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지성, 길 찾는 청년들에게 지혜를 전하다

유경진 2022. 9. 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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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꼽히는 고 이어령(1934~2022) 교수의 미공개 인터뷰가 세상에 공개됐다.

주최 측은 이날 이 교수의 미공개 인터뷰를 상영하고, 김학철(연세대 기독교교양학) 교수와 배지완(고려대 서어서문학) 교수의 대담을 진행했다.

김학철 교수는 "(교회가 세상과 공생하려면) 복음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우리가 예수의 복음을 삶속에서 살아내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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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포럼 고려대, 고 이어령 교수 미공개 인터뷰 영상 공개
고 이어령 교수의 미공개 인터뷰가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과학도서관에서 열린 ‘제5회 베리타스포럼’에서 공개됐다. 사진은 미공개 인터뷰 스틸컷. 베리타스포럼고려대 제공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꼽히는 고 이어령(1934~2022) 교수의 미공개 인터뷰가 세상에 공개됐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7개월 만이다. 인터뷰는 고인의 별세 8개월 전에 촬영됐다. 영상에는 죽음을 앞둔 그가 한국교회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남긴 ‘사랑의 본질’과 ‘지성과 영성의 관계’ 등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

‘베리타스포럼 고려대’는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과학도서관에서 ‘이어령, 청년에 답하다’를 주제로 ‘제5회 베리타스 포럼’을 개최했다. 베리타스포럼은 199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시작된 ‘기독 지성 운동’이다. 다양한 기독 지성들을 초청해 강연과 토론을 진행하는 행사로 한국에서는 2018년 고려대에서 처음 시작했다. 주최 측은 이날 이 교수의 미공개 인터뷰를 상영하고, 김학철(연세대 기독교교양학) 교수와 배지완(고려대 서어서문학) 교수의 대담을 진행했다.

영상 속에서 ‘인생 선배’로 나선 이 교수는 청년 7명이 던진 7개의 질문에 직접 답했다. 7개 질문 리스트 가운데 “평생에 걸쳐 깨달은 사랑의 본질이 무엇이냐”에 대한 답변이 눈길을 끌었다.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은 ‘아가페’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을 표현할 때 아가페적 사랑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새롭게 발견한 사랑의 본질로 ‘필리아’를 내세웠다. 필리아는 그리스어 ‘필로스(philos)’에서 유래된 단어로 ‘우정’을 뜻한다. 그는 넓은 관점에서 필리아를 ‘바이오필리아(Biophilia)’ ‘토포필리아(Topophilia)’ ‘네오필리아(Neophilia)’로 구분했다.

이 교수는 바이오필리아를 ‘생명간 공생하고자 하는 의지와 사랑’으로 해석했다. 코로나19를 예로 들며 인간의 바이오필리아 상실을 꼬집었다. 이는 환경 보호·동물 보호를 고려하지 않고 인간의 이익만을 추구한 결과라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은 인간들끼리만의 사랑이 아닌, 하나님이 인간에게 맡긴 자연과 동물도 보호해야 하는 청지기로서의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토포필리아는 장소를 뜻하는 그리스어 ‘토포’와 필리아의 합성어다. 특별한 장소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토포필리아에 빗대어 설명했다. 네오필리아는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는 인간이 아직까지 경험하지 못한 영역을 탐구하고자 하는 목표에 빗댔다. 이 영역에는 메타버스·인공지능(AI) 등이 포함된다.

이 교수는 미래에 인간이 탐구해야 할 영역으로 세 개의 필리아를 언급하면서 농업·의학·교육·인지 과학을 생명화 시대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필리아의 기본적 바탕은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조화를 이루고 수평적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데 있다.

김학철 교수는 “(교회가 세상과 공생하려면) 복음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우리가 예수의 복음을 삶속에서 살아내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는 420여명이 참석했다. 영상 속 이 교수의 답변을 받아 적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해민(25)씨는 “강의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가짜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교회가) 진짜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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