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내리던 날, 선한 양심 일깨우며 '함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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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이자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가을비 치고는 꽤 많은 비가 내렸지만 이수연(35) 집사는 남편,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새벽 6시 30분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고 했다.
이날 이 집사 가족과 성도들이 참여한 걷기 행사는 엔씨앰엔(NCMN·대표 김미진)이 주최한 '함께 걸어요 My5K(마이5K)'다.
NCMN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별 시차가 있어 캄보디아 영국 등 60여개국은 걷기 행사를 진행했고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걷거나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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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 1억여원 전액 노인위해 사용.. 전 세계 100여국 동참
개천절이자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가을비 치고는 꽤 많은 비가 내렸지만 이수연(35) 집사는 남편,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새벽 6시 30분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고 했다. 인천에 살고 있어 서울시청까지 늦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했다.
이 집사 가족은 자신이 출석하는 생수의강교회 성도들과 함께 오전 8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남대문 서울역을 지나 전쟁박물관까지 총 4.2㎞를 걸었다. 어린 아들이 힘들어 하면 “우리가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를 돕는다”며 힘을 북돋웠다.
이날 이 집사 가족과 성도들이 참여한 걷기 행사는 엔씨앰엔(NCMN·대표 김미진)이 주최한 ‘함께 걸어요 My5K(마이5K)’다. NCMN은 이웃사랑 운동을 펼치는 선교단체로 홍성건 목사가 2012년 설립했다.
홍 목사는 “신명기 15장 말씀에 따라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범위를 자신이 사는 곳 반경 5㎞로 정했다”며 “노숙자 독거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과 탈북민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섬기자는 취지로 마이5K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장애인의 날에 맞춰 걷기 행사를 시작했고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다가 올해 두 번째 행사를 마련했다. 코로나 기간엔 대규모 걷기 행사 대신 전국 820개 봉사팀(6월 현재)이 산불이나 수해 등 피해 지역을 찾아 돕거나 중증장애인 독거노인 등을 돌봤다.
올해 행사는 지난 2일 ‘노인의 날’에 맞췄다. 5000여명이 걷기 행사에 등록하면서 모인 1억여원의 참가비 전액은 복지사각 지대에 있는 노인들의 주거 환경 개선과 의료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신청도 받았다.
전 세계 103개 국가도 걷기에 나서거나 중보 기도로 함께 했다. NCMN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별 시차가 있어 캄보디아 영국 등 60여개국은 걷기 행사를 진행했고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걷거나 기도한다.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행사는 시작부터 끝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5000여명(경찰추산 3000명)의 참가자들은 마이5K를 상징하는 빨간색 티셔츠에 우비를 입고 출발을 준비했다. 우비를 씌운 유모차, 다리에 깁스를 하고 동참한 사람도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전쟁기념관에 도착하기까지 약 5㎞를 경찰과 스태프들의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행진했다. 궂은 날 도로 통제에 나선 경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첫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걷기에 나선 이성용(64) 장로는 “걷는 게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선한 일에 동참한다는 점에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그가 다니는 경기도 고양시 하늘비전교회에선 70여명의 성도가 참가했다.
600명의 스태프들은 자비량으로 봉사에 참여하면서 걷기 행사에 참가비도 냈다.
선한 행사에 시민들도 응원을 보냈다. 남대문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미진(37)씨는 스태프에게 행사 취지를 들은 뒤 “그런 좋은 행사라면 도로가 통제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나도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전쟁기념관에 마련된 ‘5K운동’ 부스는 걷기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목욕봉사 등 다양한 구제사역 내용을 소개하고 참여 방법을 알려줬다. 기념관 광장 특설무대에선 장애인 오케스트라인 사랑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 청춘합창단의 합창과 태권도 시범단의 태권무 등을 선보이는 ‘이웃사랑 나눔 축제’를 진행했다.
김미진 대표는 “우리 안에는 남을 돕는 선한 양심이 있다”면서 “코로나 이후 소외된 이웃은 더 어렵고 외롭게 됐는데 이 행사가 선한 양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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