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고소한 스낵 히트하자..신공장, 증원, 수출까지"

유지연 2022. 9. 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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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마트 PL 인기에 제조사 웃는다

전국 270여 개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에서 ‘노브랜드 고르곤졸라 치즈 소프트콘’은 일명 ‘필수 구매템’으로 꼽힌다. 구매템은 어느 매장에 가면 반드시 사야 하는 상품을 가리킨다.

이 제품은 노브랜드가 중소 식품 제조업체인 에스디씨를 통해 2016년 처음 선보였다. 녹는 듯한 식감과 달콤하고 고소한 맛으로 인기를 끌면서 입점 첫해 82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7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대형 마트 자체 제작(PL) 상품들. 사진 이마트

노브랜드 중소기업 PL 320개…7년 만에 2.7배


26일 노브랜드에 따르면 에스디씨 소프트콘처럼 노브랜드에 자체 제작 상품(PL) 상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은 300개를 돌파했다. 지난달 기준 320개로 2015년 노브랜드 출범 때 120여 개에서 7년 만에 2.7배가 됐다. 상품으로는 1300개가 넘는다.

PL(Private Label Product)은 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협력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해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상품이다. 유명 브랜드나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만든 제품이 대부분이다.

고르곤졸라 치즈 소프트콘은 에스디씨가 보유 중이던 부드러운 식감의 과자를 생산할 수 있는 기계를 통해 노브랜드에 상품 개발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최신 트렌드인 짭짤하면서 달콤한 양념을 더하자는 노브랜드 기획자의 의견이 반영돼 출시됐다.

이마트 성수점 노브랜드 매장. 사진 이마트


이처럼 고물가 기조가 지속하면서 PL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이나 품질 등에 입소문이 나면서 일명 ‘○○마트 구매템’ 리스트로 회자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노브랜드 협력 중소기업들은 에스디씨처럼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노브랜드와 같은 PL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안정적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또 이마트 등 유통 대기업의 PL 상품 제조사라는 ‘경력’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과 거래 확대도 가능하다. 실제로 에스디씨는 2019년부터는 수출을 시작해 지난해 19억원어치를 해외에 내다 팔았다. 이 회사 차민석 대표는 “덕분에 35명이던 직원은 현재 90여 명으로 늘어났다”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D) 제조사에서 수출 기업으로 발돋움할 때까지 노브랜드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PL 상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중소 제조 업체들도 조용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진 이마트

새우칩 누적 256만 개 판매…스낵 빅3


PL은 트렌드 이해도가 높은 유통업계 기획력과 제조업체의 기술 노하우가 만난다는 데 특히 의미가 있다. ‘크리스피롤 21곡’ ‘바삭한 갈릭 새우칩’ ‘고소한 맛짱’ 등 노브랜드의 또 다른 구매템으로 꼽히는 이 제품은 모두 ‘미찌푸드’라는 중소기업에서 공급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노브랜드로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바삭한 갈릭 새우칩의 경우 2017년 출시한 이래로 5년 연속 스낵 카테고리에서 국내 생산 제품 중 매출 상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누적 판매 수량이 256만 개에 이른다. 장진규 미찌푸드 이사는 “노브랜드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해 원부자재 수급을 계획적으로 진행하고, 생산시설 활용을 극대화해 개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병간 노브랜드 상품담당은 “노브랜드가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가운데, 그 혜택이 협력 업체에도 전달돼 윈윈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능력 있는 중소기업과 협업을 통해 고객 만족도가 높은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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