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이재명'에 웃더니..국힘 지지율 무너진 이유 셋

성지원 2022. 10. 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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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 프리미엄’은 짧았다. 집권 5개월 차를 맞은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3주째 하락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는 지난 달 29일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가졌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연설을 마치고 나오면서 동료의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9월 27~29일에 걸쳐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1%로, 전주(34%)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36%였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9월 26~30일에 걸쳐 전국 남녀 252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35.3%로, 전주(37.5%) 대비 2.2%포인트 하락해 민주당(46.1%) 대비 10%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정체 국면에서 국민의힘 내부엔 이른바 ‘이재명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를 선출하면 지난 대선 구도가 재연되는 효과가 있고, ‘사법리스크’ 영향까지 더해져 민주당 지지율이 빠지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등할 거란 기대였다. 그러나 8월 28일 이재명 대표가 선출되고 나서 소폭 상승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40% 문턱을 넘지 못하고 9월 셋째주부터 3주째 하락세다. 9월 3주차(13~15일) 갤럽 조사에선 38%였고, 4주차(20~22일)에 34%, 5주차에 31%까지 빠졌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힘없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데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낮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여당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과 맞물리는 이른바 ‘커플링’ 현상을 보인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9월 5주차 갤럽 조사에서 24%로 8월 1주차에 이어 또다시 취임 후 최저치를 찍었다.

특히 지난 달 말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여당이 적극 엄호하면서 동반 하락세가 형성됐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외교참사” 공세에 음성학자들의 분석을 동원하며 윤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했고, 이후 ‘MBC편파조작방송진상규명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하며 결집해 역공을 펼쳤다. 그러나 9월 5주차 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요인 1위는 외교(17%)로, 당내 일각에서도 “민심과 괴리된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서로 지지율 하락 방어선인 대통령ㆍ여당이 지금은 서로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달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출근길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순방 소회를 밝히고 있다. 뉴스1

대선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20대 지지율 이탈도 뼈아팠다.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갤럽 조사에서 9월 3~5주차 동안 30%→26%→21%로 하락세다. 같은 기간 윤 대통령의 20대 지지율도 하락했는데, 5주차엔 20대 지지율이 연령대별 최저치인 9%로 10%선도 붕괴됐다.

대선에서 20대 남성 지지를 견인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지도체제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젊은 층이 호응할 만한 이슈를 제시하지 못하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국민의힘이 MBC나 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의 대치전선에 집중하는 가운데 오히려 야당인 민주당이 젊은 층의 관심 주제인 ‘망 사용료’ 논란이나 복지, 연금개혁 등의 이슈를 산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정부ㆍ여당이 청년층을 위해 미래에 뭘 할 건지 비전을 보여줘야하는데 그런 어젠다 세팅 능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주도권을 잡고 이슈를 제시할 리더십 부재가 이같은 상황을 촉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준석 가처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현안이 발생할 때는 개별적인 메시지로 대응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전에 메시지 상의도 따로 하지 않는데, 그러다보니 자꾸 내용이 겹치고 재미도 없다”고 토로했다.

차기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아직까진 전통 지지층인 대구ㆍ경북(TK)에만 집중되고 있다. 엄경영 소장은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거나 젊은 인물이 전진배치돼야 위기감을 느끼고 움직일 텐데, 현재까진 그런 인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 상태가 이어지면 총선을 앞두고 당내에서도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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