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무너진 박영현에게 1이닝 맡긴 이강철 감독, PS를 바라보다

안희수 2022. 9. 2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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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신인 투수 박영현. 사진=KT 위즈 제공

투수는 흔들리고 무너지면서 성장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신인' 박영현(19)을 강하게 키우고 있다.

KT는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5-4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0-1로 지고 있던 7회 말 김준태가 동점 솔로 홈런을 쳤고, 8회 초 3점을 내주며 재역전을 허용했지만, 이어진 공격에서 간판타자 강백호가 좌중간 스리런 홈런을 치며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9회 말 선두 타자 오윤석이 볼넷, 심우준이 번트 안타, 조용호가 희생번트를 해내며 만든 기회에서 배정대가 끝내기 중전 안타를 치며 승리했다.

KT는 시즌 75승 2무 59패를 기록했다. 두산전 8연승 포함 11승 4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날(26일)까지 2경기 차 밀려 있던 키움 히어로즈와의 3위 경쟁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날 두 번째 승부처는 8회 초 KT의 수비였다. 이강철 감독은 1-1 동점에서 신인 박영현을 선발 웨스벤자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내세웠다.

박영현은 1사 뒤 장승현과 정수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3루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두산 벤치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대타로 투입했다.

김태완 메인 투수 코치가 이 승부를 앞두고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 교체가 예상됐지만, 박영현은 그대로 마운드를 지켰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박영현은 페르난데스를 우익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발이 빠른 대주자(3루 주자) 조수행의 태그업 득점까진 막지 못했지만, 일단 고비를 넘겼다.

박영현은 이어진 상황에서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베테랑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KT 좌익수 앤서니 알포드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은 글러브를 맞고 파울 지역으로 흘렀다.

알포드가 주력을 갖춘 1루 주자 정수빈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고 3루 진루를 막는 수비를 했어야 정석이다. 야수 수비도 아쉬움은 있었다.

물론 박영현의 위기관리 능력도 빈틈이 컸다. 이어진 김재환과의 승부에서 폭투를 범했고,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가운데로 몰리며 이닝 두 번째 적시타까지 맞았다. 스코어는 1-4로 벌어졌다.

이강철 감독의 마운드 운영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KT는 3위 경쟁 중이다. 키움에 2경기 차 뒤진 4위이기 때문에 자력 탈환은 현재 시점에서 불가능하지만, 일단 많이 이기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박영현이 흔들릴 때 교체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이 8회를 마무리하도록 교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닝 세 번째 실점하고 양석환을 상대하기 전, 포수 김준태를 조대현으로 교체했다.

박영현은 1라운더 유망주다. KT는 전반기 불펜 투수가 부족해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차례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은 그는 후반기엔 적은 점수 차에서 등판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성장세를 증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 한 경기를 내주더라도, 박영현이 성장하는 게 다가올 포스트시즌에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이날 두산전도 중요한 경기였지만, 박영현에게 경험을 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패전 위기에 몰렸던 박영현은 교훈을 얻었고, KT는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했다. 이강철 감독의 한 수도 빛났다.

수원=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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