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 "타카치 콰르텟 멤버 된 것은 꿈의 실현"

장지영 2022. 9. 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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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사중주단 멤버로서 첫 내한 .. 10월 서울 등 6개 도시 투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지난 2020년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인 타카치 콰르텟의 멤버가 됐다. (c)Sangwook Lee

타카치 콰르텟은 현존하는 최고의 현악사중주단 가운데 하나다. 1975년 헝가리 리스트 음악원의 동기생들로 창단된 이후 다수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녹음은 명반으로 꼽힌다. 2012년 시작된 영국 그라모폰 명예의 전당 리스트에 번스타인, 하이페츠, 재닛 베이커와 나란히 현악사중주단으로는 유일하게 헌액됐으며, 지난 1월 영국 음악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 역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10대 현악사중주단에 타카치 콰르텟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타카치 콰르텟은 1983년 제1바이올린 주자 에드워드 듀진버리가 미국 콜로라도 음대 교수가 된 것을 계기로 근거지를 콜로라도주 볼더로 옮겼다. 이후 타카치 콰르텟은 콜로라도 음대 상주 현악사중주단으로 활동하는 한편 멤버들 역시 산타 바바라 뮤직 아카데미 오브 웨스트 등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거나 독주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창단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다 보니 첼리스트 안드라스 페예르만 오리지널 멤버이고 나머지는 교체가 이뤄졌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 은퇴한 비올리스트 제랄딘 월터의 후임으로 한국계 미국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영입됐다.

용재 오닐은 2007~2019년 앙상블 디토와 디토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으로 활동까지 등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미국에서도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 에미 상에 이어 지난해 그래미상까지 받은 매우 용재 오닐은 비올라의 특성상 독주자로서 활동 범위가 제한되기 쉽지만 새로운 도전을 통해 벽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실내악 연주자로서도 부지런한 그는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와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상주 비올리스트로 활동해 왔다. 그리고 이제 타카치 콰르텟을 통해 실내악의 꽃인 현악사중주단의 정식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타카치 콰르텟이 10월 서울 등 6개 도시를 순회한다. 앞서 2006년과 2016년 두 차례 내한한 적 있지만 용재 오닐을 영입한 이후엔 처음이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용재 오닐과 제1바이올리니스트 에드워드 듀진버리를 서면으로 만났다.

용재 오닐은 “위대한 작곡가들이 현악사중주를 위한 위대한 작품들을 남겼다. 물론 비올라를 독주 악기로 선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위대한 작곡가들의 현악사중주에 담긴 깊이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이런 현악사중주를 매일 공부하고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며 타카치 콰르텟 입단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 타카치 콰르텟은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를 근거지로 삼고 있다. 제1바이올린 에드워드 듀진버리, 제2바이올린 하루미 로즈, 첼리스트 안드라스 페예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로 구성돼 있다. (c)amandatiptonphotography

사실 용재 오닐이 타카치 콰르텟의 문을 두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비올리스트 로저 태핑이 떠나면서 새로운 멤버를 찾는 타카치 콰르텟의 오디션을 치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용재 오닐은 “2005년 오디션에선 최종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그 후 산타 바바라 뮤직 아카데미 오브 웨스트에서 타카치 콰르텟과 활동이 겹치며 다시 만나게 됐는데, 2018년 타카치 콰르텟으로부터 다시 오디션을 보겠느냐고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두 번째 오디션 이후엔 콰르텟과 함께 아주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용재 오닐의 영입에 대해 듀진버리는 “현악사중주단의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는 것은 정말로 만만찮은 프로젝트다. 뛰어난 기량을 가진 연주자인 동시에 우리 팀과 어우러지고 화합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리처드(용재 오닐)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예전에 리처드를 볼더로 초대해 함께 연주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었는데, 그가 이후 우리 팀에 합류하게 돼 정말 기뻤다”고 밝혔다.

타카치 콰르텟의 멤버가 되면 콜로라도주 볼더로 이주해야 한다. 타카치 콰르텟이 콜로라도대 음대 상주 악단이기도 하지만 콰르텟의 특성상 자주 모여서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용재 오닐 역시 지난 2020년 볼더로 이주했다. 듀진버리는 “콜로라도대 음대 안에 매우 좋은 리허설 스튜디오가 있다. 연주 여행을 다니지 않을 때는 보통 하루에 3~4시간 정도 연습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이곳에서 다양한 연주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타카치 콰르텟은 팀 활동 이외의 시간에 멤버들의 독주 활동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용재 오닐 역시 앞으로도 독주자로서 꾸준히 활동할 예정이다. 용재 오닐의 경우 지난 5월에는 서울시향과 협연하기도 했다. 용재 오닐은 “지난해 그래미상 솔로 악기 부문 상을 받은 것은 뛰어난 비올리스트 킴 카시카쉬안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면서 “저를 비롯해 많은 비올리스트가 지금까지 독주 악기로서 비올라의 가치를 알리고 클래식계의 (비올라는 독주 악기가 아니다)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번 시즌에도 미국 워싱턴DC 의회 도서관 등 독주회가 여럿 있다. 자주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제레미 덴크가 이번 시즌도 함께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타카치 와르텟은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하이든 현악사중주 Op.77, No.2, 바르톡 현악사중주 6번 그리고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D.810 ‘죽음과 소녀’를 연주할 예정이다. 듀진버리는 “이들 세 곡은 현악사중주를 위해 작곡된 위대한 작품들 가운데 하나다.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Op.77, No.2는 유머와 생동감으로 가득찼고, 바르톡의 현악사중주 6번은 다양한 감정을 아우르는 전위라고 할 수 있다. 또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는 우리가 지금껏 연주한 작품 중 가장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라고 자신했다.

10월 4일 성남(성남아트리움)에서 시작되는 공연은 6일 서울(예술의 전당), 7일 울산(현대예술회관), 8일 인천(서구문화회관), 9일 대구(서구 비원뮤직홀), 10일 대전(대전 예술의 전당)으로 이어진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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