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LIST | 꽃으로 물든 산사의 가을..꽃 구경, 절 구경 가을이 좋다

2022. 9. 3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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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 아래 지천으로 피어 한들거리는 가을꽃의 장관은 지친 일상의 피로를 단숨에 날려버리게 만든다. 지금 고즈넉한 산사로 가면 바로 그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열정적인 꽃무릇과 소박한 구절초, 그리고 청초한 개미취가 만발한 산사의 가을. 그 속에서 누리는 평온은 또 어떨까.

▶선운사 꽃무릇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동백으로 유명한 선운사의 가을엔 꽃무릇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이 역시 동백처럼 붉디붉은 꽃으로 선운사의 가을을 온통 붉게 물들인다. 선운사 매표소 앞 개울가에서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에 이르는 숲길 곳곳에 군락을 이루며 피어나는 꽃무릇은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장관을 연출한다. 또한 꽃무릇은 ‘화엽불상견 상사초’라는 표현처럼 서로 만나지 못하는 애달픈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다. 한 뿌리이면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그래서 상사화랑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두 꽃은 엄연히 다르다. 꽃무릇은 선홍빛 붉은 꽃으로 9월 하순에 피고, 상사화는 연보라 혹은 노란 빛깔의 꽃으로 7~8월경에 핀다. 가녀린 듯한 자태와는 달리 뿌리에 코끼리도 쓰러뜨릴 만큼 강한 독을 가지고 있다는 꽃무릇은 단청이나 탱화를 오래 보존하기 위한 재료로 사찰 주변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선운사의 꽃무릇은 9월 말에 만개해 10월 초순까지 그 화려한 자태를 볼 수 있다.

위치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영평사 구절초

구절초는 우리나라의 산이나 들, 양지바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흔히 들국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들국화의 일종이기도 하다. 꽃말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모습의 구절초는 고즈넉한 산사와도 잘 어울리는 꽃이다. 그 가운데 세종시에 있는 영평사는 해마다 가을이면 구절초가 산사 전체를 뒤엎을 정도로 피어 그 장관을 보기 위해 찾는 여행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사찰 입구부터 도량 전체를 덮고 장군산 자락까지 펼쳐져 있는 구절초 꽃밭은 크기만 해도 약 3만 평(약 10만㎡)에 이른다. 이곳의 구절초는 주지스님이 30여 년 전부터 심고 가꿔서 일군 것으로 산사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꽃밭은 영평사의 대표 이미지가 됐다. 영평사 주지인 환성스님은 구절초를 두고 “아름답되 요염하지 않으며, 소박하되 고결한 멋이 숨 쉬는 보살과도 같은 꽃”이라 표현했다. 해마다 구절초가 만개할 때 펼쳐지는 ‘영평사 구절초축제’는 올해도 변함없이 10월3일까지 펼쳐진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산사음악회와 각종 전시, 체험 행사가 열린다.

위치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 영평사길 124

▶봉천사 개미취

문경에 있는 월방산은 해발이 360m로 그리 높지 않은 작은 산이지만 뛰어난 경치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이곳은 일출 명소로 유명하며, 최근엔 봉천사 개미취 때문에 핫플로 떠올랐다. 월봉산 중턱에 있는 봉천사는 규모가 아주 작은 사찰이지만 도량 곳곳에 화려하게 피어난 개미취를 보러 사진작가들이 찾는 성지가 됐다. 연보라색의 여러해살이 식물인 개미취는 꽃대에 개미가 붙어 있는 것처럼 작은 털이 있어서 지어진 이름인데, 잎새가 갈라진 모양의 꽃은 마치 별처럼 아름답다. 작고 소박한 절 봉천사와 그 주변에 널려있는 너럭바위들, 그 사이로 키가 1m는 족히 넘는 개미취가 군락을 이룬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개미취 군락은 주지인 지정스님이 10포기의 야생화를 갖고 직접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천사 주변에는 수령이 200년 이성 된 소나무가 100여 그루나 되고, 수백 개의 너럭바위들이 널려 있어 개미취가 만발하는 가을이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봉천사에서는 10월3일까지 ‘개미취 야생화축제’가 연다. 입장료로 개미취 꽃 한 다발을 구입하면 되는데 그게 그리 아깝지 않다.

위치 경북 문경시 호계면 봉서2길 201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선운사, 영평사, 문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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