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재발 걱정 대신 '나는 예외'란 생각이 저를 살렸죠"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2022. 10. 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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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랑 100회 특집 인터뷰①>

아미랑 100번째 레터입니다. 암을 경험했거나, 지금 이 순간에도 암과 싸우고 있는 모든 분들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올 3월부터 99회에 걸쳐 다양한 정보를 소개해드렸는데요. 그 덕에 아미랑을 찾는 분이 많아졌고, 암 주치의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뜨겁습니다. 아미랑은 발행 100회를 기념하기 위해 암을 이겨낸 분들과 그 주치의를 만나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암과의 싸움이 외롭지 않도록 아미랑과 함께 하세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 교수(왼쪽)와 폐암 완치자 태춘자씨./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정기 검진 통해 암 조기 발견을

전체 암 사망자의 22.9%가 폐암 사망자입니다(국가암통계). 폐암 자체만 놓고 본다면 생존율이 34.7%로 낮습니다. 췌장암, 간암과 함께 ‘3대 난치암’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폐암 생존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무리 치료가 어려운 폐암이라 하더라도 빨리 발견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폐암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 받으면 생존율이 75%로 높습니다. 아미랑 특별 인터뷰 첫 번째 순서로 만나고 온 태춘자씨는 폐암을 조기 발견해 적기에 최적의 치료를 받은 케이스입니다.

태춘자씨(70·서울 광진구)가 암 진단을 받은 건 2014년입니다. 국가 암 검진으로 흉부 엑스레이를 찍었다가 2.3cm 크기의 종양을 발견했습니다. 곧바로 정밀 검사를 실시했고, 폐암 1기였습니다. 치료는 왼쪽 폐 절반을 잘라내는 수술을 흉강경으로 받았습니다. 전신마취로 인해 폐 기능이 저하돼 호흡하기가 힘들었고, 수술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등의 불편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를 빨리 극복하기 위해 폐 기능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했습니다. 그 결과, 1년 만에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2019년 10월 17일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태춘자씨가 암을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던 건 건강 검진을 빼먹지 않고 받은 덕분입니다. 태씨의 주치의인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 교수는 “폐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증상이 발현된 후 암을 발견하면 꽤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행히 태씨는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은 덕분에 암을 조기에 발견한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태씨는 암 진단 당시 기침이나 흉통 같은 증상을 전혀 겪지 않았습니다.

‘비흡연자도 폐암 걸린다’는 이해 필요

‘폐암의 원인은 담배’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담배가 폐암을 유발하는 건 맞지만 폐암이 모두 담배 때문에 생기는 건 아닙니다. 태춘자씨 역시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폐암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만약 그가 ‘나는 담배를 안 피우니 폐암에 걸릴 일이 없다’고 생각해 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암을 늦게 발견해 치료가 힘들어졌을 수 있습니다.

비흡연자도 폐암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선별검사를 위한 흉부 엑스레이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도 필요합니다. 지금은 54~74세 남녀 중 30년갑(30년 동안 하루 1갑) 이상 흡연력을 가진 사람만이 폐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저선량 흉부 CT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폐암 검진사업이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비흡연자 여성에서도 폐암 진단이 증가하는 등 검진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폐암을 극복하면서 태춘자씨와 김홍관 교수가 중요하게 여겨온 것들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풀었습니다.

<폐암 완치자 태춘자씨>

폐암 완치자 태춘자씨./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현재는 몸 상태가 어떤가요?

“매년 한 번씩 정기 검진만 받고 있습니다. 수술을 받은 지 어느덧 8년이 지났는데요.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덕분인지 재발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중입니다.”

-암을 진단받았을 때 심경이 어땠나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무덤덤하기도 했습니다.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고, 통증이 전혀 없어서 무덤덤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일을 쉰 적이 없었기에, ‘아 내게 휴식을 취하라는 계시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복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감사하게도 크게 힘든 일이 없었습니다. 김홍관 교수님 만나고, 수술만 하면 다 나을 거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교수님이 항상 강조하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불안함 버리기’를 실천하니 편안하게 암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주변을 봐도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불안을 비운 분들이 비교적 암을 잘 극복하십니다.”

-암 극복의 원동력은?

“앞서 말했듯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저를 이끈 원동력이라 확신합니다. 그동안 한 번도 제 자신을 환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폐암은 생존율이 낮고 재발의 두려움이 큰 암이지만, ‘나만은 예외’일 거라고 늘 생각했습니다. 마음이 건강을 지배한 것 같습니다.

또 컨디션을 늘 좋게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으니 마음도 평온한 선순환이 이뤄졌습니다. 찬물은 가급적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잠을 잘 자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했고, 균형 있는 식단을 짜서 잘 먹으려 노력했습니다.”

<주치의 김홍관 교수>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환자에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이유는?

“암 환자에게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가장 큰 적입니다. 저는 환자들에게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항상 말합니다.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해집니다. 수술 후 재발할까 두려워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는 완치로 가는 길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의료진과 병원을 믿고 일상을 건강하게 영위하는 게 암을 극복하는 데 제일 중요합니다.”

-음식이나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암에 걸리면 고기가 안 좋다 생각해 채소만 고집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무엇이든지 골고루 먹는 게 암을 이겨내는 데 가장 좋습니다. 불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은 피해야 합니다. 종합비타민 같은 기본적인 건강기능식품을 제외한 다른 것들에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전문의가 아닌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 들은 의견에도 휘둘리지 마세요. 확실한 기준을 갖고 검증된 정보, 즉 아미랑 같은 전문적인 매체를 참고해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태춘자씨가 재발 없이 암을 극복한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편안한 마음과 규칙적인 생활이 아닐까 합니다. 태춘자씨는 감사하게도 제 말을 믿고 늘 긍정적인 마음을 품으셨습니다. 진료 때 만나 얘기를 들어보면 식사와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셨습니다. 의료진을 신뢰하는 게 중요합니다. 의료진을 믿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셔야 합니다. 병원의 치료 방침, 진료와 외래 날짜 등과 같은 권고를 잘 따라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전국에 있는 폐암 환자들에게 한 말씀.

“암에 걸렸다고 해서 속상해하거나 낙심하지 마세요. 운이 좋지 않아 잠시 아픈 것뿐이지, 여러분의 잘못이 절대 아닙니다. 폐암은 치료가 쉽지만은 않지만, 아주 빠르게 치료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약 10년 전 대비 생존율이 10%p 이상 상승한 암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암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김홍관 교수가 말하듯 생존율이 낮은 폐암이라고 해서 낙심하고 포기해선 절대 안 됩니다. 아미랑은 다음 인터뷰를 통해, 뇌 전이까지 겪은 폐암 환자의 극복기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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