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안정 기대감 '뚝' 글로벌 경제 여전히 불안

명순영 2022. 9. 30.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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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3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덮치며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 3대 지수 모두 코로나 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하루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 ‘울트라 스탭’?…불안할 땐 배당주가 안전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추락하다 지난 9월6일 이후 반등하던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일주일 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S&P 500 기업 가운데 490곳 이상의 주가가 떨어졌을 만큼 하락세가 광범위했다.

반등하던 미 증시를 끌어내린 요인은 역시 ‘인플레이션’이다. 개장 직전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 지난 8월 CPI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보다 8.3% 올라 시장 전망치(8%)를 크게 상회했다. 투자자에게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오래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러자 미국이 금리를 크게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은 쏙 들어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기준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8월 CPI 발표 후 9월 0.5%포인트 금리인상 기대를 접고, 자이언트 스탭(0.75%포인트)이나 울트라 스탭(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견고한지, 연준 대응 규모가 얼마나 될지를 시장은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며 9월 기준금리 인상폭 전망치를 1%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지자 다시 ‘안정’이 투자의 키워드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배당주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 배당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특히 국내 기업이 배당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라 투자 유인이 강하다. 과거 국내 기업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기업에 비해 배당에 인색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힘을 쏟는 상장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중 배당을 실시한 곳은 2020년 529곳에서 2021년 556곳으로 늘었다. 이 중 92.4%에 해당하는 514개 법인이 2년 연속 배당을 지급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이 실시한 배당 총액도 2020년 20조395억 원에서 2021년 26조2000억 원으로 30.5% 증가했다. CJ제일제당, JB금융지주 등 중간배당을 도입하는 회사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배당주에 투자할 때 배당수익률, 주당배당금(DPS)과 더불어 실적 성장 여부를 꼭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배당은 당기순이익을 재원으로 이뤄진다. 순이익이 감소하면 배당 규모가 감소할 확률이 높다. 아예 배당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하면 배당수익보다 평가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배당수익률 예상치를 제시한 종목 중 예상 배당수익률(9월13일 종가 기준)이 높고 순이익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상당수는 금융주다. DGB금융지주(9.44%)와 JB금융지주(9.39%), BNK금융지주(9.3%), 우리금융지주(9.17%)가 9%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은행(8.32%)과 하나금융지주(8.19%), 신한지주(6.72%), KB금융(6.64%) 또한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에너지 기업 중에도 고배당수익률, 순이익 성장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많다. 한국가스공사(7.2%),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7.06%), GS(6.35%)가 여기에 해당된다.

개별 종목 선별이 어렵다면 배당주 펀드나 ETF를 매입하는 선택지가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배당주 펀드 설정액은 3122억 원 늘었다(9월13일 기준).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 ‘베어링 고배당 플러스’, ‘베어링 고배당’ 등에 투자금이 집중됐다.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KOSEF 미국방어배당성장나스닥’이 돋보인다. 6개월 수익률 13.81%로 배당주 펀드·ETF 중 가장 높다. 1년 수익률은 23.21%다. 이 상품은 ‘나스닥 미국 저변동성 배당성취자(Nasdaq U.S. Low Volatility Dividend Achievers)’ 지수를 따른다. 미국에 상장된 대형주 중 최근 1년간 변동성이 낮았던 섹터에 속하고 최소 10년 연속 배당을 늘린 종목을 선별해 담는다.

[글 명순영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48호 (22.10.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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