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걸 스포츠에서 배웠다" 제이슨 존슨 감독
제19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출품.."'오징어 게임' '사랑의 불시착' 재미"
전직 프로 미식축구 선수, 다큐멘터리 제작자 겸 감독, 호텔 공동소유자, 스포츠 기술 기업 공동설립자, 국제 긴급구호 기구 파트너…. 2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SIAFF)에 다큐 ‘마치 온 워싱턴&오픈 암’을 출품한 제이슨 존슨(43) 감독의 특이하고 다양한 이력이다. 존슨 감독은 30일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스포츠에서 배운 팀워크 근면 규율이 그 바탕”이라고 했다.
영화 제작 경력은 애리조나대 재학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는 “나는 애리조나대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했는데 당시 스포츠 TV인 ESPN이 우리 팀에 대한 다큐를 만들기 위해 한 시즌 동안 우리를 촬영했다”며 “그 기회를 통해 나는 촬영부터 편집, 스토리텔링을 배우는 ‘인턴십’을 경험했다”고 했다. 쿼터백이었던 그는 2001년 팀의 온갖 기록을 깨뜨리면서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우디 헤이스상을 거머줬다.
존슨 감독은 선수로 활약하면서 영화제작사를 설립했다. ‘제이슨 라이언 크레이티브’의 출발이다. “스포츠와 영화에 대한 내 열정을 모아 스포츠 전문 다큐 제작사를 만들었다”며 “이 일은 여러 사람을 연결시키는 것인데 나는 운 좋게도 운동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게다가 나는 실제 선수였기 때문에 스포츠 다큐멘터리 영화에 진심을 담을 수 있었다”고 했다.
스포츠에서 배운 것들은 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존슨 감독은 “선수로 뛰면서 배운 팀워크 근면 규율을 영화 제작이나 호텔 사업 등에도 적용했고 성공했다”고 했다. 최근 2년간 ESPN 프로그램만 6개를 제작했고 그동안 나이키 아우디 쉐보레 등의 영상물을 만들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CBS, FOX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2020년 단편다큐 부문에서 최우수 스포츠 에미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그가 낸 작품은 스포츠 분야가 아니다. ‘오픈 암(Open Arms)’은 자원봉사자로 나선 스페인 NBA 선수가 지중해를 건너는 아프리카 난민을 구출하는 내용이다. 존슨 감독은 “오픈 암에 나온 난민은 놀라운 신앙을 보여줬다. 그녀는 홀로 바다 한가운데 남겨졌을 때 찬송을 부르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우리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거기에 있었다. 그건 기적이었다”고 감탄했다.
‘마치 온 워싱턴(March on Washington)’은 워싱턴에서 1963년부터 2020년 여름까지 있었던 미국의 흑인 민권 운동을 담고 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평등을 위해 용감하게 행진해 왔는지 알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 긴급구호 기구 메데어(Medair)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인도주의 정신을 담은 다큐 제작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신앙이 있다. “나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다녔다. 그러나 이럴 경우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모두 멈춰서서 우리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들었기 때문에 행하는지 아니면 실제 내 마음으로 그렇게 하는지. 15살쯤 되었을 때 나는 정말 크리스천이 되고 싶었고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스스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의 믿음은 삶의 여러 고비에서 힘이 됐다. “선수 생활을 마쳤을 때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 줄곧 선수로 살았던 나는 늘 내가 선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는 게 힘들었다. 이걸 극복하는 데 신앙이 도움이 됐다. 왜냐하면 내 정체성이 하나님 안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분이 거기 계시다는 것이다. 이 믿음 때문에 나는 다시 설 수 있었다”고 했다.
믿음은 그가 하는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신앙이 있기 때문에 모든 일에 사랑으로 접근한다. 나는 항상 세상에서 또는 사람들에서 선(Good)을 찾는다. 내 영화의 목표는 단순히 재미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나는 때때로 기독교적 맥락에서 일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내 작업을 보고 그것이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면 좋을지 물었다.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에 더 집중해야 한다. 미국에서 종교가 정치화됐다. 갈등과 논쟁의 근원이 된다. 우리가 차이에 집중하지 말고 사랑으로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열정이 많다. “영화 제작자로서 계속 성장하면서 미래에 더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또 계속 여행을 하고 전 세계에서 관계를 만들어 가길 원한다”고 했다.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오징어 게임은 나도 좋아했는데 강렬한 상황에 캐릭터를 배치했다. 에미상을 받을 만 했다. ‘사랑의 불시착’도 매우 재밌었다”고 했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을 물었다. 사진가이기도 한 그의 답변은 이랬다. “일출과 일몰 시간인 ‘매직 아워’를 좋아한다. 빛은 가장 극적이다. 모든 것이 다채롭고 따뜻하다. 하루 종일 이랬으면 좋겠다!” 부인 크리스틴과 사이에 5세 아들 잭슨을 두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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