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카' 김건우 "롤드컵 자신 있다.. LCK-LPL 팀 아니면 안 져" [쿠키인터뷰]

문대찬 입력 2022. 9. 26. 18:06 수정 2022. 9. 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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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카’ 김건우(현 DRX)는 2019년 KT 롤스터 소속 당시 ‘카리스’ 김홍조(현 한화생명e스포츠), ‘솔카’ 송수형(은퇴), ‘클로저’ 이주현(현 리브 샌드박스)과 함께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를 이끌 차세대 미드라이너로 꼽혔다.

그러다 그는 2020년 김정균 감독(현 담원 기아 총감독)의 손을 잡고 중국의 비시 게이밍으로 이적, 중국 프로리그(LPL) 도전을 시작했다. 이듬해엔 김정수 감독의 부름을 받아 BLG로 둥지를 옮겨 자신의 경쟁력을 뽐냈다. 

DRX 유니폼을 입고 LCK로 돌아온 올해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스프링 시즌, 리그 내 걸출한 미드라이너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적응을 끝마친 서머 시즌엔 팀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든든히 중심을 잡으며 이름값을 해냈다. 특히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이 걸린 선발전에서 이주현과 ‘빅라’ 이대광(KT)을 상대로 우세를 보이며 DRX를 롤드컵으로 견인했다. 

지난 21일 마포구에 위치한 DRX 사옥에서 김건우를 만났다. 당시 그는 짤막한 휴가를 즐긴 뒤 밀린 일정을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자신의 첫 롤드컵 무대에 기대감을 드러낸 김건우는 “최대한 늦게 귀국하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아래는 김건우와의 일문일답이다.

Q. 휴가는 잘 보냈나?

휴가가 그렇게 길지 않고 한 일주일 정도이고 명절이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왔다.

Q. DRX에게 쉽지만은 않은 시즌이었다. 경기력에 기복이 심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올 시즌 DRX는 자신감이 경기에 지장을 만드는 편이었다. 서머 초반에는 자신감을 많이 얻어 4연승을 하면서 기세를 탔는데, 한두 판 지다 보니까 기세도 자신감도 잃었다. 그러다 보니 시즌 중반-후반부에 성적이 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Q. DRX로선 최종전이었던 한화생명전에서 패한 게 특히 치명적이었을 것 같다.

한화생명을 이기든 지든 6위가 확정된 상태에서 경기를 했다. 플레이오프 바로 직전 경기라 승리해서 기세를 타고 자신감도 찾아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지고 나서 (분위기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곧 플레이오프니까 준비 열심히 해서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Q. 팀 성적이 좋지 않을수록 분위기 메이커가 중요한데, DRX에선 누가 그런 역할을 맡았나.

이번 시즌에는 특정 선수가 했다기보다는 감독님이 그런 역할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

일단 대회를 지거나 했을 때 감독님이 ‘본인이 실수를 했다. 너네는 잘했으니까 약간 밴픽 쪽으로 실수했으니까 이런 부분 다시 잘 고치면 다시 잘 할 수 있다’라고 말해줬다. 스크림(연습 경기) 때도 재밌는 말들을 많이 해주셔서 분위기가 좋았다. 

Q. 개인적으로는 LSB와의 플레이오프 때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느꼈다. 당시 내부 평가는 어땠나. 

아무래도 프로니까 준비를 잘해서 대회에 임했는데, 막상 아쉽게 지고 나니까 선발전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경기력에 대한 평가는) 그저 그랬다. 여전히 좋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Q. 선발전에서 연달아 두 팀을 꺾어야 되는 상황이 부담됐을 것 같다. 

