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손잡더니 주가 50% 급등..나스닥 상장 10개월 된 '이 기업'

김민상 2022. 9. 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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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빅터 도디그 CIBC 은행장(제일 왼쪽)와 킴벌리 라이보 캐나다천연자원부 국장, 필립 그로스 스노우래이크 CEO와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 헤더 스테판슨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렌드 멜 일렉트라 CEO와 도널드 부버 아발론 CEO,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 본부장과 나탈리 비샵 캐나다투자청 국장(제일 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미·중 패권 갈등에 따른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 조짐이 커지는 가운데 주목 받는 신생 기업이 출현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 법인을 세우는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뿐 아니라 원료를 제공하기로 한 현지 업체에 투자액이 몰리고 있다.

26일 해외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 등에 따르면 캐나다의 배터리 광물 생산 업체인 스노우레이크리튬 주가가 최근 50% 이상 급등했다. 이 업체는 지난 22일 LG에너지솔루션과 리튬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2018년 캐나다에 세워진 스노우레이크리튬은 지난해 11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공모가는 13달러로 시작해 최근 2달러대로 내려 앉았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주가가 2.3달러에서 3.5달러로 장중 51% 올랐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스노우레이크리튬은 향후 10년간 전기차(EV) 500만 대 분량의 리튬을 캐나다에서 생산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MOU 당시 스노우레이크리튬으로부터 2025~2034년에 수산화리튬 20만t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필립 그로스 스노우레이크리튬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매체를 통해 “연간 50만 대 전기차에 필요한 충분한 리튬이 있다”며 “중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면서 발생하는 물류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전했다. 스노우레이크리튬이 보유한 캐나다 광산은 미국 자동차 생산 중심지 디트로이트와 철도로 연결돼 있어 운송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LG엔솔과 MOU 맺은 다른 기업도 주가 상승


LG에너지솔루션과 이번 MOU를 체결한 다른 두 캐나다 업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일렉트라 배터리 매트리얼스와 아발론 어드밴스드 매트리얼스는 모두 캐나다 증시에 상장돼 있는 데 MOU 체결 뒤 10~20%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일렉트라는 2023~2025년에 배터리 핵심 광물인 코발트 7000t을, 아발론은 2025~2030년에 수산화리튬 5만5000t을 각각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규정하고 있는 핵심 광물은 흑연과 리튬, 니켈과 망간 등으로 북미산 비중 기준이 2023년 40%에서 시작해 2027년에는 80%로 올라간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핵심 광물뿐 아니라 구리와 알루미늄과 같이 IRA 핵심 광물에 들어가지 않는 배터리 재료도 발 벗고 확보해야 한다”며 “민간 기업들이 한국과 미국 정부 간 협의만 지켜보지 않고 직접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완성차 관련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초청해 신사업 전략을 직접 소개하는 행사도 열렸다. 현대모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현지 관계자 80여 명을 초청해 ‘제1회 모비스 모밀리티데이’를 열었다. 현대모비스의 미래 기술 방향을 소개하고, 현지 스타트업과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활동이었다.

빨라진 디커플링이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인 갈등에서 시작된 만큼 균형감 있는 기업들의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명섭 성균관대 무역학과 명예교수는 “배터리와 전기차뿐 아니라 반도체·바이오까지 미국발 디커플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말로 한국 기업을 배제하려는 게 아니라 두 국가 간 세력 다툼이 핵심이라 과잉 반응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역시 미국과 함께 디커플링에 동참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을 벌 필요는 있다”며 “북미 외 지역에서도 공급망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2일 캐나다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과 스노우레이크의 자원 협약식. 사진 스노우레이크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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