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號 네이버, 2.3조 신속·과감한 베팅..美 알짜기업 '꿀꺽'(종합)

민단비 2022. 10. 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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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상품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에 커뮤니티 결합.."당근마켓보다 진화"
이용자 80% MZ세대.."웹툰·웹소설 사업과 연계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4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네이버가 중고 패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한다. 국내를 넘어 일본, 유럽 등에서 투자해 온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사업을 북미시장까지 확장한 것이다. 네이버는 자사 기술 등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와 광고 수익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통해 포쉬마크를 북미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사업자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인수한다고 4일 공지했다. 인수 금액은 2조3441억원 규모로 네이버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지난달 30일 하나은행 고시 최초 매매 기준율(1달러=약 1434원)을 적용해 환산한 금액으로, 네이버는 포스마크 기업가치를 주당 17.9달러(2만5682원), 순 기업가치 12억달러(1조7268억원)로 평가했다.


포쉬마크는 2011년 설립돼 이용자 8000만명 이상을 확보한 미국의 대표적인 C2C 플랫폼이다. 지역 단위 커뮤니티 기능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우편변호 단위로 지역별 피드 및 팔로우 구성이 가능하며, 자신이 팔로우한 인플루언서 혹은 셀러의 피드를 보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이나 게시글을 발견할 수 있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공시 이후 일부 매체에서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한국의 당근마켓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당근마켓은 만물상처럼 모든 물건을 취급하지만, 포쉬마크는 패션 관련 상품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에 커뮤니티가 결합된 C2C 플랫폼이다.


이러한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 선순환에 힘입어 MZ(밀레니엄+Z)세대가 이용자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760만명의 구매자들과 560만명의 판매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커뮤니티 활성 사용자 수는 3700만명에 이른다.


이번 인수는 최수연 대표 취임 후 첫 글로벌 ‘빅딜’이다. 핵심 사업인 광고 부문의 성장세가 주춤하자 커머스로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M&A(인수합병)로 실천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IT 산업 본진인 실리콘밸리에서 포쉬마크를 거점으로 진검승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인수 배경에 대해 “미국 중고 패션 플랫폼 시장은 한국보다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해당 분야 사업자를 인수해 북미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C2C 커머스 시장은 벼룩시장처럼 오래된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IT(정보통신) 기술, 라이브 커머스, 커뮤니티 플랫폼 등을 결합하면 MZ세대에게 각광받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어려운 거시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수하기에 적정한 시기라 생각해 인수에 도전했다”며 “외형적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낮아진 상황에서 좋은 회사를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좋은 상황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공시 후 시장에선 인수 금액이 지나치게 비싼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김 CFO는 지난해 북미 C2C 플랫폼 ‘디팝’이 약 16억달러에 인수된 사례를 들며 “디팝은 당시 매출액이 포쉬마크의 5분의 1도 안 되는 작은 회사”였다며 “네이버는 디팝 인수가보다 낮은 15억달러에 인수했으므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로 C2C 시장의 핵심지인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한국-일본-유럽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크림을, 일본에서는 빈티지시티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하는 등 해당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최수연 대표는 C2C 시장 성장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최 대표는 “아마존은 설립 25년이 됐지만 지난 분기만 해도 적자였고 쿠팡도 창업 이래 지금까지 적자였지만 포쉬마크는 2020~2021년 영업이익 흑자를 경험했다”며 “최근 실적이 떨어진 건 엔데믹으로 인해 모든 분야에 걸친 현상으로, 올해 포쉬마크의 적자전환은 네이버가 가진 역량들을 통해 포쉬마크 비용 절감을 도와주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자사가 보유한 검색과 인공지능(AI) 추천 및 비전(vision) 기술, 라이브 커머스, 커뮤니티 플랫폼 등을 활용해 포쉬마크 사용자들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북미 지역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웹툰·웹소설 사업과 커머스 사업과 연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수연 대표는 “포쉬마크 이용자의 80%를 차지하는 MZ세대를 타겟으로 웹툰과 연계한 마케팅 이벤트를 하거나 채널을 연계하는 등 마케팅 효율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제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앞으로 여러 계획을 선보이며 어떤 것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플랫폼과 연계 방안에 대한 질문에 최 대표는 “강력한 C2C는 전 세계 바이어들이 연결되는 것이지만 현재는 그 단계까지 가기 위한 필요 조건들이 있어 그림을 그리는 단계”라며 “북미에서 포쉬마크가 독보적 1위가 될 수 있도록 버티컬 서비스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데 현재는 여기에 더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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