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혈연으로 이은 화맥, 김응원· 류민자· 하태임 작품 한 전시

이은주 2022. 10. 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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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소호란' 대가 김응원
김응원 외증손녀 류민자 화백
하인두-류민자의 장녀 하태임
하태임, Un Passage No.214116, 120x120cm, Acrylic on Canvas, 2021. [사진 나마갤러리]

지난 1월 아버지와 나란히 전시를 연 서양화가 하태임(49)이 이번엔 어머니 류민자(80) 화백과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엔 류 화백뿐만 아니라 하 작가의 외고조부 소호(小湖) 김원웅(金應元, 1855~1921)의 난초 그림도 함께 나왔다. 서울 창덕궁 앞 나마갤러리에서 5일 개막하는 '만나다-일맥상통(一脈相通)' 전이다.

1층 전시장엔 류민자, 2층엔 김응원의 묵란도와 하태임의 신작 10점이 함께 걸렸다. 세대를 뛰어넘어 5대에 걸친 혈연관계의 세 화가가 한 전시에 나온 것이다.

소호 김응원, 괴석묵란도 10곡병 127x28.5cm x 10폭. .[사진 나마갤러리]
류민자, 가족, 97x194cm, acrylic on canvas, 2018. [사진 나마갤러리]
하태임, Un Passage No.224046, 90x90cm, Acrylic on Canvas, 2022. [사진 나마갤러리]

김응원은 조선 후기 화가로 흥선 대원군(1820~1989)의 석파란과 쌍벽을 이루던 소호란(小湖蘭)의 대가다. 류 화백은 김응원의 딸 김일승의 손녀이자 서양화가 한국 1세대 추상화가 하인두(1930~1989) 화백의 아내다. 하태임은 류민자·하인두의 2남 1녀 중 장녀다.

김응원의 그림이 묵란도 일색이라면,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류 화백의 그림에는 유난히 꽃으로 소재로 한 그림이 많다. 다채로운 색채의 굵고 짧은 선들을 조합해 꽃을 만들고 줄기를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밝고 화사한 색채가 두드러진다.

하태임은 파리의 국립미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미술계에선 일명 '컬러 밴드' 그림으로 유명하다. 담채 같은 묽은 물감을 자신의 어깨를 축으로 하여 동일한 각도와 너비의 선을 겹치게 그린다. 가늘고 엷은 면이 중첩되며 조화를 이루는 색채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민자, 소망, 145.5x112.1cm, color on korean paper, 1992. [사진 나마갤러리]
하태임, Un Passage No.224036, 100x100cm, Acrylic on Canvas, 2022. [사진 나마갤러리]
하태임의 그림 3점이 나란히 걸린 전시장. 모두 2022년에 그린 신작이다. [사진 나마갤러리]

박주열 나마갤러리 대표는 "2018년 류 화백과 하태임 작가의 2인전을 열었다"며 "2019년 뒤늦게 류 화백이 소호의 증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미술을 공부하며 석파란과 소호란에 대해 배웠고, 오래전부터 소장해온 소호 묵란도가 있어 이번에 같이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조은정 평론가는 "세 사람은 성씨도 다르고 시대도 달리 살았으나 서양화가 하태임에게서 김응원의 여백에 그어진 선이, 류민자의 찬란한 색채의 견고한 선들이 재현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25일까지, 일·월 휴관.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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