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합 다음날 우크라 국기 꽂혔다..푸틴 굴욕, 핵버튼 누르나
우크라이나가 동부 전선의 핵심 요충지로 꼽히는 도네츠크주 리만을 지난 1일(현지시간) 탈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 대한 합병을 선언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할 것”이라고 공언한 지 하루 만이다. 굴욕을 맞본 푸틴 대통령이 반전을 위해 전술핵무기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1일 “(우크라이나군이) 리만 시내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자국 국기를 ‘리만’이라고 적힌 도시 표지판에 붙이는 영상을 올렸다. 러시아 국방부도 “포위 위협으로 더 유리한 전선으로 철수했다”며 패퇴를 인정했다. 로이터는 “(리만 탈환은)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하르키우 지역에서 반격에 성공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요충지 뺏긴 러시아, 매우 곤란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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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모 푸틴, 핵 단추 만지작, 흑해 투하 전망도”
리만 철수는 푸틴 대통령에겐 굴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돈바스와 자포리자, 헤르손 지역에 대한 병합 조약에 서명하며 ‘이 지역은 영원한 러시아 땅’이라고 선언한 지 몇 시간 만에 리만을 빼앗겼다“며 “우크라이나가 푸틴에게 굴욕을 안겼다”고 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정부 내에서 커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릴수록 상황 반전을 위해 푸틴 대통령이 극단적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도 일본에 핵무기를 2개나 썼다”며 핵무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병합 지역을 지킬 것이라 공언했다.
NYT는 “러시아군이 전투에서 고전할수록 푸틴은 협상 수단으로 약 2000기에 달하는 전술핵을 쓸 수 있다고 위협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전술핵을 멀리 떨어진 흑해 등지에 투하해 무력시위를 하거나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군 기지에 투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충복 중 한명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정부 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카디로프는 러시아군의 리만 철수를 비판하며 “국경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등 더 과감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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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자포리자 원전 소장 억류 “운영권 강탈 시도”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도 다시 위태로워졌다.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소장을 억류했기 때문이다. 원전 운영사인 에네르고아톰의페트로코닌 대표는 1일 “이호르 무라쇼우 자포리자 원전 소장이 전날 오후 러시아 순찰대에 붙잡혔다”며 “무라쇼우 소장을 억류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원전 운영권을 자국 원전기업 로사톰에 이양하도록 무라쇼우 소장을 압박할 것”이라며 “우리 직원에게도 로사톰에서 일하겠다는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3월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 점령 이후에도 원전 운영은 우크라이나 기업이 맡아 왔으나, 지난 8월 이후 원전 인근에서 포격전이 격화하면서 결국 지난달 가동이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도 지뢰 폭발로 인한 전력선 손상 등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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