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니까 우산 챙겨!

2022. 9. 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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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감이 좋다는 비오가 흥행을 예고했다. 그의 경험과 사색으로 점철된첫 EP 는 오감을 자극한다.

Q : 팬덤명이 기발하더라고요. ‘비오’니까 ‘우산’.

A : 라이브 방송하다가 팬분들이 직접 지어주셨어요.

Q : 작년과는 사뭇 다른 시간들을 보냈을 것 같아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A : 맞아요. 대중 앞에서 공연도 하고 방송도 하고. 다 처음 겪는 일이라서 새로웠던 것 같아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처음 했던 공연이 영남대학교 축제였어요. 대학 축제는 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대중이잖아요. 떼창을 엄청 해주시는데 너무 신기하고 감동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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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더 황홀한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앨범 작업은 많이 했나요?

A : 요즘 행사나 페스티벌이 많아 앨범 작업이랑 공연 준비를 같이 하다 보니까 더 바쁜 것 같아요. 앨범 작업은 녹음까지 거의 다 된 상태예요. 90% 정도?

Q : 그래서인지 오늘 수척해 보이더라고요.

A :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모든 걸 쏟아부어 좀 지친 것 같아요.(웃음)

Q : 기대하고 있을게요. 이번 앨범명이 〈FIVE SENSES〉잖아요. 어쩌다 ‘오감’을 콘셉트로 곡 작업을 하게 됐나요?

A : 5개 신곡에 각각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담았어요. 각각의 감각이 두드러졌던 순간에 작업한 곡들이죠. 그중 ‘브런치’는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다가 나온, ‘행복’에 관해 얘기하는 곡이에요. 행복은 성공하고 유명해져야만 따라온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엄마가 차려준 소소한 밥상을 먹는데 너무 기분이 좋은 거예요. ‘이게 바로 행복인데 내가 그동안 어디서 행복을 찾고 있었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쓴 곡이에요. 미각과 관련 있죠.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자격지심’은 시각을 주제로 했고요.

Q : “경험이 중요한 창작의 영감”이라고 예전에 인터뷰했는데, ‘자격지심’도 경험으로부터 나온 곡인가요?

A : 경험에 기반한 곡은 맞아요. 다만 최근 경험은 아니고 22살, 작년의 저를 떠올리며 썼어요. 그때 저는 남들을 좀 많이 부러워했고, 짜증도 많고, 자책도 했어요. 그러다가 친한 지인이 성공하면 또 마냥 배 아파할 수는 없잖아요? 축하는 해줘야 하는데 성공에 대한 갈망은 더 커지고. 그런 복합적인 심경을 솔직하게 풀어낸 곡이에요.

Q : ‘자격지심’에서 어떤 가사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A : “내가 난데 왜 이래”라는 가사가 있어요.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시기하고 질투하는 거지?’ 그런 느낌이에요. 쿨하게 “나는 난데”라고 말하지만 사실 속은 너무 좁은 사람인 거죠.

Q : 속이 좁나요?

A : 엄청 그랬던 것 같아요.(웃음) 사실 속이 좁다기보다는 제목처럼 자격지심 때문에 열등감이나 자책이 심했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제가 더 열심히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기도 해요.

Q : 자격지심이 많았던 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낙방한 과거 때문이기도 하나요?

A : 그 이유가 완전 있죠.(웃음) 솔직히 〈고등래퍼〉 같은 경우는 다 제 또래잖아요. 그래서 더 남들과 비교하게 됐던 것 같아요. 이 친구들이 너무 뛰어나니까. ‘나는 왜 이 정도밖에 못 되지?’ 이렇게 자책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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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여전히 자격지심을 느낄 때가 있어요?

A : 저는 이제 극복이 많이 됐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이 곡을 들으면 공감이 많이 돼요. 제 경험에서 비롯됐지만 어떻게 하면 많은 분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지 굉장히 많이 고민한 곡이거든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자격지심을 느끼잖아요? 그래서 더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Q : 경험에 기반해 작업한 다른 곡도 있나요?

A : ‘삐용’이라는 곡은 엄청 생생한 꿈을 꾸고 나서 작업했어요. 당시 여자 친구가 없었는데 꿈에 나온 제 여친이 엄청 자유분방한 사람이었던 거예요. 클럽으로 막 놀러 다니고. 그래서 꿈속에서 여자 친구를 막 잡으러 다녔어요. 그러다 사이렌 소리에 잠이 깼는데, 눈뜨자마자 아찔했어요. ‘아… 이런 여자 친구가 있으면 정말 힘들겠다….’ 그리고 바로 곡으로 썼죠.

Q : 꿈 맞나요?(웃음) 실제로도 잡으러 다닌 경험이 있나요?

A : 실제로는 없는데, 외향적인 연인을 만나본 적은 있죠. 제가 집돌이라 그런 스타일은 별로 안 좋아해요.(웃음)

Q : 보너스 트랙인 ‘번아웃 신드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어떻게 작업했나요?

A : 이 곡은 제가 작년에 일부 써놨던 거예요. 그리고 이번에 앨범에 수록하며 작업을 마무리했죠. 그렇다 보니 벌스1은 이름을 알리기 전에, 벌스2는 인지도가 올라간 후에 가사를 썼어요. 각각 번아웃이 왔을 때 썼죠. 벌스1을 작업한 시기는 〈쇼미더머니 10〉 출연 직전이었는데 음악이 너무 힘들고, 잘되고 싶다는 열망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내가 프라다 신을 때까지”라는 가사가 있어요. 벌스2에서 “이제 신게 된 프라다”로 이어지죠.(웃음)

Q : 오늘 프라다를 입고 촬영했으니 옷 잘 골랐네요.

