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석열, 닉슨과 너무 닮았다"..정청래는 개에도 빗댔다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당내 ‘윤석열 외교참사·거짓말 대책위’를 발족시키며 윤석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윤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불거진 ‘외교 참사’ 논란의 본질을 ‘대통령의 거짓말’로 규정해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까지 이어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정쟁(政爭)에 오래 매몰되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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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尹 사과 거듭 요구…이재명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한 발언에 대해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이 해명을 이 대표는 재차 거짓말로 규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진상을 규명하는 첫 번째 일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이와 다르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기억 못 하는데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대체 상식에 부합하는 말인지 의문이 든다”며 윤 대통령을 거듭 비판했다.
전날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주도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의회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이번 국회의 결정 사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대국민 사과도 외교라인 쇄신도 없이 그냥 뭉개고 가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尹을 닉슨·개에 빗댄 민주…與 “저급한 비유, 부메랑 될 것”
이날 민주당 최고위에선 윤 대통령을 ‘워터게이트 사건’ 관련 거짓말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나 개에 빗대는 발언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닉슨 대통령이 미 의회를 모욕하고, 그것을 가리기 위해서 거듭된 거짓말을 했고, 마지막에 닉슨은 언론사 세무조사까지 들어갔다. 닉슨과 윤석열, 닮아도 닮아도 너무 닮았다”고 말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임기 도중 하야한 유일한 대통령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 윤 대통령이 ‘절대 여러분께 거짓말하지 않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음성을 재생하며 “약속이 헌신짝처럼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견역수일견폐(萬犬亦隨一犬吠·한 마리 개를 따라 온 동네 개가 다 짖네)‘라는 한시(漢時) 구절을 읊은 뒤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 마시고 윤 대통령은 하루빨리 대국민 사과를 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층 높아진 민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도를 넘는 저급한 비유로, 수준 낮은 공세는 민주당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라며 반발했다. 이 대표의 "욕하지 않았나"발언에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과거 '형수 욕설'논란을 상기시키며 "이 발언을 하면서 이 대표 스스로 낯이 뜨겁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후안무치'하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이재명 지도부의 공격 일변도 전략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당 내 핵심 의원은 “강 대 강 대치가 길어지면 결국 민주당 지지율도 박스권에 갇히게 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정쟁에서 민생으로 이슈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의 관계자는 “해임건의안 가결부터 수위 높은 대응·발언이 누적되면, 역으로 야당이 윤 대통령에게 출구를 마련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 대통령실 이전 비용 재점화…국정감사 연동 전략
당 일각의 우려에도 이날 민주당은 각종 기구를 통해 윤 대통령 관련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열린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 회의에선 대통령실 이전 및 청와대 개방 비용이 최소 1조794억8천700만원에 달할 거란 주장이 나왔다. 한병도 단장은 지금까지 확인된 예산안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윤 대통령은 496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장담했으나, 앞으로 쓰일 국민 혈세가 약 1조원에 달한다. 지금이라도 청와대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엔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거짓말 대책위’ 발족식도 열고 ▶윤 대통령 욕설 사과 ▶박진 장관 자진사퇴▶대통령실 참모의 책임 문제 등을 재차 요구했다. 고민정 대책위원장은 “‘죄송합니다’ 다섯 글자를 입 밖으로 내는 게 이토록 어렵나”라며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외교 참사의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국정감사에서 스스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엔 대통령실 소관 업무를 하는 국회 운영위원회를 포함해, 외교통일·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4곳 상임위 간사들이 참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외교 참사 논란을 국정감사 이슈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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