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여중생이 쓴 소설, 네이버 웹툰으로..'살고 싶어? 그럼 키스해' 작가 '참새퀸'

박수호 2022. 10. 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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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생으로 중학생 때 채티 앱에 올린 채팅형 소설로 네이버웹툰(각색)까지 등단한 참새퀸 작가
조회수 226만회.

채팅형 콘텐츠 플랫폼 ‘채티’에서 ‘살고 싶어? 그럼 키스해’가 올린 기록이다. 작가는 참새퀸(필명). 15세 중학생(2006년생)이던 2020년부터 채티에 휴대전화로 쓴 소설이 네이버 웹툰으로 각색, 동명으로 정식 연재되기 시작했다. ‘살고 싶어? 그럼 키스해’는 전학 이후 단짝 친구들과 멀어져 힘들어하던 주인공 ‘은지’가 훈남 악마 ‘조슈아’와의 계약을 통해 다시 행복한 일상을 찾아간다는 일종의 로맨스 판타지물.

중학생 때 휴대폰으로 작성했던 소설 습작
채팅형 소설이 웹툰으로 바뀐 사례 (참새퀸, 채티 제공)

네이버웹툰 측은 “중학생이 쓴 작품이 정식 연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지금은 고교에 진학, 문예창작과를 목표로 대학 진학 준비를 하고 있단다. 다음은 참새퀸 작가와 일문일답.

Q. ‘살고 싶어? 그럼 키스해’를 연재하게 된 계기는.

A. 연재(2020년) 당시 채티에서 판타지 작품들이 인기가 많았다. 반면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작품은 학교 배경의 로맨스 스토리여서, 학교 배경의 로맨스 판타지 작품을 한번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판타지적 요소를 살리기 위해서 기존 학교 배경 로맨스 스토리에 사람 같지만 사람이 아닌 판타지 캐릭터 악마 ‘조슈아’를 추가했고, 그렇게 평범한 여자 주인공 ‘은지’와 매력적인 훈남 악마 주인공 ‘조슈아’가 등장하는 로맨스 판타지 ‘살고 싶어? 그럼 키스해’를 연재하게 됐다.

Q. 중학교를 다니면서 학업과 창작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확실히 학업을 하면서 작품을 쓰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학교에 다시 등교하게 되면서 작품을 쓸 여유가 더 부족해졌다. 작품 쓸 시간을 어떻게든 마련하기 위해 최대한 짬을 냈다. 등교 시간과 하교 시간에도 작품을 쓰고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도 작품을 썼다. 친구들에게 작품을 쓴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부끄러워 휴대폰 밝기도 최대한 낮추고, 휴대폰을 몸에 딱 붙여서 들키지 않게 채티 앱으로 작품을 썼다. 그러다 갑자기 친구가 다가와 황급히 휴대폰을 꺼 쓰던 내용이 전부 날아가 버리는 일도 있었다.

Q. 지금은 고등학생이 됐다. 문예창작과 진학을 위해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A. 고등학교 진학 후, 진로 고민으로 방황하고 있었는데 이때 오히려 부모님께서 문예창작과 진학을 추천해 주셨다. 당시 채티를 통한 작품 창작 활동이 이미 일상의 한 부분이 돼 미처 진로 설정까지 연결해 생각지 못했는데, 어머니께서 “지금도 앱으로 글도 쓰고, 용돈벌이도 하고 있으니까 그쪽으로 흥미가 있다면 문예창작으로 진로를 정해보면 어떠니?”하고 얘기해주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았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모님께서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는 중이다.

Q. 지금까지 창작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가 온 적은 없었나.

A. 한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새 작품을 준비하면서 슬럼프가 온 적이 있다. 기존 작품이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상황에서 차기작을 준비하려다 보니, 독자들의 높아진 기대치가 부담됐다. 이전에는 어렵지 않게 스토리가 떠오르고 등장인물 대사도 술술 나왔는데, 그때는 대사 하나를 쓰는 데 몇 십 분이 걸렸다. 그래도 연재를 계속해야 하니 억지로 글을 써서 올려봤지만 내가 쓴 작품을 내가 봐도 재미가 없었다. 결국 독자들에게 ‘당분간 쉬어가야 할 것 같다’라고 휴재를 공지했다. 이후 한동안 글과 관련하지 않은 일들만 했다. 채티의 알림도 모두 꺼버리고, 집에서 유튜브를 보고, 친구들과 만나서 카페를 가고 노래방을 가며 지냈다. 그렇게 머릿속을 비우고 나니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써보자’하는 마음이 들었다. 채티 앱을 열어 다시 글을 쓰니 확실히 이전과 달라진 게 느껴졌다. 이후로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면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후 이렇다 할 슬럼프도 다시 겪지 않았다.

Q. 창작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채티를 사용하고 얼마 되지 않아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팬 채팅방에 들어간 적이 있다. 채팅방에서 “작가님 작품 너무 재미있어요!”하고 무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리고 직접 작품을 창작하면서 독자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는데, 창작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독자들이 점점 늘어나 어느새 내 팬 채팅방도 생기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내 팬 채팅방에 들어온 독자들과 소통하던 중, 내가 처음 팬으로 참여했던 가장 좋아했던 작가님이 채팅방에 팬으로 들어와 있는 걸 알게 됐다. 그때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고, 이후로 그 작가와 더욱 친해져 함께 공동 작품도 만들고 절친으로 지내고 있다.

Q. 창작 활동을 시작하기 전과 후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채티에서 창작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학교, 학원, 집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이었다. 하지만 창작 활동을 시작하면서 글을 쓰는 재미와 독자들과 소통하는 재미로 삶의 활력을 찾은 것 같다. 학교에서는 빨리 집에 가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문예 창작과로 진로를 결정한 후로 기존에 다니던 단과 학원을 그만두고 대신 창작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독자들과의 소통 외에 다른 작가들과도 많이 소통하는데, 함께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서로의 작품을 묶어 소장용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제는 글쓰기와 채티에서 만난 인연 모두 내 삶의 일부 같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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