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중남미 핑크타이드와 중국, 뭐길래

안세진 2022. 10. 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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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1위 달리고 있지만..과반 득표 실패
이달말 결선투표 확실시

브라질 대선 후보간 경쟁이 치열하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달 30일 결선투표에서 두 후보간 최종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룰라가 당선될 경우 중남미 주요 6개국을 둘러싼 핑크타이드가 연결된다. 이는 국제 정치 관점에서 미국 뒷마당에서 중국의 영향략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핑크타이드와 미국과 중국과의 중남미 관계에 대해 알아봤다.

왼쪽부터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후보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후보. 사진=연합뉴스

30일 결선투표 붙는다

2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을 힘겹게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55분 현재 94%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47.5%의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쟁자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4.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당초 예상과 달리 개표 70% 직전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간발의 차로 앞서가고 있지만 유효 투표의 과반 득표에는 실패할 것을 보여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짓지는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은 오는 30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상대로 결선투표를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라질은 두 후보의 지지 세력 간 분열이 심각하다. 각 후보 지지자 사이에 폭행은 물론 살인 사건까지 벌어졌다. 브라질 싱크탱크인 수다파스의 캐롤라이나 리카도 디렉터는 “현재 브라질에는 무장한 민간인으로 이뤄진 부대가 존재하며 선거 후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룰라 대통령 후보. 사진=연합뉴스

룰라가 당선되면?

룰라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최근 중남미를 휩쓸고 있는 제2 핑크타이드(좌파 득세)가 완성된다는 의미가 크다. 사상 최초로 중남미 주요 6개국(브라질·멕시코·아르헨티나·콜롬비아·칠레·페루)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좌파 정부가 세워졌다. 브라질까지 가세하면 중남미 6대 주요국이 모두 좌향좌하게 된다. 

특히 룰라 전 대통령은 2003~2010년 동안 연임하며 중남미의 좌파 물결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외신은 ‘좌파 대부’인 그가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복귀하면, 콜롬비아 등 중남미의 좌파 정부들과의 강력한 협업을 이끌어내며 사회 정책 어젠다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 전망한다.

국민들의 왼쪽 선택 이유는 집권했던 우파 정부의 실정,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양극화 등 현 상황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정세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중남미 지역에서 치열한 정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 퀸시연구소의 온라인 매체인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는 “룰라의 승리는 미국에 일종의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미국의 뒷마당’이라 불려온 중남미에 적지 않은 공을 들여온 중국은 룰라 전 대통령의 복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미국·중국과는 무슨 연관?

중국은 과거 군부 쿠데타를 지원하는 등 미국이 중남미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면서 생겨난 반미정서와, 1990~2000년대 중남미에 좌파 정권이 잇따라 들어서는 '핑크타이드'를 틈타 이 지역에 영향력을 넓혀왔다. 최근 무역과 투자 등 경제협력과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을 앞세워 진출 속도를 높여 왔다. 특히 브라질은 지난해 중국 투자액이 60억 달러(약 8조원)에 달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이 자국과 국경을 맞댄 중남미 지역을 주도하는 건 여간 거슬리는 상황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남미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오래전부터 경고해 왔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부통령 시절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미국이 주도하는 '더 나은 세계재건'(B3W) 구상을 추진, 중남미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면서 미국과 중남미의 관계가 훼손됐고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 문제와 관련해선 충분한 노력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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