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남지현-박지후의 '작은 아씨들', 동명 소설과 닮은 점이 있다고? #요즘드라마
가난한 신세를 한탄하던 미국의 네 자매가 오늘날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이런 모습일까요? 19세기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쓴 동명의 소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tvN 〈작은 아씨들〉이 최근 시청률 8.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돌파에 이어, 케이블과 종편 포함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등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소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포인트를 강조하면서 극의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배우 김고은이 열연 중인 오인주는 소설 속 메그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입니다. 둘 다 가난한 집안의 첫째이자, 가난을 부끄러워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죠. 인주가 “가난은 겨울옷으로 티가 나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소설 속 메그가 자신의 한 벌뿐인 낡은 드레스를 부끄러워하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특유의 허영기와 함께 부자의 삶을 동경하는 모습도 닮았어요. 친구의 드레스를 빌려 파티에 참석한 메그처럼 인주 역시 절친 진화영(추자현)과 호화로운 저녁 식사를 즐기면서 부유한 삶을 꿈꾸죠.
다만 인주의 경우 맏이로서 동생들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더 강하게 가지는 동시에 돈에 대해 좀 더 처절한 욕망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메그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인주의 이러한 면모는 아픈 동생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10대 맞으면 1억 빌려주겠다’는 식의 굴욕스러운 제안에 응하는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죠. 또한, 극이 진행될수록 친구 진화영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랍니다.
둘째 오인경(남지현)은 언니 오인주와 비교해서 좀 더 이상적인 인물이에요. “가난해서 도둑이 되는 건 싫어”라고 말하며 정의감에 불타는 그의 모습에선 자존심 강하고 꼿꼿한 소설 속 조를 떠올리게 하죠. 또한 오인경과 조가 각각 기자와 소설가로 일하는 등 글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오인경이 고모할머니 오혜석(김미숙)에게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 등의 모습에선 소설 속 조가 대고모의 집에서 일하며 돈을 버는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오혜석의 옆집에 사는 하종호(강훈)는 소설 속 로리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에요. 로리가 조를 짝사랑했던 것처럼 종호 역시 인경을 좋아하거든요. 다만, 소설에서 두 사람이 맺어지지 못한 것과 달리 드라마 속 인경과 종호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지 앞으로의 전개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막내 오인혜(박지후)는 소설 속 에이미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입니다. 오인혜와 에이미 모두 뛰어난 예술적 재능의 소유자로서, 상류 사회에 진입하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하거든요. 다만 인혜의 경우 친구 효린(전채은)의 그림을 대신 그려주고 돈을 받는가 하면, 이를 언니들에게 들키자, “나한테 영혼이란 게 있어서 효린 엄마가 비싼 값에 사준 거면 난 너무 고마운데?”라고 받아치는 등 가난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자신의 야심을 더욱더 숨기지 않고 드러내죠.
그는 또, “언니들처럼 사는 것보다 효린이네 하녀로 살고 싶어”라면서 언니들이 경계하는 박재상의 가족과 가까이 지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와 함께, 자신을 위해 무조건 희생하는 언니들에게 미안하면서도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극이 진행될수록 인주, 인경, 인혜 세 자매는 제각각 자신들의 욕망에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서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이들 자매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소설 속 네 자매와 마찬가지로 결국엔 우애 가득한 모습을 보여줄까요? 드라마를 집필한 정서경 작가는 이에 대해 “‘뿔뿔이 흩어진 자매들이 어떻게 서로를 다시 발견하고 관계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가 후반부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고 말해 관심을 끌기도 했어요. 작가의 말처럼 이들 자매가 어떻게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다음 방송이 벌써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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