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치 콰르텟 용재 오닐 영입 이후 첫 내한 "4중주 정수 기대하세요"

2022. 10. 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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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영입 이후 첫 내한공연을 갖는 세계 최정상급 4중주단인 타카치 콰르텟. 사진 왼쪽부터 영국인인 제1바이올리니스트 에드워드 듀슨베리, 일본계 미국인인 제2바이올리니스트 하루미 로즈, 첼리스트 안드라스 페어, 리처드 용재 오닐. 사진 Amanda Tipton

용재 오닐 타카치 콰르텟 합류, 그래미 수상 겹경사

지난해 3월 음악 팬들에게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제63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을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다. BTS의 첫 수상을 기다리던 대중음악 팬들의 아쉬움을 클래식 아티스트가 달래준 셈이다. 용재 오닐은 미국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데이비드 앨런 밀러가 지휘한 알바니 심포니와 협연한 녹음으로 영예를 안았다.

솔로이스트 활동 외에 실내악 행보도 눈부신 용재 오닐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16년 에네스 콰르텟의 일원으로 내한, 베토벤 현악4중주 전곡 연주를 선보이더니 2019년에는 타카치 콰르텟의 비올라 멤버로 가입해 2020년 6월부터 활동 중이다.

1975년 창단된 타카치 콰르텟은 지휘자 번스타인 등과 함께 현악4중주단으로는 유일하게 그라모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사진 Amanda Tipton

4일부터 성남·서울·울산·인천·대구·대전 6개 도시 투어

타카치 콰르텟은 명실공히 명문 4중주단이다. 영국의 그라모폰지가 선정한 ‘이 시대 5대 현악4중주단’과 BBC뮤직매거진의 ‘100년간 위대한 10대 현악4중주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6년과 2016년 내한공연도 호평이었다. 1975년 헝가리 리스트 음악원의 동기생들이 모여 창단한 타카치 콰르텟은 위그모어홀 콩쿠르 등 세계적인 현악 4중주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2012년 시작된 그라모폰 명예의 전당 리스트에 지휘자 번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하이페츠, 알토 자넷 베이커와 나란히 현악 4중주단으로는 유일하게 헌액됐다.


“현악4중주는 개인이 팀 이뤄 연주하는 사회 공동체 상징”

타카치 콰르텟이 용재 오닐 영입 이후 최초로 한국 투어를 한다. 4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6일 서울 예술의전당, 7일 울산, 8일 인천, 9일 대구, 10일 대전까지 6개 도시를 돈다. 하이든 현악4중주 Op. 77, No. 2, 버르토크 현악4중주 6번,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D810 ‘죽음과 소녀’ 등 고전시대부터 낭만시대까지 4중주의 정수를 들려준다.

타카치 4중주단의 제1바이올리니스트 에드워드 듀슨베리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듀슨베리는 창단멤버인 안드라스 페이에르(첼로) 다음으로 오래된 멤버로 30년 가까이 연주해오고 있다. 2018년 하루미 로즈(제2바이올린), 2020년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이 가입해서 이룬 지금 라인업의 장점을 그는“하루미와 리처드가 이전에 함께 연주한 적이 있었고, 서로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고 있어 다행이었다. 안드라스와 나는 이들의 멋진 연주와 음악적인 아이디어에 활기를 얻고 영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독주자와 4중주 멤버에 어울리는 스타일이 각각 따로 있나?
에드워드=우리 현악4중주단의 동료애는 대단하다. 각자 자신만의 예술적인 선택 능력도 있다. 독주자를 위한 멋진 곡들도 많지만 협주곡 연주를 잘하기 위해서는 실내악 연주 기술도 필요하다.
용재 오닐=제임스 에네스는 바이올리니스트로서도, 실내악 멤버로서도 최고다. 독주자들은 흠잡을 데가 없는 기술이 요구된다. 각자의 개성이나 자질로 유명하다. 또 실내악 연주자는 협력적이어야 한다.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하려면 기꺼이 유연해져야 된다. 진정한 협력은 열린 마음과 자세를 필요로 한다. 좋은 실내악 연주자들은 이런 면모를 모두 지니고 있다. 나도 연습을 많이 해 최선을 다하겠다.


심오한 하이든, 가슴 아픈 버르토크…만년 걸작 연주


리처드 용재 오닐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19년 타카치 콰르텟 멤버로 가입한 이후 지난해 그래미에서 최우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 수상을 했다. 사진 Amanda Tipton

-서울에서 연주하는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하이든과 버르토크 현악 4중주는 어떤 점에 유의해서 감상하면 좋을까?
에드워드=하이든의 Op.77-2는 유머와 생동감,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이 가득한 작품이다. 버르토크 4중주 6번은 다양한 감정을 아우르는, 미국 망명에 대한 강력한 명상록이다.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는 지금껏 연주한 작품 중 가장 극적이고 아름답다. 청중은 공연을 감상하는 동시에 음악을 만드는 것을 돕는다. 작품 속의 모든 다양한 분위기와 우리가 선보이고자 하는 자유로운 감각들을 즐겨주시기 바란다. 현악 4중주는 사회 공동체의 상징과도 같다. 멤버 개개인의 활약과 한 팀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만나보실 수 있다.
용재 오닐=각 작곡가들이 후기에 작곡한 걸작들이다. 하이든 작품은 그가 완성한 마지막 현악 4중주곡이다. 심오함과 유머, 그리고 하이든이 현악 4중주 장르에 대해 통달했음을 보여준다. 버르토크의 마지막 현악 4중주는 깊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놀라운 대비와 개성 또한 특징이다. 모호하고 가슴 아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마지막 부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잘 알려진 ‘죽음과 소녀’는 뛰어난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선율, 만년의 의의와 깊이가 결합된 곡이다.

-연주하며 직접 느끼는 타카치 콰르텟의 전통은 무엇인가?
용재 오닐=타카치 콰르텟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4중주단 중 하나다.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과 평단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어딘가에 속하게 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타카치 콰르텟이 내가 지금껏 해온 모든 노력과 헌신의 총집합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더욱 열심히 연주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에드워드=연주를 통해 작품 속의 특징과 분위기를 최대한 생동감 있고 생생하게 전달하는 게 목표다. 우리가 음악을 즐기는 걸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채로운 소리로 연주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다. 끝나도 연주를 더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좋겠다.
류태형 객원기자・음악 칼럼니스트 ryu.taehyung@joongang.co.kr

류태형 객원기자・음악 칼럼니스트 ryu.tae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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