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패닉, 커지는 '이창용 실기론'

김경택 2022. 9. 3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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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뒤늦게 바꾸는 바람에 금융시장 충격을 키웠다는 '실기론'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상한다는 '베이비 스텝' 메시지만 띄우다가 환율 방어 대신 한·미 기준금리 역전 허용이라는 시그널만 시장에 확산시켰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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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스텝' 기조 뒤늦게 바꿔
한·미 기준금리 역전 심화 지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뒤늦게 바꾸는 바람에 금융시장 충격을 키웠다는 ‘실기론’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상한다는 ‘베이비 스텝’ 메시지만 띄우다가 환율 방어 대신 한·미 기준금리 역전 허용이라는 시그널만 시장에 확산시켰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금융시장은 패닉 수준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총재의 기준금리 점진적 인상 기조는 지난 7월 13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나왔다. 이후 한은이 8월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 결정을 내린 뒤에도 이 기조는 유지됐다.

미국의 공격적 긴축이 가속화되던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과 관련해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 결정 때 예상했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점진적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 당시는 미국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던 때였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자신의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통화정책방향 사전 안내)’를 고수했다.

그런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 총재는 방향을 틀었다. 이 총재는 지난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후 “0.25% 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예상 범위 내인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인데도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 셈이다.

금융시장 안팎에선 한발 늦은 기조 변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올해 남은 10·11월 두 차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잇따라 0.5% 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이미 0.75% 포인트 차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차를 따라가기 어려워졌다.

이미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입었다. 이 총재가 베이비 스텝 기조를 처음 밝힌 7월 13일부터 9월 29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32원이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328.61에서 2170.93으로 157.68포인트 주저앉았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한국 중앙은행은 ‘나이브’한 메시지만 붙잡고 있다가 위기를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한은 총재의 결정적 실책은 물가 안정 메시지 대신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용인하는 발언만 계속 강조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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