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美옐런과 회담.."금융불안 심화시 유동성 공급 장치 실행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금융불안이 심화할 경우 유동성 공급을 위해 양국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 부총리는 옐런 장관은 전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경제 동향과 외환시장 협력,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러시아 원유가격 상한제 등을 논의했다.
양국 장관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에 의견을 같이했다. 러시아발 유럽 에너지 위기, 신흥국 부채 지속가능성 문제 등 추가 하방리스크도 잠재하는 상황에서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추 부총리는 "긴축적인 글로벌 금융여건이 우리 경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양국이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외환시장 관련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장관은 최근 달러·원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도 한국 경제는 양호한 외화유동성 상황,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에 힘입어 여전히 견조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유동성 경색 확산으로 금융 불안이 심화하는 등 필요한 경우에는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기재부가 전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옐런 장관에게 보낸 서한 내용을 상기시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줘 한국 전기차 업계와 국회 등을 중심으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달했다.
양국 장관은 러시아 원유가격 상한제 진행상황, 녹색기후기금(GCF)을 통한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 세계은행의 팬데믹 대응 금융중개기금(FIF)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물가안정, 기후·보건 이슈 대응에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뜻을 같이했다.
이번 컨퍼런스콜은 미국 재무부 요청으로 성사됐다. 추 부총리 취임 이후 한미 재무장관 간 공식 만남은 이번이 4번째다. 추 부총리는 "한미 재무당국 간 수시로 현안을 논의하는 자체가 굳건한 한미 협력관계를 방증한다"며 "양국이 양자(한미 자유무역협정)와 다자(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협력기반을 토대로 경제협력을 심화,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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