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에 '양자역학' 권위자 아스페·클라우저·차일링거

강기헌 2022. 10. 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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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가 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화면을 띄워놓고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는 왼쪽부터 알랭 아스페, 존 F. 클라우저, 안톤 차일링거. AP=연합뉴스


현대물리학의 기초이론인 양자역학 분야에서 주목할 성과를 낸 프랑스와 미국, 오스트리아 국적 학자 3명이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알랭 아스페(75)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 존 클라우저(80) 미국 실험물리학자, 안톤 차일링거(77)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이 오랜 시간 이어온 ‘양자 얽힘’ 실험은 양자 정보라는 새로운 기술을 열 수 있는 기반이 됐다”며 “양자 얽힘이 있는 광자 실험을 최초로 성공하고, 벨 부등식 위배를 확인하는 연구를 통해 양자 암호와 양자 컴퓨팅 개발 등에 광범위하고 잠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동 수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양자 얽힘은 상호 작용했던 양자 상태의 물체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쪽의 상태가 변하면 즉시 다른 한쪽도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양자 얽힘은 양자 역학의 시작과 함께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 등은 양자 얽힘이란 가설에 반대했다. 한쪽의 상태가 변할 경우 정보가 빛보다 빠르게 전달돼 다른 양자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근거에서다. 그러면서 양자 얽힘 현상을 만드는 드러나지 않은 숨은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후 아일랜드 출신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1928~1990)은 1964년 벨 부등식을 발표하면서 아인슈타인이 주장하는 숨은 변수가 있다면 이를 만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벨 부등식이 발표된 직후 과학자들은 벨 부등식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클라우저는 벨이 고안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실제 실험을 진행했고 아스페는 클라우저의 실험이 가진 몇 가지 허점을 보완하고 개선했다. 아스페는 칼슘 원자를 레이저로 쏴 쌍둥이 광자를 만들어 실험 결과가 벨 부등식을 위반함을 증명했다. 이를 통해 아인슈타인이 주장했던 숨은 변수가 없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차일링거는 일련의 실험을 통해 양자 얽힘에서 나아가 양자 전송(quantum teleportation) 현상을 시연했다.

양자 얽힘은 양자 컴퓨터와 양자 암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조동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양자역학에 존재하는 특별한 물질 상태인 얽힘 현상을 물리적 시스템을 통해 구현하고 증명했다”며 “얽힘 현상을 양자 컴퓨팅과 양자 통신 등 실제 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는데 이견이 없을 정도로 양자역학의 기원을 놓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상은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순서로 수상자가 발표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 크로나(약 13억원)를 준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던 2020년과 2021년 수상자들도 이번에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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