일단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선발전까지 2주 정도가 남아 있었다. 준비 기간이 상당히 길어서 선수들 각자 본인이 잘하는 것, 팀적으로 잘할 수 있는 부분에서 많이 준비를 했다. KT나 리브 샌박한테 시즌 동안 많이 패했지만 상대가 잘했다기 보다 우리가 못해서 진 거라 생각했다. 준비하는 동안에 그런 부분들에서 실수를 고치면서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 

Q. KT, 리브 샌박과의 경기가 모두 5세트 접전이었는데 어느 경기가 더 힘들었나?

우리는 KT가 리브 샌박보다 잘한다고 생각하고 첫 경기를 했다. 확실히 KT가 조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일단 선발전 첫 경기이기도 했고 아무래도 KT가 탑-정글이 잘하다 보니까 밴픽적인 부분에서 탑-정글에 힘을 주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다.

Q. 롤드컵 선발전 LSB와 경기 5세트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 같다

5세트 같은 경우는 솔직히 별 감정이 없었다. 오히려 3세트 끝나고 나서 힘들었다. 1대 2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다음 경기를 못 하면 그대로 지는 거라 많이 긴장하고 걱정했다. 막상 4세트를  이기고 보니까 한 세트 남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선발전에선 정규리그와 달리 어떤 부분이 보완됐다고 생각하나

일단 정규 시즌에서는 우리가 메타 같은 것도 잘 못 따라가기도 했지만, 잘하는 팀 상대로 졌던 경기들을 보면 거의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큰 실수를 해서 진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부분들을 고치면서 잘 준비했기 때문에 경기력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Q. LCK에서 풀타임을 치렀다. LPL과 어떤 점이 달랐고, 적응에 어려웠던 점은 있었나 

일단 LPL 같은 경우는 라인전을 그렇게 세게 하는 편은 아니다. 라인전을 대충 하고 라인 푸쉬를 빠르게 한 뒤 사이드 라인 다이브를 한다던지, 정글 위주로 교전을 했다. LCK는 초반을 빠르게 굴리는 것보다는 천천히 라인전을 하면서 운영 쪽으로 풀어나갔던 것 같다. 오히려 나는 LCK 스타일이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빨리 적응을 할 수 있었다.

Q. 그간 LCK 미드가 LPL 미드보다 높은 평가를 받아왔는데, 실제로도 그런 것 같나? 유독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미드라이너가 있다면 말해달라.

LCK 미드가 확실히 조금 더 잘난 것 같다. 솔직히 올 시즌엔 LCK 미드라이너들 중에 못하는 선수들은 잘 없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다 잘한다고 생각해서 상대하는 미드라이너마다 각자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이 유난히 다 잘하는 것 같다.

Q. 페이커 선수가 롤모델이라는 얘기를 했던데, 여전히 그런가.

여전히 롤모델이고 페이커 선수랑 경기를 하면 라인전을 하면서도 노련함 등의 부분에서 존경하는 마음이 아직도 큰 것 같다. 
'제카' 김건우와 지난 21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문대찬 기자

Q. 빅라, 카리스, 클로저와 함께 LCK의 미래로 불린다. 이 가운데 눈여겨 본 선수는?

다 잘하지만 올해는 빅라 선수가 더 나았던 것 같다. 서머 시즌 초반, 경기에 잘 안 나오다가 중간부터 갑자기 들어왔는데 그런 걸 감안해도 엄청 잘했던 것 같다. 

Q. 정말 힘든 시즌을 DRX와 치렀는데, 배운 점이 있다면.

일단 게임 쪽으로 배운 게 많다. 또 경험 같은 부분에서도 느낀 게 많다. 앞으로 이어질 롤드컵에서도 느낄 게 엄청 많다고 생각해서 좋은 시즌이었던 것 같다. 특히 전체적으로 미드라이너들이 잘하니까, 라인전을 하다 보면 내가 모르는 부분들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Q. 잠깐 다른 얘길 해보겠다. 최근에 운동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계기가 있나.

처음에는 좀 살이 많아서 살 빼는 느낌으로 유산소를 했다. 그런데 무산소가 더 잘 빠진다고 해서 최근에는 무산소로 운동을 하고 있다. 꾸준하게는 하고 있는데 최근엔 손목이 아파서 잠시 쉬고 있다. 롤드컵도 남아 있어서 게임을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웃음). 

