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역사 투어서 일본 순사 옷 대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62% "반대" [민심 레이더]

반진욱 2022. 9. 2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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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94% "프랑스에서 나치 옷 입는 격"
보수 54% "치욕스럽지만, 엄연한 역사"
2022 정동야행 행사에서, 일본 순사옷을 대여해 논란이 일고있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주말 덕수궁 돌담길 인근에서 열린 ‘2022 정동야행’ 행사가 논란입니다. 해당 행사에서 의상 대여소가 일본 순사와 헌병대 그리고 일왕의 옷을 대여했기 때문이죠. 대한제국의 역사와 문화 체험이 목적인 행사에서 일제강점기 의상 대여와 전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행사가 열린 장소가 덕수궁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 커졌습니다. 덕수궁은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압해 ‘을사늑약’을 체결한 곳입니다. 일본은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고 내정을 장악했죠. 이후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좀 더 사태를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일본의 대한제국 침략과 일제강점기도 과거의 역사인데, 매번 외면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시각입니다. 역사의 일부로서, 치욕스러운 과거도 인정하고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죠.

여론은 어떨까요. 20만 회원을 보유한 정치 데이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가 ‘대한제국 역사 투어에 일본 순사 옷 대여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응답자 472명) 62%의 국민이 ‘대여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대여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강했죠.

정치 성향별로는 의견이 갈렸습니다. 진보성향 응답자는 94%가 일본 순사 의상 대여를 ‘극구 반대’했습니다. 30대 진보 성향 응답자는 “피지배 민족이 지배 민족의 폭력적 의상을 일상에서 입는다는 건 가벼운 놀이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도층에서도 반대 목소리(48%)가 찬성하는 측(25.9%)보다 높았습니다. 중도 성향 40대 응답자는 “유럽에서 히틀러 나치 옷 입고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봐라”라며 일갈했습니다.

반면 보수 진영 응답자들은 ‘치욕스러운 역사’를 외면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보수 성향 응답자의 54%가 대여해도 괜찮다는 의견을 표출했습니다. 40대 보수 성향 응답자는 “역사왜곡이 다른 게 역사왜곡이 아니다. 좋은 것만 말하고 나쁜 건 감추는 것도 역사왜곡이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왜 친일 논란인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20대 보수 응답자 역시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사를 감정적으로 배우고, 정작 진실을 물어보면 맥락부터 제대로 말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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