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디저트·토핑·소스로 즐기는 제철 과일청, 좀 더 건강하게 만들어볼까

2022. 10.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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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에도 무더웠던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시원한 먹거리를 찾던 사람들이 이제 따뜻한 음식에 눈을 돌리고 있죠. 시원한 에이드부터 따뜻한 차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식품도 있습니다. 바로 설탕에 과일을 재워 만든 ‘과일청’이에요. 감기 걸렸을 때 유자청을 넣은 유자차, 속이 더부룩하거나 체했을 때 매실청으로 만든 매실차를 먹어본 적 있을 겁니다. 과일청은 카페·마트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집·공방에서 쉽게 만들 수도 있죠.

노주하(왼쪽)·목윤서 학생기자가 상큼하고 비타민C가 풍부한 제철 청귤로 청귤청을 만들었다.


하지만 과거에 청(淸)은 귀한 음식이었어요. 청은 과거 궁중에서 ‘꿀’을 이르던 말로, 과일이나 삼(蔘) 등 좋은 재료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 꿀이나 설탕에 재워 만든 음식이에요. 조선시대 꿀은 비싸고 귀해 상류층의 기호품이었고, 백성들은 구하기 어려운 꿀 대신 곡물의 녹말을 엿기름으로 당화시켜 농축한 인공 꿀인 ‘조청(造淸)’을 주로 사용해 청을 만들었죠. 개항 이후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꿀보다 가격이 싼 설탕을 사용하기 시작, 지금에 이르렀어요.

과일·허브·한약재·뿌리채소 등 다양한 청 중에서도 과일을 사용한 과일청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시 구로구에 있는 나오미테이블을 방문했어요. 임정현 대표가 노주하·목윤서 학생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답니다. “과일청은 만드는 과정이 쉬워요. 30분~1시간 정도면 500ml 과일청을 만들 수 있죠. 누군가에게 선물할 정도로 비주얼도 예뻐요. 그래서 어린 친구들과 직장인·연인이 하교·퇴근 후 단시간에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수제과일청 클래스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죠.”

과일청은 음료뿐만 아니라 샐러드드레싱 소스·그릭요거트 토핑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윤서 학생기자가 “과일청에 적합한 과일이 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시트러스(감귤류 과일) 계열의 상큼한 라임·레몬·자몽·청귤 등이 과일청에 잘 어울려요. 이 과일들은 평소 껍질째 먹기 힘든데, 청을 만들어서 과육뿐 아니라 껍질까지 숙성해 상큼한 맛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죠. 물론 딸기·키위·복숭아 등도 과일청으로 만들 수 있어요. 과일을 고를 때는 색이 선명하고, 겉은 단단하고 무게감 있는 게 좋아요. 꼭지가 떨어지거나 상처가 있는 건 피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청귤청’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청귤은 8~9월이 제철로, 인체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있어 피부 미용·노화 방지에 좋고 레몬보다 비타민C가 10배 이상 많아요. 10월에는 레몬·자몽이 제철인데, 잘 익은 제철 과일을 사용해야 떫은맛도 없고 과일청의 맛이 좋아요.

설탕은 다 녹을 때까지 국자로 저어주는데, 설탕량이 많으면 잘 섞은 뒤 재워두면서 과즙에 자연스럽게 녹도록 한다.


과일청을 만들 때 과일 조각(또는 슬라이스)·착즙·설탕을 넣는 방법이 있고, 착즙과 설탕, 과일 조각과 설탕만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요. “흔히 과일 조각 또는 착즙과 설탕을 1:1 비율로 많이 담가 먹어요. 그러면 설탕의 인공적인 단맛이 과일 맛보다 세게 느껴지죠. 집에서 만들 때 설탕량을 줄이고 싶다면 기호에 맞게 과일 조각 또는 착즙을 더 넣으면 돼요. 다만 설탕은 과일 조각·착즙 양의 합에 70~100% 사이에서 조절해야 설탕과 과일의 단맛이 잘 어우러져요.”

500ml 청귤청을 만들기 위해선 청귤 조각 300g, 청귤 착즙 150ml, 설탕은 두 개 합한 것의 70%인 300g을 넣습니다. 주하 학생기자가 “500ml 청귤청을 만드는 데 자른 청귤과 청귤 착즙을 합치면 450ml(g)밖에 안 돼요”라고 말했어요. “설탕이 녹는 양이 있고, 숙성시키면 과육에서 물이 나와요. 그래서 넘칠 수 있으니 50ml 정도는 남겨두는 게 좋아요.”

