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만 가구 전력 끊겼다..초강력 허리케인 '이언' 美플로리다 상륙
초강력 허리케인 ‘이언(Ian)’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州)를 강타했다. 상륙 당시 최고 시속 241㎞의 강풍을 동반한 이언의 위력에 플로리다의 여러 해안 도시가 물에 잠기고 220만여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AP통신·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분경(한국시간 29일 오전 4시) 허리케인 이언은 플로리다 서부 해안 포트 마이어스 인근의 섬 카요 코스타에 상륙했다. 쿠바에서 북상할 당시 3등급이던 이언은 따뜻한 멕시코만을 지나며 위력을 키웠고, 플로리다 상륙 때는 4등급으로 강력해졌다.
허리케인의 등급은 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고, 숫자가 클수록 위력이 커진다. 3등급부터는 메이저급 허리케인으로 불린다.
플로리다 전역에서는 강풍과 폭우 피해가 속출했다. 남서부 해안지역 일부에선 해수면이 5.5m까지 상승했고 시간당 6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지역 10개 카운티에서는 220만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포트 마이어스는 엄청난 폭우로 거리에 물이 쏟아져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지역 주민인 돈 콜린스는 CNN에 "폭우로 천장이 무너져 집에 물이 찼다. 구조대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플로리다에서 23년 살았지만, 이렇게 강력한 허리케인은 처음"이라고 했다.
포트 샬럿에 있는 HCA 플로리다 포셋 종합병원은 강풍에 천장이 붕괴돼 병원 4층에 입원 중인 중환자들을 황급히 2층으로 대피시켰다. 탬파 지역은 강풍으로 나무·신호등이 뽑히고 전선이 끊어져 거리에 뒹굴었다. 인구 밀집 지역(320만 명 거주)인 탬파가 허리케인에 직접 타격을 받는 것은 1921년 이후 처음이다.
이언은 이날 자정 플로리다 중부를 관통했다. 이때는 바람이 시속 145㎞로 다소 잦아들면서 1등급으로 약해졌다. 다만 폭우는 29일까지 지속돼 광범위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경고했다.
플로리다의 대다수 공항에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학교도 문을 닫았다. 올랜도의 디즈니 월드도 29일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의료팀과 앰뷸런스 차량 등을 현지에 급파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 방위군 5000명을 동원하고, 연방정부에 플로리다 전역에 대해 주요 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다.
이언은 역대 미국 본토를 강타한 허리케인 가운데 강도가 역대 5번째로 세다. 지난해 루이지애나주를 초토화했던 아이다와 같은 수준이다. 케빈 앤더슨 포트 마이어스 시장은 "내가 본 최악의 폭풍"이라고 전했다. NHC에 따르면, 허리케인 이언은 현재 플로리다주 중부 지방을 지나 29일 오후 대서양 연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허리케인 상륙 전, 플로리다 당국이 주민 대피령을 발령했지만 일부 시민들이 바닷가를 찾아 높아진 파도에서 서핑을 즐기고 수영을 하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혀 논란이 됐다. 테레사 하이트만 네이플스 시장은 "패들보드를 타거나 수영을 하려는 시민들이 있는데 매우 위험하니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간제 교사가 여제자와 부적절 관계…충북 중학교 발칵
- 박민영 열애설 재력가에 거액 투자? 이정재·정우성 "우린 무관"
- 강화도 갯벌서 발견된 하반신 시신, 가양역 실종男 맞았다
- 경찰 7년 방치에…직접 연못 물 퍼낸 엄마 '아들 시신' 건졌다
- 강변 서성이던 맨발男…여행중이던 소방관이 극단선택 막았다
- "전쟁 반대 않더니 동원령엔 도망" 러 탈출행렬에 싸늘한 시선도 [이 시각]
- 90도 인사하며 "형님" 이 장면 입수…경기 조폭 무더기 검거 (영상)
- 국가가 미군 기지촌 운영하며 성매매 조장…대법, 6억 배상 확정
- 수면시간 이렇게 변하다니…'주 4일제' 연구 교수 깜짝 놀랐다
- "몸 안좋다" 파출소 찾아 팔 내밀었다…동공 풀린 그 남자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