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의 그림자' 딩쉐샹·'習의 입' 황쿤밍 등 상무위 장악 예상

권지혜 2022. 10. 4.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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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천하' 완성할 3기 지도부는
딩쉐샹, 전인대 상무위원장 거론
총리후보 1순위는 왕양 정협 주석


오는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가 소집된다. 당 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중앙위원 200여명은 1중전회에서 정치국 위원 25명을 선정하고 이 중에서 상무위원 7명을 선출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권력 서열 순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습을 드러내면 ‘시진핑 집권 3기’가 공식적으로 막을 올린다.

시진핑 천하를 연 2017년 19차 당 대회 때는 정치국 상무위원 중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5명이 바뀌었다. 또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시진핑 측근 그룹이 대거 진입했다. 시 주석 측근들이 당 최고지도부에 얼마나 포진하는지, 후계자로 볼 만한 사람이 등장하는지 등에 따라 시 주석의 당내 입지와 대내외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의 내부 권력 투쟁은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 중국 관영 매체에서도 지도부 인선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전문가들과 외신이 공통적으로 눈여겨보는 인물들이 있다.

총리 왕양, 전인대 위원장 딩쉐샹 거론

최근 주목받는 인물은 왕양(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다. 차기 총리 1순위로 거론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등장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가난한 농민 집안에서 태어나 식품 공장에서 일했던 왕양은 광둥성과 충칭시 서기를 지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후임 총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일이고 그런 면에서 왕양이 적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1955년생으로 1953년생인 시 주석과 연배가 비슷해 후계 구도와 거리가 있다는 점이 총리 발탁에 유리하다.

권력 서열 3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에는 ‘시진핑의 그림자’로 불리는 딩쉐샹(60) 중앙판공청 주임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가 상무위원장이 된다면 현 리잔수 위원장의 전례를 밟는 셈이다. 리잔수는 1980년대 시 주석이 허베이성 정딩현 서기였을 때 인근 우지현 서기로 있으면서 친분을 쌓았다. 시 주석은 지방을 돌던 리잔수를 2012년 비서실장 격인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발탁했고 5년 후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앉혔다.

딩쉐샹은 지난해 11월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 때 시 주석 바로 옆에 앉아 차기 지도부 입성이 확정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시 주석이 지난달 2년8개월 만에 해외 순방을 재개하며 중앙아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동행했다.

전인대는 중국 최고 권력기관으로 헌법 개정, 법률 제정, 국가 예산 심사 및 승인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2018년 국가주석 임기(5년)를 연임으로 제한하는 헌법 조항을 삭제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 토대를 닦았다. 대만 통일 등의 과업 달성에는 전인대 협조가 필수적이다. 일각에선 리커창 총리가 전인대 상무위원장 자리로 옮길 가능성을 제기한다.

상무위원에 ‘시진핑 측근’ 진입할 듯

시진핑 집권 3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는 인물로는 황쿤밍 중앙선전부 부장,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등이 있다. 당의 선전 활동을 총괄하는 황쿤밍은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사상으로 인민을 무장시켜야 한다며 시 주석을 공개적으로 찬양했다. 그는 ‘시진핑의 입’으로 불리는 측근이기도 하다.

차이치는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부하들로 구성된 그룹의 대표 주자다. 2016년 베이징시 시장에 발탁되면서 빠른 속도로 승진했다. 역시 시 주석 측근으로 상무위원 발탁이 유력해 보였던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는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가 두 달 넘게 봉쇄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여전히 상하이시 당서기로 있으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치적 입지에 문제가 없고 한정 부총리 자리를 넘겨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19차 당 대회 때 격대 후계자 지정 원칙을 깨고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차기 지도자로 낙점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대표 주자 후춘화 당시 광둥성 서기를 상무위원으로 발탁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최측근인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도 상무위원에 넣지 못했다. 올해는 5년 전에 기용하지 못했던 천민얼을 반부패 단속 지휘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발탁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능상능하’ 인사 규정 강화

당 중앙판공청은 지난달 ‘주요 간부 능상능하 인사 규정’ 수정안을 발표했다. 업무능력이 우수한 자를 우대한다는 내용이 신설됐고 간부 부적격 판단 기준이 기존 10개 항목에서 15개로 늘었다. 2015년 처음 도입된 이 규정은 19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명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는 68세 은퇴를 의미하는 ‘7상8하’의 암묵적인 관례가 있는데 반드시 지켜진 것은 아니다. 일단 시 주석 본인이 올해 만 69세로 은퇴 연령을 넘겼다. 베이징 소식통은 2일 “시 주석이 집권한 2012년, 연임한 2017년 정치국 위원 인선을 보면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에도 뚜껑을 열어봐야 계파 간 안배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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