Q.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됐지만, 즐겨하는 운동 루틴도 있는지?

‘사레레(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랑 ‘행잉 레그레이즈’, ‘풀업’ 위주로 좋아하고 있다.

Q. 주량이 무지막지하다는 소문이 있더라. 정확한 주량은 어느 정도인가?

이제 날마다 다른데 한 병 먹으면 취할 때도 있고 두 병 먹으면 취할 때도 있어서 딱히 정확한 주량은 아직 체크를 못 해 봤다(웃음).

Q. 처음으로 롤드컵 무대를 밟는데, 외부에서 바라본 롤드컵 무대는 어떤 곳이었나.

아무래도 타 리그에서 하다 보니까 적응을 잘해야 된다. 가서도 많이 힘들텐데,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고 재미 있을 거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Q. DRX의 최근 스크림 분위기는 어떤지?

스크림은 솔직히 많이 못 해봤지만 그래도 여전히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Q. 롤드컵을 확정지으면서 기내식 얘기도 하던데, 경기 외적으로 기대되는 점은?

일단 멕시코를 가는데 비행시간이 길다 보니까 ‘제발 비즈니스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저희 팀답게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해주셔서 많이 좋아하고 있다.

Q. 장거리 비행을 해본 경험은 있나?

없다. 중국만 다녀왔다. 비행시간이 최소 2시간이었는데 당시 이코노미를 탔다. 그때도 많이 힘들었었는데 비즈니스라서 다행인 것 같다. 대형 스폰서인 신한은행이 너무 잘해주셔서 그런 마음 덕분에라도 더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Q. DRX의 롤드컵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지? 팀적으로 보완해야 될 점이 있다면?

일단은 경쟁력으로 봤을 때 우리가 만약 진다면 LCK나 LPL 팀 둘한테 질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한테는 안 질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고, 웬만하면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선 떨어지지 않고 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긴장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자기 할 것만 열심히 준비 잘하면 대회에서도 문제없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Q. 플레이-인에서 가장 경계되는 팀이 있다면?

말했다시피 LPL이랑 LCK 두 팀이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서 RNG가 견제될 것 같다. 대회를 보면 항상 잘 해왔던 팀이기 때문에 견제가 되는 것 같다. 특히 정글러 ‘웨이’ 선수가 엄청 잘한다고 생각해서 경계가 많이 된다. 

Q. LPL에서 경험해 본 선수들을 롤드컵에서 만나게 된다. 맞붙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

‘야가오(징동 게이밍)’ 선수와 한번 붙어보고 싶다. 육각형 미드라이너이기 때문에 한번 붙어보고 싶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카나비’ 선수와의 호흡 같은 부분에서도 엄청 좋다고 생각하고, 라인전 기량도 더욱 올라와서 기량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이번 롤드컵 패치에서 주목할 점은?

미드 패치는 그렇게 많이 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헤카림’이나 ‘킨드레드’, ‘그레이브즈’ 같은 성장형 정글에 변경점이 있어서 아마 정글 쪽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Q. DRX는 ‘주한’과 ‘표식’을 번갈아 정글러로 기용하고 있다. 두 선수가 이번 메타에서 어떤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은지

각자만의 장점이 있다. 일단 (홍)창현(표식)이 형은 성장형 정글 챔피언을 통해 초반에 성장하면서 후반엔 좋은 피지컬로 활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주한이 형 같은 경우는 초반에 게임을 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하기 나름인 것 같다. 

Q. 롤드컵 각오 말해달라.

일단 기대하신 것보다 무조건 더 잘할 생각이다. 가서 최대한 아쉽지 않은 모습 보여드리고 오겠다. 팀을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랑 지원해 주시는 신한은행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꼭 늦게 귀국하도록 하겠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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