는 단초로 활용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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