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 소년 이승복+릴케 시 '이색 조합'

손영옥 2022. 10. 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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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활동하는 김성환(47) 작가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바라캇컨템포러리 갤러리에서 개인전 '밤의 기스'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 '표해록'으로 2021년 존 시몬 구겐하임 펠로십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작가가 한국에서 8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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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개인전 '밤의 기스'
영상작업 통해 인종·문화 등 되짚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성환 개인전 ‘밤의 기스’의 전시장 전경. 바라캇컨템포러리 제공


미국에서 활동하는 김성환(47) 작가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바라캇컨템포러리 갤러리에서 개인전 ‘밤의 기스’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 ‘표해록’으로 2021년 존 시몬 구겐하임 펠로십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작가가 한국에서 8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20여년에 걸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청와대 옆과 국제갤러리 옆 등 서로 떨어져 위치한 바라캇콘템포러리 2개관을 모두 할애했다. 전시에는 대표적 영상 작품인 ‘강냉이 그리고 뇌 씻기’(2010)와 ‘굴레, 사랑 전(前)’(2017년), 그리고 신작 드로잉을 선보인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몇 달 뒤 열린 미디어시티서울비엔날레의 커미션(주문 제작) 작품인 ‘강냉이∼’는 런던 테이트모던의 ‘더 탱크스’에서 전시하는 한국 첫 작가로 뽑혔을 때 가진 대규모 개인전에서도 선보였다. ‘굴레∼’는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으로 한국에서 선보이기는 처음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화령씨는 “근현대사, 사회구조, 관습, 교육제도 등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김 작가는 역사, 판타지, 소문, 정치와 문화를 엮어내고 설치와 비디오, 퍼포먼스, 음악, 빛 등 다양한 매체를 조합한 작품을 선보여왔다”고 소개했다.

‘강냉이∼’는 ‘나는 공산당이 싫다’고 말해 입이 찢기는 죽임을 당했다는 반공 소년 이승복 이야기를 소재로 반공 이데올로기를 다루면서도 이를 ‘시체 씻기’라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에서 딴 허구의 이야기와 결합시킴으로써 실제와 허구, 집단기억과 자전적 경험을 넘나드는 비선형적인 서사 구조를 만들어낸다. ‘굴레∼’는 미국에서 사는 교포 2세인 자신의 조카가 사춘기를 겪으며 느끼는 불안에서 영감을 얻었다. 탐미적이면서 성찰적인 영상으로 인종, 문화, 이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전시 제목 ‘밤의 기스’는 이처럼 어둠으로 인해 시각이 잠잠해지는 대신에 촉각과 후각 등 다른 감각이 살아나는 밤의 속성이 있고, 도자기를 구웠을 때 거미줄처럼 생기는 금(기스)처럼 관계를 확장하는 김성환 작가의 작품 성격을 은유한다. 작가는 뉴욕현대미술관(모마), 런던 테이트모던 등 해외 유수 기관에서 전시를 했다. 10월 30일까지.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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