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강석훈 산은 회장 "대우조선, 민간 주인 찾는 게 국민 손실 최소화" 헐값 논란 반박

부애리 2022. 9.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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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 현안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의 일환으로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이 2조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한화그룹이 최종인수자로 선정된다면 한화그룹은 앞으로 2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민간 대주주의 등장으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국내 조선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고, 대한민국의 조선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헐값 매각 논란과 관련해서는 "21년간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로 있었지만 2015년 부실화 이후에 기업가치는 끝없이 하락했다"며 "민간 주인을 찾아 정상화하는 것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회장의 일문일답

▲매각 방식을 보면 빅3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조선 사업은 과다한 경쟁으로 인한 수주 단가 저하의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에 한화에 매각하면 수주단가 저하 문제가 해결되나

=지금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됨으로 인해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제3의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합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동안 저가 수주 논란이 없지 않았고, 일정 부분을 대우조선해양이 산은의 지원을 받는 그런 형태로 있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민간 대주주가 경영하게 되면, 그런 수주단가 저하 문제는 상대적으로 적어질 것이고 조선업의 더 높은 품질과 수익 개선을 위한 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산은이 투자 공급한 공적자금 회수 방안은

=공적자금이라고 하면 예금보험공사와 캠코가 발행한 채권을 기반으로 조성한 자금을 말한다. 산은이 지원하는 것은 법적 의미에서 공적자금 투입이 아니다. 지금 신규자금을 2조6000억원을 산은이 투자했고, 1차적으로 출자전환이 1조8000억원이 있었다. 2차는 2017년 3월에 한도대출 1조4500억원이 추가됐고, 출자전환이 3000억원이 있었다. 이걸 다 합치게 되면 신규자금 기준으로 한도 대출까지 합쳐서 4조1000억원이 된다. 현재 산은의 손실은 3조5000억원 손실이 추정되는데, 그중에 현재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게 1조6000억원이고 주식 손상이 1조8000억원이다. 향후 대우조선해양이 정상 여신으로 분류가 되면 1조6000억원이 이익으로 환원이 되고, 주식 가격이 올라가면 투입 금액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2조원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산출 기준이 무엇인가. 이행강제금이 있나.

=구체적 산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과거 1개월 가중평균 주가, 1주일 가중평균 주가, 최근 가중평균 주가 등 산식을 통해서 만들어냈고 최종적으로 1만9150원이 이번에 유상증자 가격으로 확정됐다. 한화그룹이 2조원을 투입하게 된다면 한화가 48.3% 지분 갖게 되고 산은은 28.2% 지분을 갖게 된다. 이행강제금에 대한 조항은 없지만,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무효로 할 수 있는 한 두 가지는 포함됐다.

▲헐값 매각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매각은 산은이 원하는 기조로 알고 있는데, 한화 측도 이거에 대해서 흔쾌하게 동의했나.

=발표한 것은 한화그룹을 스토킹호스(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 확정)로 선정한다는 발표다.한화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는 것이고, 일정 기간을 통해 한화를 뛰어넘는 더 좋은 오퍼(제안)를 할 기업을 기다릴 것이다. 한화 외에 더 좋은 조건 제시하는 회사가 있으면 그 회사와 계약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조건이 우선협상대상자라는 것이지 한화가 최종 인수대상자는 아니다. 헐값 매각의 경우에는 이 방안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1년간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로 있었지만 2015년 부실화 이후에 기업가치는 끝없이 하락했다. 지난해 1조7000억원, 올해 상반기 6000억원의 손실을 낼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 주인을 찾아 정상화하는 것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통매각을 한다고 한화가 얻는 그런 (반대급부)는 없다.

▲한화 그룹 이외 다른 민간 기업, 어디에 타진 했는지 궁금하다. 김승연 한화 회장과 별도로 어떤 의견 공유했는지.

=제조업을 경영하는 대부분의 대기업 그룹에 인수 의사 타진했다. 우리나라에 가능한 모든 그룹을 다 접촉했다. 김 회장과의 딜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부적절하다. 다만 다양한 방법으로 한화그룹이 인수 의사가 있고, 의지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화 그룹에 매각이 완료된다면 경영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노동조합 측에서는 반발할 텐데 이 부분 협의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한화 그룹이 인수가 확정이 되면 다양한 경영 효율화 조처를 할 것이고, 그동안 대우조선해양과 여러 가지 관련 경험이 많이 있기 때문에 경영 효율화 부분에 있어서 상호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경영권 매각 상태에서 경영 효율성의 강화 주체는 한화다.

▲해외 경쟁 당국 승인 문제는 없나. 투자우선권 부분이 있는데 향후 절차 구체적으로 궁금하다

=해외 경쟁 당국에서 일반적인 기업결합심사가 약 10여개국 정도에서 있을 걸로 예상한다. 한화가 조선 포트폴리오가 없어서 기업결합 이슈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내일부터 3주간 입찰의향서(LOI)를 접수한다. 인수 의사가 있는 회사가 있으면 실사를 하게 되고, 기간이 4주 정도 걸리고 필요하면 2주가 추가될 수 있다.

▲거래가 종결됐음에도 5년간 금융지원을 유지하기로 한 이유가 있는지

=정상화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속될 걸로 예상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이런 지원이 산은의 채권 회수 가능성, 주식가격 회수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해서 5년간 더 하기로 했다.

▲해외기업도 참여 가능한가

=기본적으로 해외기업이 단독으로 주체가 돼서 하는 것은 어렵다. 국가 핵심기술, 방산도 국가 기술이 많이 포함됐다. 해외가 주체가 된 인수자에게는 입찰 자격을 주지 않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거래 종결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그 2개 회사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한국기업이 주체가 되고 외국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허용할 예정이다.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 교체에도 관여하나

=한화가 책임 있게 경영할 수 있도록 한화 그룹의 의사를 존중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현재 이대로 진행되면 산은의 지분이 28.2%에 이르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외이사 파견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한화가 최종적으로 인수하고, 많은 노동자를 구조조정을 하는 선택을 하는 결정을 하게 될 때 그때도 의견을 존중할 계획인지

=어떤 상황을 가정해서 답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 한화그룹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하청업체 등 지역 산업과도 지속 협력관계 구축한다고 나타나 있다. 그 부분은 이런 제반 여건 고려해서 잘 처리될 것으로 생각된다.

▲언제까지 (딜이) 완료 목표인지

=다른 입찰자가 오냐 안 오냐에 따라서 유동적이다. 올해 안에 본계약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씀드린다. 본계약 이후에도 법적조치가 필요하고 딜 클로징(거래 종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딜 클로징될 것으로 예상한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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