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00원어치 주세요"..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가능

손희정 2022. 9. 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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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제공
커피 한 잔 값으로 원하는 주식을 살 수 있는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개시됐다. 적은 돈으로도 주식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사회 초년생 등 초보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의 저변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NH투자증권·KB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한화투자증권 등 5개 사에서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개시됐다. 이 서비스는 국내 우량 주식을 1주 미만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컨대 7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소수점 거래를 이용해 7만6000원에 0.1주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는 투자자의 소수 단위 매매주문을 취합한 뒤 부족분을 자기 재산으로 채워 온주(1주)를 만든 뒤 해당 주식을 예탁원에 신탁한다. 이후 예탁원은 신탁받은 주식에 기초해 다수의 수익증권을 분할 발행한다.

예탁원은 이번 서비스 개시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스템 분석과 설계 작업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2월부터 시스템 구현에 나서며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이명근 한국예탁결제원 전자등록본부장은 “서비스가 개인투자자의 시장 접근성 확대는 물론 향후 더 많은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수치를 대폭 증가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조각 투자 등 방식이 향후 일반화된 투자 형태가 되기까지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는 이날 개시한 5개사를 시작으로 10월 4일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 등 2개 사, 연말까지 다올투자증권·대신증권·상상인증권·유안타증권·IBK투자증권 등 5개 사가 개시한다. 이외 12개 증권사가 2023년 이후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배당은 가능, 의결권은 제한…유의점은

소수점 주식은 배당받을 수는 있으나 의결권이 없다. 의결권은 1주당으로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예탁원은 소수점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시스템도 구축했다. 개별 증권사와 고객 간 약관에 따라 소수 단위의 의결권을 취합해서 행사할 수 있다. 증권사는 의결권 행사, 미행사, 중립투표 중 하나를 선택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증권사에서는 투자자가 A주를 0.2주 가지고 있다면 주총 안건별로 0.2만큼의 찬반 의사를 낼 수 있다. 증권사는 이를 취합해 온주 단위로 예탁원에 의결권 행사를 통보하고, 예탁원은 발행회사에 신탁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서비스를 시작하는 5개 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사별로 소수 거래가 불가능한 주식도 있다. 공정거래법상 출자 제한(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규정 때문에 일부 증권사는 해당 회사의 계열사 종목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없다. 삼성증권에서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을 쪼개 살 수 없고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카카오 등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없다.

소수점 주식을 일반 주식처럼 보고 증권거래세를 매기지만, 배당소득세나 양도세는 물리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소수 단위 주식 거래 구조상 배당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 해당 수익증권이 주식이 아니고 ‘자본시장법’ 제110조에 따른 수익증권에 해당해 신탁수익증권 양도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고 판단했다.

소수점 주식을 일반 주식처럼 보고 증권거래세를 매기지만, 배당소득세나 양도세는 물리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소수 단위 주식 거래 구조상 배당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 해당 수익증권이 주식이 아니고 ‘자본시장법’ 제110조에 따른 수익증권에 해당해 신탁수익증권 양도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고 판단했다.

100원 단위로 24시간 주문…쿠폰 이벤트도

투자자는 증권사마다 주문 금액 단위, 주문 취합 주기, 주문 가능 종목 등 세부 내용이 달라 확인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760개, 한화투자증권은 720개의 종목을 지원한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은 각각 350개 종목을 지원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주문 금액 단위를 100원으로 설정했지만, 키움증권·KB증권 등은 1000원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100원부터 100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예약주문을 통해 24시간 주문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도 높였다. 장바구니 기능을 도입해 소수점 매매를 원하는 종목을 30개까지 담아둘 수 있으며 일괄 매수도 가능하다. ‘QV 및 나무 증권’ 고객들은 신규 계좌개설 없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KB증권에서는 약 350개 종목의 매매가 가능하다. 영업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총 5번 주문이 체결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문은 휴일에도 가능하고 주문 체결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또한 소수점 매매할 수 있는 종목을 구매 기간, 구매 주기, 금액을 고객이 정해 정기적으로 구매해주는 ‘국내 소수점 정기 구매’ 서비스를 시행한다. KB증권은 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 신청 시 선착순 5만 계좌에 국내 주식 쿠폰 20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고객이 종목을 선택해 1000원 단위로 금액과 기간을 설정하면 주기적으로 자동 구매(매수)해주는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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