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유전자 돌연변이 유발 물질 포함.. '염색 샴푸' 14종 공개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10. 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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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 샴푸 등 총 14종의 샴푸에서 DNA 돌연변이 유발 유전독성 물질로 알려진 '1,2,4-THB'가 검출됐다. ​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근 머리를 감기만 해도 흰 머리를 검게 만들어준다며 ‘염색 샴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 중인 염색 샴푸 14종에서 알레르기는 물론, 유전자 돌연변이까지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알레르기, DNA 돌연변이 유발 유전독성 물질로 알려진 '1,2,4-THB' 성분이 포함된 국내 유통 염색 샴푸를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했다. 문제의 성분이 포함된 샴푸는 ▲모다모다프로체인지블랙샴푸 ▲모다모다프로체인지다크닝샴푸 ▲모다모다프로체인지부스팅트리트먼트 ▲까망모리블랙샴푸 ▲블랙모리샴푸 ▲탈모랩블랙프로바이오틱스칼프케어샴푸 ▲닥터안스더모너스블랙샴푸 ▲모더블랙샴푸 ▲POD블랙컬러닉프리미엄샴푸 ▲POD블랙체인지프리미엄샴푸 ▲스티즈랩리얼블랙새치샴푸 ▲케리케어청춘샴푸 ▲닥터방기원프로체인지블랙샴푸 ▲닥터방기원1분블랙샴푸 등 총 14종이다.

1,2,4-THB는 벤젠의 대사산물로서 염모 기능이 있으나 피부감작성 물질로 유전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2020년 유럽에서 사용 금지된 성분이다. 2019년 유럽에서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에서는 1,2,4-THB 단독으로 수행된 독성자료(유전독성 포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피부감작성 우려, 유전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2020년 12월 유럽의 화장품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했다.
식약처도 유럽 SCCS(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의 평가보고서와 자체 위해평가 결과, 관련 전문가 자문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1,2,4-THB 성분을 사용금지 지정 추진을 결정했다. 식약처가 신현영 의원실로 제출한 1,2,4-THB 성분을 사용한 국내 염색 샴푸 제품 총 14개를 보면 모다모다 제품 3종, 한국보원바이오, 미르필코리아, 코스니즈 각 2종, 일동제약, 케이엠제약, 에쎄르, 예그리나, 삼희피앤피 각 1종으로 집계됐다.

모다모다측에서는 1,2,4-THB가 유럽에서만 금지하고 있고, 미국이나 일본, 호주 등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원하는 성분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사람에게 독성이 나타나면 제조업체에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엄청난 금액을 청구하는 등 법률 환경이 다르고 제조물 책임법도 달라 직접 비교는 의미가 없다.

식약처는 이에 더해 1차 위해평가에서 o-아미노페놀, 염산m-페닐렌디아민, m-페닐렌디아민, 카테콜, 피로갈롤성분 총 5가지 물질에 대해 유전 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3601개의 샴푸에 이 물질들이 첨가돼있다고 제출했다.

2차 위해성 평가에선 2-아미노-5-니트로페놀, 황산 m-페닐렌디아민, 황산 o-아미노페놀, 니트로-p-페닐렌디아민, 2-아미노-4-니트로페놀, 황산 o-클로로-p-페닐렌디아민 총 6개 성분에 대하여 유전 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위해성 물질을 함유한 염색샴푸를 2∼3년 단기간 사용했다고 해 유전독성 등의 위해성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유전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들은 발암의 가능성이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한다.

즉, 유전 독성 가능성이 확인된 염모제 성분을 포함한 제품이라면 사용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독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제품은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일부 염모제 샴푸 성분은 유해성이 완전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해외 허가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허가 사례가 존재함을 고려할 때, 이미 구매한 염색 샴푸를 무작정 폐기할 필요까진 없다고 보고 있다. 위해성이 정확히 판단되지 않은 제품의 경우, 사용 빈도를 줄이거나 이상반응이 나타날 때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가 상담을 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된다고 본다.

가장 좋은 건 식약처, 피부과학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각계 전문가가 진행 중인 안정성 평가 결과를 기다리는 방법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지정, 고시된 염모제 76개 성분에 대한 정기위해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신현영 의원은 “1,2,4-THB 위해성분이 반복적으로 피부에 노출되는 경우 심각한 피부감작성과 DNA 손상유발을 통한 유전독성 발생 가능성뿐만 아니라 이러한 손상이 자손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해당 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선제로 공개하는 것이 공익성에 부합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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