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백신도 안 맞는데..국산 백신 판로는

한성주 2022. 9.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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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샘플.   쿠키뉴스 자료사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2가 백신 접종 예약이 한참인 가운데 국산 백신이 적합한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0시 기준 2가 백신을 활용한 동절기 추가접종 사전예약에 10만2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27일부터 동절기 재유행에 대비해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사전예약을 개시했다. 국내에서 기존 백신이 아닌, 2가 백신을 활용한 접종이 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도입된 2가 백신은 모더나의 제품이 유일하며, 정부는 화이자의 2가 백신도 도입을 위해 허가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2가 백신을 도입하면서 초기와 달리 변이를 거듭한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는 기대를 표했다. 기존 백신은 최초 확산한 우한주를 겨냥해 개발됐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감소한 상황이다. 다만 2가 백신 접종 대상은 정작 반응이 미지근하다. 현재 2가 백신 접종 대상은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종사자, 60세 이상 고령층 등 건강취약계층 등 총 3958만2298명이다. 

사전예약이 시작된 27일 당시 접종 의사를 밝힌 예약자는 총 4만4142명(당일 오후 5시 집계)에 그쳤다. 이날까지 10만1949명이 예약했지만, 이는 전체 대상자 3958만2298명 대비 0.3%에 해당한다. 60세 이상 고령층 대상자의 경우 1141만1957명 중 10만1180명이 예약해 예약률이 0.9%로 다소 높았다. 하지만 전체 대상자의 과반에 해당하는 60세 미만 연령대에서는 2817만341명 중 769명만 접종을 예약해, 예약률이 0.002%에 불과했다.

2가 백신은 물론, 국산 백신도 수요는 미미한 상황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1·2차 기본접종뿐 아니라, 이후의 추가 접종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스카이코비원은 기존의 우한주에 기반해 개발됐지만, 합성항원(유전자재조합) 백신이기 때문에 mRNA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이들이 추가 접종을 희망할 경우 활용된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2가 백신은 모두 mRNA 백신이다.

이날까지 스카이코비원은 국내에서 누적 316명이 접종했다. 1차 접종이 107명, 3차가 41명, 4차는 168명이다. 2차 접종자는 없다. 예약자의 경우 누적 1091명이다. 1차와 2차가 각각 170명, 3차 128명, 4차 623명이 예약했다. 

국내에서는 3·4차 접종 시 2가 백신을 활용하고, 1·2차 접종에서는 기존 백신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서 스카이코비원을 접종할 수 있는 인구는 아직까지 1·2차 기본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3·4차 추가 접종을 희망하면서도 mRNA 백신은 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참고로 국내 인구의 1·2차 접종률은 87.9%, 87.1%에 달한다.

당장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스카이코비원을 허가한 의약품 당국은 아직까지 국내 식약처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들어온 모더나, 화이자,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은 모두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에서 승인을 받았다. 특히 WHO 승인이 없으면 백신 분배 창구로 기능하는 국제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물량을 공급할 수 없다.

정부는 스카이코비원의 수출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각국의 정부에서 유효한 백신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체로 WHO에서 긴급사용승인 목록에 등재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WHO에 등재를 신청하고 현재 심사를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부도 각국에서 스카이코비원의 유효 백신 인정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사의 스카이코비원 백신의 임상 결과와 안전성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필요성을 인정해 사용을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WHO측 긴급사용승인 목록 등재는 자국 의약품 당국의 허가를 얻은 제품이라면 기본적으로 신청 조건이 만족되는 것이고,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평가해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며 “이달 초 등재를 신청했기 때문에 아직 심사 중에 있고, 결과가 나오는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외 각국 의약품 당국 허가와 관련해서는 “WHO와 별개로 유럽 EMA와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미국 FDA의 경우 아직까지 구체적인 신청 계획은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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