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픈 사람만 군대 가는' 모병제, 우리나라도 도입?..찬성 47.6% vs 반대 34.9% [민심 레이더]

윤은별 2022. 10. 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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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찬성' 57%로 보수 48.6%보다 많아
'입대 예정' 10대, 41%로 찬성 가장 낮아
연합뉴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나갈 병력을 충원하기 위해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습니다. 러시아는 징병제와 모병제가 혼합된 징모혼합제 국가인데요. 이번엔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청년도 ‘무차별 징집’의 대상이 되면서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과 별개로, 이번 전쟁으로 전 세계 각국에선 병력 운영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나라는 자기가 지켜야 되는 구나’ 하는 생각인 거죠. 대만에서는 복무 기간 연장을 두고 고민하고 있고요, 독일에서는 2011년에 없앴던 징병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네요.

한국 역시 모병제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자주 있었는데요.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선택적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거 박용진 의원, 남경필 전 경기지사 등도 모병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어요. 주로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소수 정예 강군’을 육성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020년과 비교해 2025년의 20세 남성 수는 약 10만명이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죠. 또 첨단 무기를 다룰 숙련된 정예군 육성에도 모병제가 필요하다고 보네요.

반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모병제로 전환하면 월급을 많이 올려야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데, 여기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또 결국에는 가난한 이들만 군대를 가게 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모병제로 군 인력이 줄면, 전시에 병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민심은 어떨까요? 20만 회원을 보유한 정치 데이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가 ‘모병제 전환,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응답자 702명)를 진행한 결과, “모병제 전환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47.6%로 나타났습니다. “반대한다”는 대답은 이보다 낮은 34.9%에 머물렀고, “잘 모르겠다”는 17.5%였습니다.

모병제 전환에는 정치 성향별 응답률이 이전 설문조사보다 비교적 고르게 나왔어요. 진보 응답자는 57%, 중도진보 응답자는 48.6%가 ‘찬성’에 손을 들었습니다. 보수 응답자는 45.8%, 중도보수 응답자는 41.1%가 모병제 전환에 찬성했네요. 진보 성향 응답자의 찬성률이 소폭 높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40~50%대의 찬성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모병제 전환에 대해서 정치 성향별 의견차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젊은 세대에서 모병제 전환에 찬성하는 비율이 낮게 나왔습니다. 특히 남성이라면 군대에 아직 가지 않았을 10대에게서 가장 적은 찬성 응답률이 나왔는데요. 10대 응답자 중 41%만이 모병제에 찬성하면서, 전 세대 중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20대는 44.9%, 30대는 47.4%가 모병제 전환에 찬성했어요. 40대, 50대의 찬성 응답률은 55.8%, 62.7%에 달했네요.

응답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모병제 전환에 찬성한 한 중도보수 응답자는 “가장 총명하고 혈기왕성한 시기에 2년간 노예 살이 하고, 사회생활 2년 늦어지고, 결혼과 출산까지 밀리게 되는 징병제를 슬슬 바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라면서 “모병제로 하되 예비군처럼 국민들 대상으로 한 기초군사훈련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반대에 손을 든 한 중도진보 응답자는 “전쟁은 머릿수가 아니라고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봐야 한다”면서 “전투 인원수만 우세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막고 승전을 계속하지 않나. 모병제이던 러시아가 징병을 하고 있다.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네요.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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