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글을 풀어가야 하는지..

유영대 2022. 9. 3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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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저자이자 '스토리 셰프'로 알려진 봉은희(남양주 하늘가족교회 집사·사진) 작가가 '맛있는 글쓰기 레시피'(벗나래, 165쪽)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의 부제는 '30년간 글쓰기를 통해 숱한 이야기 밥상을 차려낸'이다.

봉 작가는 이 책 서문에서 "글쓰기는 생각의 힘을 키우고 논리력을 키우는 최고의 공부"라며 "이제 막 글을 앞섬을 풀어헤치기 시작했거나 글의 옷길을 여미는 중인 예비 저자들과 이 고임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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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셰프' 봉은희 작가 '맛있는 글쓰기 레시피' 출간
'이야기 요리사'가 펴낸 글쓰기 가이드


평생 글쓰기로 밥을 벌어온 사람. 평범한 이들의 ‘비범한’ 삶의 이야기 재료들을 고르고 다듬어 한 권의 책으로 편찬해 온 ‘스토리 셰프’ 봉은희(사진) 작가.

그가 36년째 글쓰기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압축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스토리 셰프 봉작가의 맛있는 글쓰기 레시피’(벗나래)가 그것이다.


“6년 남짓 방치해뒀던 블로그에 올해 초부터 글쓰기 관련 포스팅을 다시 이어갔어요. 이 글을 애정하며 기리는 독자들과 주변 몇 분이 책을 내보라며 권면하더라고요. 저는 글쓰기 책이나 여타의 자기계발서는 더 이상 내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저 아니어도 이 분야의 집필자는 차고 넘치니까. 한데 어느 분의 핀잔이 뇌리에 스몄지요. 책 쓰기 전도사가 자기 책 내는 데 소극적인 게 말이 되냐고….”

이야기 주방장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표지 디자인에 165쪽 분량의 아담한 사이즈의 책이다. 본문 또한 시집처럼 느슨하게 편집해 읽기에 부담이 없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 결코 부족하거나 밀리지 않는다. 이 책은 자기만의 저서를 희망하는 이들을 위해 쓰였다.

어떤 마음자세로 글을 써야 하는지, 무엇을 쓰는 게 본인을 위한 글쓰기가 되는지, 어떻게 글을 풀어가야 하는지….

수많은 사람의 책 발간을 돕고 지도하며 얻은 노하우를 상세하게 녹여 질 높은 글쓰기 가이드를 제공한다.


탄탄한 글쓰기 이론은 물론, 쉽고 재미있게 감성까지 담아 엮어낸 문장이 가슴을 두드린다.

대개 글쓰기 안내서와 자기 계발서는 저자의 역량을 보여주거나, 독자와 별개인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저자의 구체적 조언이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특히 글쓰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 글쓰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에게 자기 얘기로 다가올 만치 개개인의 글쓰기에 구체적인 영향을 준다.

이는 그가 오랜 세월 글 밥을 먹으며 살아온 이력 위에, 다른 이의 책 출간을 돕는 북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뭇 삶의 생애가 담긴 원고지에 첨삭과 윤문 작업을 꾸준히 해 온 덕분이다.

“글 쓰는 직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30대가 되기 전엔 자기 삶의 경험이 쌓여야 책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40대 즈음 버젓이 내놓을 만한 제 책은 없으면서 매 번 다른 사람의 책을 써주며 살아가는 내 모습이 부끄럽게 여겨졌죠. 한데 50대가 지나고 나니, 제게 허용된 삶이 어렴풋이나마 보이는 거예요. 제 생애 가운데 가장 오래 해온 일이 글쓰기인데, 이 경험을 살려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바라시는 것 같았어요. 뒤늦게 그걸 안 것이죠.”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봉 작가는 졸업 후 여성잡지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 딛었다.

이후 언론·출판·기업홍보 등 미디어 분야에서 글쓰기로 생업을 이어갔다.

