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보다 살벌하다, 좀비가 점령한 테마파크

백종현 2022. 9. 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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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처럼 꾸미고 좀비와 기념사진을 남긴다. 핼러윈 문화를 즐기는 MZ세대가 늘면서, 핼러윈 테마의 다양한 콘텐트와 공간을 갖춘 테마파크가 주목 받고 있다. [사진 롯데월드]

핼러윈 시즌이 돌아왔다. ‘축제 아닌 상술’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새로운 놀이 문화’로 받아들이는 젊은 층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핼러윈이 ‘MZ세대의 명절’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업계에서도 다양한 핼러윈 상품을 쏟아내는 중이다. ‘핼러윈 마케팅’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는 장소는 테마파크다. 롯데월드·에버랜드·레고랜드 등은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한 달여 앞두고 진즉 축제를 시작했다.

튀어야 산다

호러 영화 분위기의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오징어 게임’ 미술감독이 디자인했다. [사진 에버랜드]

테마파크가 MZ세대를 위한 핼러윈 놀이터로 자리매김한 배경은 명확하다. 핼러윈 테마로 연출한 공간들,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 분장실과 의상실 등 즐길 거리가 집약된 공간이어서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핼러윈 축제를 시작한 2016년 이후 동기간 입장객이 30% 이상 증가했다.

양대 테마파크 모두 핼러윈 시즌이면 환골탈태 수준으로 달라진다. 이를테면 롯데월드 매직 캐슬은 밤새 핏빛 조명을 뒤집어쓰고, 에버랜드 티익스프레스는 좀비를 피해 달리는 급행열차로 콘셉트를 바꾸는 식이다. 대표 캐릭터들도 핼러윈 복장을 입고 퍼레이드에 나선다.

공연도 무시무시하게 바뀐다. 에버랜드의 ‘크레이지 좀비헌트’, 롯데월드의 ‘좀비어택’ 모두 좀비로 분장한 댄서의 공포스러운 퍼포먼스가 핵심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실감 나는 좀비 연기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불을 꺼놓고 연습해오고 있다”고 말한다.

핼러윈 파티에 분장이 빠질 수 없다.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모두 핼러윈 시즌 전문 분장 팀을 동원해 손님을 맞는다. 여성은 핏빛 아이 메이크업을 강조하는 뱀파이어 스타일, 남성은 얼굴에 상처를 그리는 좀비 스타일이 대세다. 의상 대여실과 기념품 가게도 특수를 누린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호박 소품을 단 머리띠와 모자 등의 판매율이 높단다.

롯데월드의 경우 해골 모양의 계란 프라이를 올린 김치볶음밥, 미라 모양의 핫도그를 내놓고 있다. 하루 평균 600개가 팔리는 최고 인기 아이템은 혈액백 모양의 투명 포장재에 핏빛 음료를 담아 파는 ‘블러드에이드’다.

무서워야 산다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에버랜드는 11월 20일까지 80일간, 롯데월드는 11월 13일까지 73일간 축제를 벌인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 2년간은 행사를 대폭 축소해 진행했지만, 올해는 총력전 양상이다. 롯데월드는 야외에서만 축제를 벌여오다, 올가을 처음 실내까지 ‘호러존’을 넓혔다. 좀비를 피해 감옥을 탈출하는 어트랙션 ‘좀비프리즌’이 대표 시설이다.

에버랜드는 기존 알파인 빌리지 전체를 ‘좀비가 창궐한 도시’라는 테마의 ‘블러드시티’로 단장했다. 탈선한 기차와 철로, 음산한 분위기의 터널 등 가위 공포영화 세트장 못지않은 스케일을 자랑하는데, 최근 에미상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상을 받은 ‘오징어 게임’ 채경선 미술감독의 작품이다. 열차 두 량을 좀비들에게 파괴된 공간으로 연출하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렸단다.

좀비가 출몰하는 시간대를 알아두면좋다.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모두 야간 좀비 공연 후, 배우들이 관중 속으로 들어가 포토타임을 갖는다.

레고랜드는 아기자기한 이벤트와 핼러윈 테마의 레고 조형물에 초점을 뒀다. [사진 레고랜드]

지난 5월 개장한 레고랜드도 첫 번째 핼러윈 축제(10월31일까지)를 진행 중이다. 주 타깃이 만 2∼12세의 어린이인 만큼 스릴보다는 아기자기한 이벤트와 볼거리에 초점을 뒀다. 레고 브릭 6만여 개로 제작한 대형 호박 모형이 포토존으로 통한다. 핼러윈 복장을 한 어린이는 뷔페 레스토랑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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