■ 청귤청 만들기 과정

1. 청귤과 도마·칼·믹싱볼·국자 등을 준비한다.

2. 청귤을 반 갈라 수동착즙기로 착즙한다.

3. 청귤 조각과 착즙을 믹싱볼에 넣는다.

4. 설탕을 넣고 다 녹을 때까지 잘 섞어준다.

먼저 청귤과 도마·칼·믹싱볼·국자·계량컵·저울·설탕·수동착즙기·깔때기를 준비하고 위생장갑을 착용합니다. 청귤은 과육이 살짝 보일 정도로 위와 아래를 가로로 잘라요. 칼을 다루기 서툰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임 대표가 팁을 줬죠. “슬라이스 하는 것보다 조각내는 게 편할 거예요. 청귤을 4등분 하고 또 한 번 반으로 잘라 총 8조각이 나오도록 해요. 그런 다음 조각마다 과육에 세로로 칼집을 내요. 과육을 둘러싼 얇은 막을 찢어 숙성했을 때 즙이 잘 나오기 위해서죠.”

그다음 청귤 세 개를 반으로 잘라 수동착즙기로 즙을 짭니다. 윤서 학생기자가 있는 힘껏 청귤을 수동착즙기에 누르고 돌렸죠. “벌써부터 상큼한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어요.” 주하 학생기자는 착즙을 계량컵에 넣었는데 150ml가 되지 않아 당황했죠. 임 대표가 “양이 적으면 청귤을 추가로 조각내거나 잘라서 착즙하면 돼요”라고 가르쳐줬어요.

소독한 병에 담은 과일청은 보통 2개월까지 냉장 보관할 수 있으며, 관리 상태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 두고 먹을 수 있다.


계량한 청귤 조각과 착즙, 설탕을 믹싱볼에 담아줍니다. 설탕이 녹을 때까지 국자로 젓는데, 바닥까지 싹싹 긁으며 저어야 설탕이 잘 녹죠. 재료의 양이 많으면 설탕을 완전히 다 녹이기 어려우니 재워두면서 자연스럽게 녹도록 해요. 설탕은 단맛과 윤기를 주고, 과일 수분을 흡수해 세균 번식도 막아 오래 숙성되게 해줘요. 또한 과일과 설탕을 섞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과일즙과 영양물질이 빠져나오죠. “지금 사용한 건 백설탕이 아니라 비정제원당이에요. 비정제원당은 사탕수수에서 설탕이 되는 성분(원당)을 추출해 화학적으로 정제(불순물 제거)하지 않고 수분을 증발시킨 겁니다. 당도는 일반 설탕보다 떨어지지만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아 원당에 들어있는 미네랄·마그네슘·비타민 등의 영양물질을 온전히 가지고 있죠.”

정제 과정을 거쳐 불순물과 영양물질은 사라지고 당분만 남은 설탕을 백설탕이라고 해요. 백설탕에 열을 가해 황색으로 변한 것은 황설탕, 캐러멜을 첨가한 것은 흑설탕이죠. 과일청의 단맛을 줄이고 영양을 챙기고 싶다면 비정제원당과 꿀을 사용하면 됩니다. 또는 자일로스 설탕을 써도 좋아요. 자일로스 설탕은 설탕에 목당(木糖)이라 불리는 자일로스가 10% 이내로 첨가된 것이에요. 자일로스가 설탕분해효소(수크라아제) 활성을 억제해 설탕이 몸에 흡수되는 걸 줄여주죠. 자일로스를 10% 이내로 넣는 건 더 많이 넣어도 흡수를 막는 차이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비정제원당과 자일로스 설탕은 제품에 따라 성분·당도가 달라 제품설명서를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걸 고르면 돼요.

설탕량을 줄여 과일청을 만들고 싶다면 기호에 맞게 과일 조각 또는 착즙을 더 넣으면 된다.