삽화=국민일보 그림창고.


뒤늦게 상담 및 교육 분야에 들어와 인간의 다양한 감성 심리와 조직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익혔다.

이런 인문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지자체·교육기관 등에서 글쓰기와 책 쓰기 강연을 해왔다.

개인과 기관 등으로부터 의뢰 받은 책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한 지방자치단체에선 10년간 자서전 작가과정을 맡아 진행했다.

“마흔이 지나 상담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우연히 강의를 하게 됐어요. ‘나만이 잘할 수 있는 강의 아이템이 뭘까’ 궁리하다 CEO의 책 쓰기, 자서전 쓰기, 실용문 쓰기로 잡았지요. 의외로 책을 쓰려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책 내는 걸 전문적으로 도와줄 강사들은 별로 없더라고요.”

그는 예비 저자를 대상으로 1~2일 ‘책 쓰기 심화과정’을 열었다. 그런데 수강생들은 막상 혼자 집필하는 데 대부분 어려움을 겪었다. 책이 나오기까지 곁에서 ‘산파’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단 걸 알게 됐다.

“사실 글을 안 쓰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하지만 책 한 권을 내는 것과 단편적인 글 한 편을 쓰는 것은 차원이 달라요. 지구력과 집중력이 요구되죠. 진득하게 앉아있는 엉덩이 힘까지. 상당히 긴 호흡이 필요하죠.”

그에 따르면 책을 쓰려는 분들은 대개 자기 전공분야가 확실하거나 살아온 인생여정이 묵직해 세상에 할 말이 있는 분들이다. 본인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어려워하는 그들을 위해 개발한 책 쓰기 프로그램이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총 20주간의 ‘북코칭 마스터 과정’이다.

“매주 한 차례씩 수업(3H)이 이뤄지는데, 교육생들은 베껴 쓰기와 자기 글 두 편 이상을 과제로 수행해야 합니다. 글쓰기 이론교육과 함께 각자의 글에 대해 피드백을 해줘요. 글쓰기 소재도 스스로 발굴하고 책의 구성과 전반적 기획, 출판사 접촉에 이르기까지 개인별 코칭과 첨삭지도를 통해 자신의 특성이나 브랜드를 살린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전 과정을 함께 합니다. 자연스레 감성 글쓰기 능력과 스토리텔링 감각을 익히게 되지요.”

그들 가운데는 기업과 공직 기관에 강사로 출강을 하고, 문인의 길을 걷는 사람도 여럿이다. 어떤 이는 제2, 제3의 출간을 통해 저명한 강사로 등극하거나, 해외까지 지경이 넓혀졌다.

현역 시절보다 은퇴 후 더 활발한 노후를 맞이하고 있는 것. 이러한 토대는 자신만의 경험과 전문 분야를 담은 책을 펴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이렇듯 기자와 작가의 삶에서 한 발 더 걸어 나와 개인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다양한 이야기 재료들을 끄집어내어 맛깔나게 요리하는 주방장 역할을 10여년 이어왔다. 유명 셰프가 명품 요리로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그녀는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로 승부한다.

“전에 어느 분이 제게 그러더군요.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기 책을 내기에 바쁜데, 선생님은 평범한 사람의 책을 내주는 일에 더 열심이어서 귀하다’고….”

자칫 넋두리에 그칠 수도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을 치유의 시간으로 바꿔 놓으면서, 독자들에겐 풍성한 이야기 밥상을 차려내는 ‘스토리 셰프 대한민국 1호’.

그는 “단순히 글쓰기를 지도해온 강사로서가 아닌, 숱하게 많은 이들의 글이 책으로 나오도록 총체적 연출을 맡아온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사유가 녹여져 있는 글과 만나보자. 36년 글쓰기 현장을 지켜온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가 오롯이 담겨 있어, 책을 쓰려는 예비 작가들에게 유용한 교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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