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조경태 "100번 들었는데..'바이든' '날리면' 둘 다 아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김성룡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발생한 ‘비속어 논란’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언급 사실여부 관련, 여야가 며칠째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하지도, ‘날리면’이라고 발음하지도 않았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의 조경태 의원은 26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언급한 건 ‘바이든’도 ‘날리면’도 아닌 ‘발리면’이라는 비속어라고 주장했다. ‘발리다’는 온라인상에서 주로 쓰이는 말로, ‘일방적으로 패배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조 의원 주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승인 안 해주면 발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한 것이 된다.

조 의원은 먼저 “이게 누군가가 딱 단정해서 이야기해 버리면 또 그것처럼 들린다”라면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라고 언급했다는 주장은 최초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제가 학교 다닐 때 청음은 좀 잘했어서 (이번 음성을) 100번 가까이 들었다”며 “들어보니까 ‘ㅂ’과 ‘ㄹ’이 같이 들어간 것 같다. 지금 야당에서 주장하는 ‘바이든’에 'ㅂ'이 들어가고, 또 대통령실에서 주장하는 ‘날리면’에 'ㄹ'이 들어가지 않나. 그래서 이게 합성을 해 보면 ‘발’로 들리더라. 그래서 ‘발리면’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발리다’는 뜻 혹시 아시지 않나. 이 표현도 약간 비속어”라며 “한 방송사 앵커도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진행자 김어준 씨가 음성을 한 번 더 들려준 뒤 “여기 어디서 ‘발리면’이 나오나. 문맥도 안 맞다”라고 반박하자 조 의원은 “아니다, 문맥이 맞다. ‘발리다’ 뜻 아시지 않나”라고 재반박하며 거듭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발리면’이라고 주장했다.

김어준 씨와 조 의원 모두 윤 대통령이 언급한 단어에 ‘ㅂ’이 들어간다는 사실에는 의견 일치를 보였다. 다만 조 의원은 “‘ㄹ’이 붙느냐 안 붙느냐의 차이인데, 그 부분은 제가 'ㄹ'로 들린 것 한번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한번 계속 한번 들어 보시면 좋겠다”며 해당 발언이 ‘발리면’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조 의원은 다만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썼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비속어라든지 욕설 같은 것 해서 구설에 오른 적이 여러 번 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공식적인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개XX’라며 심하게 욕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 김어준 씨가 “그건 외교적 문제가 아니지 않나”라고 반박하자 조 의원은 “미국에서조차도 이 부분은 ‘I don’t care’라는 표현, 그러니까 어찌 보면 노코멘트하고 또 약간 문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재반박했다.

아울러 “일부 의원이 코멘트했지만, 어쨌든 외교적으로 비화하지 않게 우리가 노력하면 좋겠다”며 “일부 언론이 지나치게 이걸 (확대)하는데 이게 우리나라 국익에 과연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그런 부분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