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결선투표

라동철 2022. 10. 5.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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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의 승자는 여당인 민주정의당의 노태우 후보였다.

단순다수제의 단점을 줄일 수 있는 제도가 결선투표제다.

대통령제를 시행하는 세계 90여개 국가들 가운데 압도적 다수가 결선투표제를 시행하는 건 장점이 더 많다고 봤기 때문일 게다.

4년 중임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 여러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결선투표제는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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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동철 논설위원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의 승자는 여당인 민주정의당의 노태우 후보였다. 36.64%란 역대 최저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완주로 표가 분산된 덕을 많이 봤다. 노 전 대통령이 유효표의 3분의 1을 약간 웃도는 정도의 표를 얻고도 당선된 것은 ‘87년 헌법’이 채택한 대선 방식이 한 표라도 많이 얻으면 당선되는 단순다수제였기 때문이다.

단순다수제는 당선자 결정 방식이 단순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율이 저조한 당선자는 정통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고 국정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지지 후보가 있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낮으면 차악의 유력 후보에 투표하는 사표 방지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참신한 제3 세력의 약진을 막고 기득권에 안주하는 거대 정당들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떠받치는 제도라는 지적도 있다.

단순다수제의 단점을 줄일 수 있는 제도가 결선투표제다. 1차 투표에서 일정 비율(일반적으로 50%) 넘게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재투표해 당선인을 정하는 방식이다. 과반 득표 당선인이 반드시 나오기 때문에 대표성 시비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게 장점이다. 1차 투표에서 다양한 정치 세력의 진검승부를 유도하고 2차 투표까지 간다면 정당 간 정책 연대와 협치의 발판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통령제를 시행하는 세계 90여개 국가들 가운데 압도적 다수가 결선투표제를 시행하는 건 장점이 더 많다고 봤기 때문일 게다. 최근 브라질 대선에서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오는 30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대선 결선투표를 도입하려면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게 법률가들의 다수 의견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치권에서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졌다. 4년 중임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 여러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결선투표제는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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