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돌목, 기억해야 할 이순신 장군의 바다
[정명조 기자]
▲ 충무공벽파진전첩비 노산 이은상이 글을 짓고, 소전 손재형이 글씨를 썼다.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다. |
ⓒ 정명조 |
벽파진 푸른 바다여 너는 영광스런 역사를 가졌도다. 민족의 성웅 충무공의 가장 외롭고 어려운 고비에 고작 빛나고 우뚝한 공을 세우신 곳이 여기더니라. 옥에서 풀려 나와 삼도수군통제사의 무거운 짐을 다시 지고서 병든 몸을 이끌고 남은 배 12척을 겨우 걷우어 일찍 군수로 임명되었던 진도 땅 벽파진에 이르니 때는 공이 53세 되던 정유년 8월 29일 (……) <충무공벽파진전첩비>
1597년 음력 8월 29일 이순신 장군이 해남 어란진을 떠나 진도 벽파진에 진을 쳤다. 이곳에서 16일 머무르는 동안 사흘은 비가 내리고, 나흘은 바람이 불었다. 맏아들 회와 함께 배 위에 앉아 눈물도 지었다.
9월 15일 이순신 장군은 해남 우수영으로 진을 옮겼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을 병사들에게 남겼다. 그리고 그다음 날, 명량해전에서 왜적을 크게 물리쳤다.
진도에 '명량대첩로'가 있다. 명량해전이 벌어진 바닷가를 따라 난 길이다. 벽파항에서 울돌목까지 약 11km 이어진다.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명량대첩축제가 열리는 진도에 갔다. 425년 전 이순신 장군이 지나갔던 바다를 바라보며 명량대첩로를 걸었다. 비도 내리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하늘은 파랗고, 바다는 고요했다.
벽파항
벽파항은 진도대교가 생기기 전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길목이었다. 이곳에서 해남 옥동마을까지 철선이 오가며 사람과 차량을 날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추자도와 제주에 오가는 배가 하루에 한 번씩 들렀다. 지금은 사람 보기 힘든 한가롭고 조용한 항구다.
▲ 벽파정 진도에 오는 관리와 사신을 맞이하던 정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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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전방조제 바닷가 물이 빠지면 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멀리 진도타워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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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술래터
▲ 강강술래터 전망 바다가 훤히 보이는 곳에서 강강술래를 하며 이순신 장군을 응원했다. 오른쪽 바다에서 왜군이 쳐들어왔다. 가까이 보이는 섬이 피섬이고,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울돌목시험조류발전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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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대교 진도 녹진과 해남 학동을 잇는 쌍둥이 사장교다. 울돌목 위를 지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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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타워 망금산 정상에 진도타워가 있다. 진도대교와 울돌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망금산 관방성에서 본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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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명량대첩로로 내려와 600m쯤 걸으면 승전무대가 나온다. 축제가 열릴 때마다 주 무대로 쓰는 곳이다. 바닷가를 따라 난 데크길을 가면 드디어 울돌목이 나온다. 명량해전 현장이다.
울돌목
▲ 이충무공승전공원 명량대첩로가 끝나는 곳에 지휘하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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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정유재란순절묘역 정유재란 때 싸우다 죽은 진도 사람들이 묻혀 있다. 울돌목에서 직선거리로 7km쯤 떨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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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덕산
울돌목에서 바닷가를 따라 20km쯤 떨어진 곳에 일본군 무덤도 있다. 내동마을 왜덕산(倭德山)에 있다. 일본군에게 덕을 쌓은 산이라고 했다. 명량해전 때 밀려온 시체를 마을 사람들이 건져 햇빛 잘 드는 곳에 묻었다. 세월이 지나도 무덤 생김새가 남을 정도로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본래 100여 기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반으로 줄어들었다. 작은 널빤지로 만든 안내판이 땅에 세워져 있고, 하얀 국화 한 다발이 땅에 놓여 있었다.
2006년 향토사학자가 진도를 찾은 일본인에게 우연히 일본군 무덤 이야기를 했다. 이 사실이 일본 언론에 보도된 뒤, 일본 사람들이 가끔 찾아왔다. 지난 9월 24일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찾아와 위령제에 참석했다.
▲ 남도굿거리 명량대첩축제 때 녹진광장에서 진도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이 ‘남도굿거리’ 공연을 펼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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