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비싼 정책"..美 학자금대출 탕감, 570조 뿌린다

박형수 2022. 9. 27. 15: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초당파적 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을 실행하는데 10년간 4000억 달러(약 570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추산치를 내놨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과도한 예산을 투입한 선심성 복지 포퓰리즘으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전미 교육협회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CBO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소속인 리처드 버(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등의 의뢰에 따라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CBO의 분석에 따르면, 연방정부로부터 직접 학자금 대출을 받은 3700만 명 중 90%는 정부가 제시한 수혜 기준을 충족한다. 또 학자금 대출 탕감 요건을 충족하는 이들 가운데 65%가 최소 1건 이상의 펠그랜트(Pell Grant, 연방정부 장학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 연설을 통해 소득액 12만5000달러(1억7800만원, 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인 경우 학자금 대출금 중 1만 달러(약 1400만원)를, 펠그랜트를 받은 이들이 융자받은 대출금에 대해서는 2만 달러(약 2800만원)까지 탕감해준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조치는 의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시행될 예정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이던 대출금 상환 유예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CBO는 이 조치로 200억 달러(약 28조원)의 예산이 별도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당초 백악관은 정책 발표 당시 연간 240억 달러(약 34조원) 정도 추가 부담이 생길 것으로 봤는데, 이는 CBO 추산치의 60%에 불과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CBO의 추산에 백악관의 조치가 일부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학부 등록금 대출의 경우 매달 상환액 상한선을 재량소득의 10%에서 5%로 낮췄는데, CBO의 계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공공정책 기관인 ‘책임있는 연방 예산위원회(CRFB)’가 상환액 상한선 변경까지 반영한 결과, CBO의 추산보다 1200억 달러(170조원)가 더 추가됐다. 마크 골드웨인 CRFB 수석 부사장 겸 선임 정책이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이제 우리는 그 비용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버 공화당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공화당은 바이든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대해 “대학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납세자들이 늘어난 세수를 메꿔야 하는 불공정한 정책”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리처드 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 조치는 미국에서 가장 적은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감당해야할 사회적 비용을 높인 정책이라는 점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반면 해당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은 CBO의 추산보다 실제 투입되는 예산이 훨씬 적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압둘라 하산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부채 탕감 계획은 수천만 가계의 숨통을 터줄 것”이라며 “학자금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창업을 하거나 첫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은 성명을 내고 “학자금 대출 탕감 조치는 억만장자 혹은 대기업이 아니라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 중산층에 투자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은 수주 내로 별도의 자체적인 예산 추정치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교육부는 다음달 학자금 대출 탕감을 위한 신청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