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공공택지 '벌떼 입찰' 못한다..'1사 1필지' 도입
통상 수퍼 로또로 통하는 공공택지 입찰에서 페이퍼컴퍼니 등 수십 개의 카드를 동원해 ‘로또 당첨확률’을 높였던 이른바 ‘벌떼 입찰’이 내달부터 원천 금지된다. 건설사가 공공택지 입찰에 낙찰돼 한 필지당 수백억 원대의 ‘떼돈’을 버는 경우가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호반·대방·중흥·우미·제일건설 등 5개 건설사가 LH가 분양한 공공택지 물량 178필지 가운데 67필지(37%)를 낙찰받았다.
26일 국토교통부와 LH가 발표한 ‘공공택지 벌떼 입찰 근절방안’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과밀억제권역 등 규제지역에서 실시하는 300가구 이상의 공공택지 입찰에는 ‘1사 1필지’ 제도가 내달 도입돼 3년간 시행한다. 관계사나 페이퍼컴퍼니가 많이 있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건설사 한 곳당 1개의 회사로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2025년까지 시행한 뒤 성과를 점검해 제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벌떼 입찰은 한 개 건설사가 관계사나 페이퍼컴퍼니 등을 동원, 여러 회사 이름으로 택지 입찰에 참여해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현장을 방문한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만 해도 총 19개 공공택지 중 벌떼 입찰 횟수가 많은 5개의 회사가 5개 필지(26%)를 공급받았다. 19개 필지를 공급받기 위해 총 1040개사가 청약에 참여했는데 이 중 101개사가 상위 5개사의 계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도 강화된다. LH 등 공공택지 공급자가 당첨 선정 즉시 지방자치단체에 해당 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점검 요청하고, 지자체는 30일 이내에 점검 결과를 택지 공급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택지를 낙찰받은 업체가 주택 건설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을 경우 택지 공급 계약을 해제하고 향후 3년간 택지 공급이 제한된다.
국토부가 최근 3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공택지를 공급받은 101개사 133필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점검한 결과, 총 81개사 111개 필지에서 페이퍼 컴퍼니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필지로 따지면 83%에 달한다.
국토부는 적발된 81개 사 중 현장점검을 통해 혐의가 확인된 10개 업체는 지자체에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경찰수사를 의뢰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해당 업체는 계약해제, 택지환수, 환수 불가 시 부당이득환수 및 손해배상 청구 등의 추가 조치를 하기로 했다. 71개 업체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현장점검 등을 거쳐 조치할 방침이다.
원 장관은 “앞으로는 일부 특정 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대거 동원해 편법으로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공택지에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 있는 업체들이 참여해 다양한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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