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음료, 담배만큼 식도에 안 좋아"

나건웅 2022. 10. 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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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바야흐로 '뜨·아'의 계절..'식도암' 주의보
식도를 손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식도암 위험 인자다. 음주, 흡연은 물론 뜨거운 커피 섭취도 식도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매경DB)
식도는 인두와 위를 연결하는 기관으로, 음식물이 위장으로 넘어가는 통로다. ‘식도암’은 식도에 생긴 암을 말한다. 주로 60대 이상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음주,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커피를 뜨겁게 마시면 식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식도암의 전형적인 증상은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는 현상이다. 처음에는 고형식 밥이 안 넘어가고 상황이 악화되면 나중에는 물 정도만 겨우 넘길 수 있다. 이 밖에 체중 감소, 가슴이 타는 듯한 흉통, 기침과 목소리 변성 등이 대표 증상이다. 증상으로만 보면 역류성 식도염과 식도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식도점막하 종양 등과 비슷하다. 해당 질환은 내시경과 흉부단층촬영 등으로 구별·진단이 가능하다.

식도암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식도 점막에 손상이 나타날 경우 식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음주와 흡연, 또 흔히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부르는 ‘위식도역류증’이 식도 점막세포 DNA 손상을 일으켜 암을 유발한다. 식도 점막에 손상을 주는 음식도 식도암 위험 인자다. 한국인이 특히 좋아하는 뜨거운 음식과 국물, 또 음료를 식히지 않고 급하게 마시면 점막에 손상을 일으켜 식도암이 나타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65℃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커피를 뜨겁게 마시면 식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캠브릿지대와 브리스톨대, 스웨덴 카롤린스카대 연구진 연구 결과, 유전적으로 커피를 마실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간주되는 이들이 식도암에 걸릴 가능성이 약 3배 더 높았다. 온도에 따라 발병 확률이 다르게 나타났다. 따뜻한 커피를 마신 사람은 식도암 발병 위험이 2.7배 증가했으며, 뜨거운 커피와 매우 뜨거운 커피를 마신 사람은 각각 5.5배, 4.1배 증가했다.

김재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식도는 해부학적으로는 입에서 가까이 있고 위장과 달리 보호막이 없어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손상된다. 특히 뜨거운 음료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담배나 다이옥신 바로 아래 단계 위험도를 갖는다”고 말했다.

식도암 치료는 암 진행 단계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적 절제 방법,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이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식도암 예후는 여타 암과 비교해도 매우 불량한 편이다.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한 이유다.

식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식도암 위험 인자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주와 금연, 그리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요한다.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는 급히 섭취하지 않고 최대한 식혀서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암의 위험 인자인 탄 음식이나 가공된 햄·소시지 같은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도 피해야 한다.

김재준 교수는 “식도암은 술·담배를 즐기는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만큼 생활 습관 개선에 힘써야 한다. 식도암은 예후가 불량하기는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한 질환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한다.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8호 (2022.10.05~2022.10.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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