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다른 보도, 진상 밝히겠다"..尹대통령, '발언 논란' 정면돌파 선택했다
일각 주장 '사실무근' 일축 후 진상규명 의지 밝혀
불분명 근거로 야권 과도한 공세..순방 성과 묻혀
일각서 "비속어 '유감 표명' 필요" 목소리도 제기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 방문 기간 불거졌던 '발언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이와 관련된 나머지 얘기들은 먼저 진상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뉴욕 순방 과정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의회를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사실무근'이라 일축한 것이다.
아울러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당시 야권이 언론의 공식 보도가 나오기도 전 관련 발언이 담긴 영상을 입수해 비난의 근거로 사용했다는 주장으로부터 불거진 '정언유착' 의혹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살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해당 논란은 윤 대통령이 지난 23일(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 회의'에서 주최자였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스탠딩 환담 후 이석하는 도중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영상에 포착되며 시작됐다.
이후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불분명하게 들리는 'OOO' 부분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진실공방과 함께 논란이 확대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세계 초강대국을 제외하고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자국의 능력만으로 온전하게 지킬 수 있는 국가는 없다"며 "자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동맹이 필수적"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정면돌파를 선택한 배경에는 야권의 과도한 공세로 인해 취임 후 두 번째 순방이자 첫 방미에서의 성과가 퇴색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깔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약식회견 모두발언에서 이례적으로 5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 지난 순방에서의 성과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런던과 뉴욕, 토론토와 오타와 등 4개 도시를 다니면서 많은 일정을 소화했는데, 제일 중요했던 것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이라며 "대한민국이 자유와 인권, 평화와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국격에 맞는 책임을 이행하고 국제적 연대를 강력히 지향한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렸다"고 자평했다.
또 "우리나라에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과 국제사회에서 활동하는 대한민국 국민과 기업이 합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밝혔다는 점도 의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정면돌파에 발맞춰 집권여당 국민의힘 또한 관련 발언이 담긴 영상에 대한 가처분 신청까지 고려하며 강력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최초 보도를 냈던 MBC를 겨냥해 "이번 순방 보도에서 최초로 대통령의 비속어 프레임을 씌우며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서 이같은 방식의 '정면돌파' 대신 비속어 사용 등에 대해 유감 표명으로 빠르게 매듭을 짓는 또다른 방식의 '정면돌파'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병국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어떤 잘못이 있거나 실수가 있을 때 솔직하게 인정하고 바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잘못 전달된 부분들이 있으면 이것을 바로잡아야 빨리 해결이 된다"며 "정면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편법으로 사건을 접근하게 되면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냈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또한 "윤 대통령도 '바이든'이든 '날리든'이든 상관없이 비속어 발언에 대해 쿨하게 사과하고 '대통령의 발언의 엄중함을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고 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MBC와 야당의 부적절한 행동을 비판하는 것과 별개로, 일단 'XX 발언'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며 "발언의 당사자가 대통령 본인인 만큼 대통령께서 진실을 제일 정확히 아실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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