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인수] '육해공' 방산 풀세트 장착하고 포스코 서열 넘본다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에너시 사업 시너지도 기대
자산규모 80조→92조..포스코(96조)와 어깨 나란히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유력해지면서 육해공을 망라하는 메이저 방산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양측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자산총액도 크게 늘어 재계 서열 6위인 포스코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26일 대우조선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를 개시했으며, 그 첫걸음으로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방식은 조건부 투자 계약 체결 후 경쟁입찰 절차를 진행해하되, 경쟁 입찰이 무산되면 인수예정자에 우선매수권을 주는 스토킹호스 방식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에 2조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해 49.3%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산은은 8.2%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그룹 내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많은 1조원을 투입하고, 한화시스템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3개 자회사가 1000억원씩을 내놓는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가 최종 확정될 경우 기존 항공우주 분야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자주포‧장갑차 등 지상무기를 생산하는 한화디펜스에 잠수함‧구축함‧호위함 등을 생산하는 대우조선의 특수선까지 더해져 ‘육해공’을 망라하는 방산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인수 타이밍 또한 최적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을 둘러싼 미국-중국 갈등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세계적으로 방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동유럽과 중동, 동남아를 중심으로 각국의 무기 발주가 줄을 잇는 가운데 K-방산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거에 메이저 방산업체로 도약하게 된 한화그룹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 달성 시기도 좀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하는 방산 부문 사업 재편을 실시하며 이같은 비전을 공개한 바 있다.
3개 회사에 분산돼 있던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모으는 한편, (주)한화에서 물적분할된 방산부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해 명실상부한 종합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력을 맡은 것도 방산 사업을 하나로 묶는 그림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상선‧해양 부문 역시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한편, 두 회사의 친환경에너지 사업간 시너지를 내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상선 분야에서 LNG 운반선에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수요 확대에 발맞춰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풍력발전 사업이 상호 보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방위산업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시너지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면서 “그룹의 핵심역량을 글로벌 톱-티어인 대우조선의 설계‧생산 능력과 결합해 회사의 조기 흑자전환은 물론, 방산 및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의 신성장동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인수 이후 한화그룹이 재계에서 갖는 위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 한화그룹의 자산총액은 80조4000억원으로, 재계 서열 7위였다. 여기에 자산총액 11조4000억원인 대우조선해양을 단순 결합하면 자산총액은 92조원 수준까지 치솟는다.
이는 재계 서열 6위인 포스코그룹(96조3000억원)을 바짝 추격하는 수준으로, 향후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서열이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시황을 크게 타는 조선업종에 속해 있어 인수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일단 한 번 호황을 타면 한화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룹의 볼륨을 키우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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