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언유착 MBC와 전면전"..'가처분' 등 법적 대응도 검토

김민석 2022. 9. 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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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MBC행태 더 두고 보기 어려워"
김행 "지도부 항의방문 및 가처분 필요"
당내선 '제2광우병' 확장 가능성도 제기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 다 취할 것"
(왼쪽부터)국민의힘 정점식 비대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전주혜 비대위원, 김상훈 비대위원 등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발언 논란을 최초 보도한 MBC와 더불어민주당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한 시점에 대한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만큼 이를 확실하게 파헤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의 MBC 항의방문 예고는 물론 해당 영상에 대한 가처분 신청까지 고려하면서 이번 사태를 간과하지 않겠단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제2의 광우병 사태'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작과 선동으로 인한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진실 규명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순방 보도에서 최초로 대통령의 비속어 프레임을 씌운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MBC 최초 보도처럼 미국을 지칭하는 단어였다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더 철저한 확인이 필요한데 MBC는 이런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자의적이고 매우 자극적인 자막을 입혀서 보도했다. MBC의 행태는 이대로 도저히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MBC가 서울시장 선거 과정 당시 생태탕 의혹을 보도한 점이나, 경찰 사칭, 야당 대선 후보 부인 녹취록 방송 등 사례를 소개한 주 원내대표는 "사실 왜곡, 흠집내기식 보도 행태는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따름"이라며 "MBC에 대해서는 항의 방문과 경위 해명 요구 등 우리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MBC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 의회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MBC 제3노조에 따르면, 해당 영상을 촬영한 기자가 이를 MBC본사에 송출영상을 보낸 시점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22일 새벽 6시28분이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발언의 정확성을 파악해야 할 이유가 있다며 한국시간 22일 9시39분까지 각 언론사에 '보도유예(엠바고)'를 요청했다.


문제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엠바고 해제 전인 22일 오전 9시33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막말'이라고 비난했단 점이다. 현근택 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엠바고 해제 직전인 오전 9시37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럼 퇴장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대통령 발언이 촬영됐다'는 글을 게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MBC 디지털뉴스가 '오늘 이 뉴스'에 해당 영상을 1분 12초 분량으로 편집해 올린 건 그 이후인 오전 10시7분이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어떻게 보도되기 전 일을 민주당이 알고 비판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당시 회의 발언은 MBC보도가 아니라 SNS 동영상을 보고 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영상을 MBC와의 유착을 통해 먼저 입수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의 대화가 보도되기 전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먼저 관련 내용을 지적했는데 이 경위가 매우 의심스럽다"며 "이번 처사는 공영방송임을 포기한 처사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성일종 정책위의장, 오른쪽은 김상훈 비상대책위원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히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일어난 광우병 사태에 비유하면서 '조작과 선동'에 결코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MBC가 정확하게 반(反)정부적인 발음으로 창조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쯤 되면 신(神)내림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MBC가 조작된 제2의 광우병 사태를 만들어 민주당 정권을 다시 세우려 기도하는 것이라면 엄청난 파국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행 비대위원도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밀정 의혹이나 '광우병식 선동', 악마적 편집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 상태다. 이는 반드시 MBC 국정감사에서 따져봐야 할 상황이고,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며 "해당 영상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당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종혁 비대위원도 "민주당은 언론과 특별한 커넥션이라도 있는 것인가. 박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9시33분 당시 국내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은 윤 대통령 발언을 언급했다"며 "그로부터 34분 뒤 MBC는 뉴욕 행사장에서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야당이 먼저 공격하고 언론이 그걸 확인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만일 특정 정당과 언론사가 보도 정보를 사전 교환하며 여론몰이를 했다면 정언유착뿐만 아니라 윤리적 비판과 법적 제재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에 윤 대통령 발언을 처음 보도한 MBC 대표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공모공동정범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어 이 시의원은 언론의 엠바고 해제 시점 이전 해당 논란을 언급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조만간 고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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