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4곳 합병 투표율 77%" 진짜?..투명 투표함·러군 방문까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 4곳의 러시아 합병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높은 투표율이 집계되며 러시아에 강제 편입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은 지난 23일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주의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들에 의해 실시된 합병 주민투표율이 최대 77%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 합병승인 발표 가능할 수도
투명 투표함에 투표 내용 훤히 드러나
서방 "사기투표 정당성 인정할 수 없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 4곳의 러시아 합병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높은 투표율이 집계되며 러시아에 강제 편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투표 진행 중 무장군인들이 투명 투표함을 사용하며 투표를 강요하고 있어 국제사회에서는 비밀투표의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은 지난 23일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주의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들에 의해 실시된 합병 주민투표율이 최대 77%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공화국(DPR)은 사흘 간 77.12%가 러시아 본토와 우크라이나 현지 영토에서 투표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자칭 루한스크공화국(LPR)도 투표율이 76.0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남부 자포리자주는 3일 동안 투표율이 51.55%를 기록했다. 헤르손주의 현재 투표율은 48.91%로 집계됐다.
러시아 측은 투표율이 50%를 넘길 시 투표가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50%가 넘으면 투표 결과는 유효하다"며 "참관인들도 현재까지 부정 행위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주민투표는 오는 30일께 발표가 날 예정이다. 아울러 28일 관련 법안이 러시아 두마(하원)에 제출될 예정이며, 29일 하원에서 법안이 채택되면 30일에 합병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모든 투표 집계들은 러시아 측의 주장으로,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또 AP통신과 BBC 등은 주민투표가 내부가 보이는 투명 투표함 안에 투표용지를 접지 않고 넣는 등 사실상 공개 투표로 진행되며 민주주의 투표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채로 실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현지 주민들이 개방된 장소에 모여 투표한 뒤 투명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이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기표용지는 합병 찬성에 대해 '예'와 '아니오'만 표시할 수 있도록 두 칸으로 크게 나뉘어 있었으며 접히지 않은 채 투명 투표함을 통해 투표 내용이 훤히 드러나 있다.
BBC는 무장한 러시아 병사가 집집마다 방문해 합병 찬반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남부 헤르손에서는 러시아 군인들이 시민들의 표를 모으기 위해 도시 한복판에 투표함과 함께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타스 통신 등 러시아 국영매체는 이를 두고 "보안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과 우크라이나는 이번 투표를 가짜 투표라고 비판하며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7국(G7) 정상들도 앞서 지난 23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권 영토의 지위를 바꾸기 위해 허위 명분을 만들고자 하는 가짜 주민투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투표는 주민을 노골적으로 협박해 이뤄지는 '사기 투표'로 법적 효력이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병합을 인정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주민투표에 응하지 않은 거주민들에게 전기를 끊을 수 있고 정상적인 인간의 삶을 살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군이 (지역 주민들에게) 가짜 국민투표를 강요하고 있고, (반대할 경우) 감옥에 보낸다"면서 "또 그들은 동원령을 발표했고, 점령지 영토 주민들에게 싸울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