A : 네. (옷을 가리키며) 이거 프라다니까요.(웃음)

Q :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누구의 피드백을 가장 많이 들었나요?

A : 저는 일단 곡이 완성되면 엄마한테 제일 먼저 들려줘요. 최대한 비전문가, 음악 안 하는 사람들한테 먼저 들려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냥 딱 들었을 때 어떤지 궁금해서요. 그리고 디벨롭할 때는 음악하는 동료들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편이죠.

Q : 어머니가 피드백을 잘 주시나 봐요.

A : 저희 엄마가 진짜 거의 평론가예요.(웃음) 별로면 “별로다”라고 직언하시고.

Q : 어머니의 피드백은 잘 받아들이는 편인가요?

A : 솔직히 엄마가 하는 말에 일일이 반박만 하고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Q : ‘답정너’ 기질이 있네요.

A : (웃음) 그런 것 같네요. 좋다고 해주길 바라니까. 근데 엄마도 한마디도 안 지세요. 제가 반박하는 모든 것을 다 받아치거든요.

Q : 아직도 휴대폰 배경화면이 ‘나답게 살자’예요?

A : 네. (휴대폰 메인 화면을 보여주며) 3년째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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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번 앨범도 대중성에 현혹되지 않고 비오답게 준비하려고 애썼을 것 같아요.

A : 이전 작업 방식이나 환경을 최대한 고수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LOVE me〉 때보다는 부담감을 덜어내기도 했고, 잠도 잘 자서 곡 작업, 특히 스토리에 온 신경을 쏟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 비오답게 잘하고 싶은 일과 유찬욱답게 잘하고 싶은 일을 각각 말해준다면요?

A : 안 어울리는 옷을 입으려 애쓰는 것이 가장 멋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찌질하거나 약한 모습이더라도 그게 저라면 솔직하게 드러내려고 해요. 아들로서의 유찬욱은 든든한 가족이고 싶죠. 외동아들이라서 그런가?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를 호강시켜주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어요. 책임감도 강한 편이고요.

Q : 그래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자책도 하는 거겠죠?

A : 맞아요. 그랬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 그런 저의 감정을 모두 담아냈어요. 정말 저다운 앨범인 것 같아요.

Q : 동경하는 뮤지션이 있나요?

A : 늘 저스틴 비버라고 대답했는데 사실 지드래곤을 정말 좋아해요. 〈쇼미더머니 10〉이 끝난 직후에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 얘기하면 왠지 가벼운 느낌일 것 같았어요. 이제는 진지하게 얘기해도 되겠다 싶어요. 지드래곤은 진짜로… 너무 동경하는 롤모델이죠. 그분이 하는 모든 말이나 행동이 저에게는 늘 영감이 돼요. 물론 음악과 패션도 그렇고요. 팬 느낌을 넘어섰어요. 사실.(웃음)

Q : 확신의 YG상 같은데요.(웃음) 아이돌을 꿈꿔본 적은 없나요?

A : 고등학교 다닐 때 연습생을 했었어요. 직접 겪어보니 우리나라 아이돌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는 춤추고, 레슨받고, 연습하고… 그 똑같은 생활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못 버틴 거죠, 사실.(웃음)

Q : 음악 외에 관심 있는 활동은 없나요?

A : 음악이랑 패션 쪽 말고는 아직은 제가 너무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요. 근데 예능으로는 제가 조세호 님을 너무 좋아해 〈바퀴 달린 입〉에는 출연하고 싶어요. 평소에 재미있게 보기도 하고요.

Q : 〈쇼미더머니 10〉이 끝나면 여행 가고 싶다고 했어요. 목표 달성했나요?

A : 제주도 갔었어요. 친구들이랑 바다 가고, 맛있는 거 먹고. 얼마 전에는 스케줄차 이탈리아에 갔다 왔는데 모든 게 너무 좋았어요. 마스크 벗고 자유롭게 다니는 것도 좋았고,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것도 좋았고, 건물과 냄새 다 좋았어요. 음식이 좀 느끼하긴 했지만.(웃음)

Q : 앨범 생각 안 하고 푹 쉬다 왔나요?

A : 좀 많이 했어요.(웃음) 일종의 강박이긴 한데 새로운 곳에 가면 ‘여기서 뭔가 좀 나올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곡을 뽑아내고 싶죠. 이탈리아에서는 친한 형 생일 선물로 줄 곡을 만들었어요.

Q : 짧은 휴가 와중에 작업을 했네요.

A : 그렇죠. 워커홀릭인 것 같아요. 워라밸이 전혀 없어요.(웃음)

Q : 2022년도 얼마 안 남았어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A : 일단 앨범 내는 건 완수했고요, 연말에는 MAMA 무대에 참여하고 싶어요. 그리고 시상식에서 상 받는 거?(웃음) 해외 활동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해외 아티스트랑 작업도 하고 싶고요.

Q : 행복 회로 좀 돌려볼까요? 누구랑 가장 하고 싶어요?

A : 단 한 명만 뽑으면 당연히 저스틴 비버죠. 같이 작업하는 날이 오면 저는 그거 내고 죽지 않을까요? 은퇴해도 될 것 같은데.(웃음) 그럼 진짜 목표가 사라져서 오히려 그때 번아웃이 올지도 몰라요.

Q : 마지막으로 코스모 독자에게 출근길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한다면요?

A : 저는 요즘 루피의 〈The Django Tape〉에 수록된 곡을 모두 돌려 듣는 중이에요. 조용한 음악을 좋아해 카더가든, 검정치마 노래도 많이 들어요. 코스모 독자분들께는 ‘자격지심’을 추천하고 싶네요(웃음). ‘나만 이런 거 아니구나’라고 공감하면서 즐겁게 출근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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