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의 경고 "경기 침체에 대비하라"

임상균 2022. 9. 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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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균 칼럼]
3연속 자이언트스텝에도 버티던 뉴욕 3대 지수
'경기 침체 불사' 파월 발언에 급락하며 마감
세계 경제 무게중심 이동..'금리 상승→경기 침체'
9월 21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는 드라마틱했다. 기준금리 발표부터 기자회견까지 이어지는 약 3시간여 동안 미국 주식과 채권 시장은 요동을 쳤다.

오후 2시 정각에 0.75% 기준금리 인상과 점도표가 나오자 다우, 나스닥 등 3대 지수는 급락했다. 인상폭은 예상 수준이었지만 점도표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이 매물을 불렀다.

그러나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언젠가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지긋지긋한 금리 인상이 끝날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감에 지수는 곧바로 1% 이상 상승하며 환호했다.

아쉽게도 호재는 여기까지였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 내내 물가 제어 의지를 보였고, 경기 침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금리 인상 과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 만약 그렇다면 경기 침체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연착륙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경제 주체들의 고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증시는 발작적 반응을 보였다. 9월 FOMC 이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지만 이번 회의를 계기로 경기 침체가 공식화된 것이다. 미국 3대 지수 모두 곧바로 약세로 급반전했고, 1.7% 하락하며 이날 시장이 마감됐다.

이날 뉴욕 증시 급락 원인은 금리 인상이 아니었다.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의 인상을 단행했고,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4.5%, 내년에는 5%까지 올릴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시장은 잘 버텨냈다.

이보다는 올해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에 제시한 1.7%에서 0.2%로 크게 낮춘 데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 역시 1.7%에서 1.2%로 낮췄다. 이번 FOMC는 글로벌 경제의 무게중심이 금리에서 경기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회의였다.

시장은 이미 경기 침체를 강하게 예시해왔다. 단기 금리보다 장기 금리가 더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진작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이날도 2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4.1%를 찍은 뒤 3.993%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10년물 금리는 소폭 내려간 3.511%를 기록했다. 장기 금리가 약세라면 기업의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경기 침체를 강하게 시사한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2%로 내려갈 때까지 긴축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와중에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게 파월의 경고인 셈이다. 과거 미국 경제에서 1950년 이후 11번의 경기 침체가 왔고, 평균 지속 기간은 10개월이었다고 한다. 경기 침체가 오면 주식 시장은 당연히 약세장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경기보다 반년 정도 먼저 움직이는 주가의 선행성을 주목해야 한다. 주식 시장 4순환론으로 따지면 역금융 장세에서 역실적 장세로 진입하는 길목쯤에 와 있는 분위기다. 마지막 하락 파동이 될 수도 있다.

[주간국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7호 (2022.09.28~2022.10.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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