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부통령, DMZ도 찾아갔지만..한국은 IRA가 급했다"

임선영 2022. 10. 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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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9일 방한 당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한·미 동맹을 강조했지만 "한국인에게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대북 규탄 반복보다 중요했다"는 요지의 오피니언이 3일(현지시간) 미 매체 더힐에 실렸다.

동아시아 전문 언론인 도널드 커크는 '매우 가깝다: DMZ 방문은 북한의 위협이 해리스에게 집중되게 했다'는 제하의 오피니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인근의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쌍안경으로 북한 쪽을 살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커크는 해리스 부통령이 DMZ에 가 "한·미 동맹은 강철같이 굳건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많은 한국인에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편애하는 IRA에 대한 의문이 그간 여러 차례 들은 북한에 맞선 단합 선언보다 더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IRA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금 혜택을 주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연간 수만 대의 전기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간 반복해 온 미국의 대북 메시지보다 IRA를 둘러싼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미국 측의 실질적인 답변이 중요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커크는 DMZ 방문 전 해리스 부통령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동맹 강화 약속뿐 아니라,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경제 이슈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커크는 "해리스 부통령이 해리스 자신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방법을 모색하려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답변함으로써 비판을 피했다"고 진단했다. 또 이 같은 답변으로 볼 때 "해리스가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와 관련해) 적절한 대응에 대한 세심한 보고를 받은 것이 분명하다"고 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앞서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29일 윤 대통령을 예방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은 IRA에 따른 (북미 생산) 전기차 세금 혜택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강조했으며, 양측은 법이 시행됨에 따라 관련 사항을 지속적으로 협의해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른 한편으론 커크는 해리스 부통령이 DMZ 방문을 통해 북한의 위협이 임박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은 반대편에서 북한 경비병들을 바라보며 북한 위협의 위급성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과 북한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해리스의 말은 준비되지 않은 즉각적 반응이었다"고 했다.

북한은 당시 해리스 부통령이 DMZ 방문 일정 등을 마치고 미국으로 귀국하는 길에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달 25일, 28일에 이은 도발이었다. 커크는 이를 두고 "무례한 작별 인사"라고 평했다. 4일 북한은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중거리 탄도 미사일까지 발사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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