설탕을 다 녹였으면 병에 담습니다. 병은 플라스틱·유리·스테인리스 모두 괜찮아요. 깔때기를 이용해 청귤청을 한가득 담아 뚜껑을 닫고, 보관 기간과 과일청 이름을 써주면 완성이에요. “병은 사용하기 전에 한 번 삶거나 세척해 소독해줘요. 과일도 왁스나 농약 성분이 겉에 묻어있을 수 있어 과일청을 만들기 전에 깨끗이 씻는 게 좋죠. 과일청은 만든 날로부터 3일 이상 숙성 후에 먹고, 2개월까지 냉장 보관하는 걸 권유해요. 관리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죠. 단, 한 번 개봉하면 내용물과 산소가 만나 병의 마른 윗부분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 안 섞인 설탕이 잘 섞이고, 윗부분이 마르지 않게 자주 뒤집어주는 걸 반복하면 좋아요.”

임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청귤청뿐 아니라 과일청을 다양하게 활용할 팁을 줬어요. “과일청을 음료로만 즐기면 지겨울 수 있어요. 샐러드에 올리브 오일과 소금, 과일청 두세 숟가락을 넣어 드레싱 소스로 활용해봐요. 최근엔 그릭요거트에 과일청을 토핑으로 올려 먹는 게 인기랍니다. 맛있는 제철 과일로 맛을 낸 과일청은 설탕 종류·비율에 따라 건강하게 즐길 수 있고, 디저트·토핑·소스로 다양하게 쓸 수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집에 가서 샐러드에 한 번 넣어 먹어볼래요” “그릭요거트에 토핑으로 올리면 무슨 맛일지 궁금해요”라며 기대했습니다.

■ 제철 과일을 사용한 과일청

「 과일청은 제철에 나는 과일로 만들면 떫은맛도 없고, 당도 높은 과즙이 잘 우러나와 맛이 좋아요. 과일청에 쓰이는 과일의 제철 시기·효능·사용방법을 알아봐요.


청귤청
청귤은 제주에서 생산되며 8~9월이 제철이다. 피부 미용·노화 방지에 좋으며, 레몬보다 비타민C가 10배 이상 많다. 8월에 수확되는 청귤은 크기가 작고 신맛이 강하며, 9월에 나는 청귤은 과즙이 풍부하고 단맛을 낸다. 원하는 맛에 따라 수확 시기에 맞춰 청을 담근다.

레몬청
미국·스페인 등 해외에서 많이 수입되는 레몬은 7~10월에 맛이 좋다. 비타민C와 구연산이 풍부해 신맛이 강하다. 구연산은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다. 레몬은 너무 물렁물렁하지 않고 무게가 있으며, 껍질에서 향이 좋게 나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복숭아청
여름철 대표 과일 복숭아는 6~8월, 종류에 따라 길게는 10월까지 제철로, 수분·당분 함량이 높아 식욕 증진을 돕는다. 무르지 않고 단단한 복숭아를 사용하며, 껍질이 얇아 과육이 떨어지거나 뭉개질 수 있어 슬라이스가 아닌 조각을 내고 씨를 제거해 청을 만든다.

키위청
키위는 계절이 반대인 뉴질랜드에서 많이 수입된다. 뉴질랜드산은 5~8월, 제주산은 11~3월에 맛이 좋다.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고 면역력 증강 효과가 있다. 껍질을 벗기고 사용하며, 쉽게 물러져 잘게 자르거나 착즙만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평소 다양한 과일청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번 취재가 더욱 기다려졌죠. 청귤로 과일청을 만들었는데, 청귤 이외에도 다양한 과일로 청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한 과일청이 음료수뿐만 아니라 샐러드에 넣는 드레싱 소스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샐러드에 과일청을 넣어 먹어보고 싶어졌죠. 다음에는 청귤 말고 다른 과일로 과일청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만들기 과정이 어렵지 않아서 소중 친구들도 과일청을 쉽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노주하(인천 신정초 6) 학생기자

음료로 먹기만 해본 과일청을 직접 만들어봤어요. 임정현 대표님이 과일청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고, 만드는 방법과 주의사항도 가르쳐주셔서 이해가 잘 됐어요. 청귤은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과일청으로 만들어서 찬 물에 타 먹어보니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죠. 맛도 좋고, 비주얼도 예뻐서 오랫동안 보관하고 싶어졌어요. 또 과일청을 만들 기회가 생기면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목윤서(서울 고현초 6) 학생기자

글=박경희 기자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노주하(인천 신정초 6)·목윤서(서울 고현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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